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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머피의 법칙 마침표를 찍은 카센터의 감동서비스

Life/일상다반사

by 하얀잉크 2012. 6.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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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하던 지난 주말의 일입니다.

이렇게도 운이 안따르던 날이 있을까요? 머피의 법칙이라 하죠. 최악의 상황이었던 그 날로 거슬로 올라갑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짐 찾고 나오니 오전 9시가 넘었습니다. 3박5일 일정이라 1박을 비행기에서 한 셈이죠. 피곤했지만 부리나케 집으로 향했습니다. 오후 1시에 조카 백일잔치가 있었거든요. 백일잔치라고 해봐야 가족들끼리 모여 식사 한 끼 하는 것인데 토요일로 예정되어 있던 것이 갑가지 옮겨졌습니다.

 

집에 도착해 샤워만 간단히 한 후 쉴새도 없이 나왔습니다. 구리까지 가야했거든요. 아무튼 그렇게 부모님을 비롯해 가족들과 오랜만에 해후하고 다시 집으로 향했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몸이 좀 피곤했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제 집에 가서 쉬면 되겠다 생각했죠.

 

 

 

내게 닥친 최악의 머피의 법칙

 

하지만 불행은 불시에 찾아오죠. 종로를 지나던 길이었는데 갑자기 오른쪽 바퀴쪽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일시에 차가 서버렸습니다. 으잉? 뭐지? 시동도 안걸립니다. 그렇게 차가 복잡한 종로 길 한가운데 떡하니 서버렸습니다.

 

 

일단 비상깜빡이를 켜고 트렁크를 열어 차에 문제가 있음을 알렸습니다. 물이 샌 것으로 보아 라디에이터가 터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차가 도로에 서버려서 마음이 급한데 놀랐는지 둘째가 울어댑니다. 분주하게 아빠가 오가는 모습에 불안감을 느낀 모양입니다. 물론 옆에 돌봐 줄 엄마는 없습니다. 있으면 머피의 법칙이 아니죠. ㅋ 다른 일이 있어 먼저 내려서 두 아이를 데리고 귀가하던 중이었습니다.

 

우는 아이를 안고 아직 사태를 몰라 빵빵거리는 차들에게 수신호를 보냅니다. 불행 중 다행인지 아가를 안고 선 모습이 측은해 보이는지 큰소리 내지 않고 이해들 해주시네요. ㅜㅜ 핸드폰 밧데리는 5%밖에 남지않았는데 진작 부른 긴급출동은 소식이 없습니다. Oh my GOD~

 

 

 

머피의 법칙도 돌려세우는 감동서비스

 

결국 견인되어 근처 정비소로 갔습니다. 일요일이라 고칠 수 있을까 걱정이 됐는데 다행히 사직동에 있다고 하더군요. 아이 둘을 데리고 도착하니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부부가 운영하시는 카센터 정비소 같습니다.

 

 

정비사 님이 차의 상태를 살피는 동안 아주머니가 아빠 품에 잠이 든 아가가 깨지 않도록 간이 침대를 만들어주시고 첫째아이에게는 지루하지 않도록 사탕이며 아이스크림까지 챙겨주십니다.

 

역시 아이들의 마음은 엄마가 잘 압니다. 아이들 볼 만한 책들을 가져다 줄까요 묻기도 하시고 애기들이 있으니 최대한 부품을 빨리 보내달라고 재촉도 하십니다. 앞서 최악의 상황에 기가막혀 긴급출동이 늦는다고 온갖 짜증을 애꿎은 긴급출동에 돌렸던 것이 괜시리 미안해집니다.

 

 

차는 역시 라디에이터가 터졌습니다. 연쇄적인 고장으로 이어지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 했습니다. 교체비용이 부동액까지 17만원 들었지만 재촉해주신 덕분에 부품이 일찍 도착해 1시간도 걸리지 않아 수리가 완료됐습니다. 

 

 

라디에이터와 부동액을 갈고 다른 곳도 이상이 있는지 살펴봐 주셨습니다. 교체한지 한 달도 안된 발전기가 정상 전압이 들어오지 않는다며 AS 한번 받아보라고도 하시고 참 친절하셨습니다.

 

뒤이어 다른 차가 견인되어 오자 의자가 모자란다며 돋자리를 챙겨 나오시는 아주머니. 얼마 전 카센터에서 2시간 가까이 앉지도 못하고 서 있었는데 정말 친절하십니다.

 

 

 

차는 물론 기분을 고쳐주는 카센터

 

보통 견인되어 카센터를 찾는 차주들은 기분 좋을리 없습니다. 귀국 날 피곤함과 멘붕이 겹친 저 역시 그랬지요. 아마도 아주머니는 그런 사람들을 늘 만나실 겁니다. 불만 가득한 얼굴의 짜증섞인 말들을 들으시겠죠. 그럼에도 친절한 말과 행동이 그것을 치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주머니는 잘 알고 계셨습니다.

 

카센터에서 저의 머피의 법칙은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작은 감동서비스가 제 기분을 고쳐주었습니다.

카센터 사장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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