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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나무, 5분으로도 충분한 송중기의 미친존재감

문화 리뷰/TV 연예

by 하얀잉크 2011. 10. 2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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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나무 초반의 젊은 이도를 연기해 주목받았던 송중기가 8회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방송분량은 단 5분이었지만 여전히 미친존재감을 발휘하며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이미 세종(한석규)과 멱살시비를 하는 모습이 예고를 통해 나오며 등장에 대한 기대가 컸던 송중기는 드라마 8회 분이 끝나갈 시점에야 브라운관에 모습을 나타냈다. 고뇌하는 세종(한석규)이 아버지 태종과의 기억을 더듬으며 집현전을 찾았을 때이다. 어두웠던 주위가 밝아진 것에 놀란 세종이 뒤를 돌아보자 서책을 손에 든 젊은 세종(송중기)이 나타났다.




세종 자신이 불러낸 환각이었다. 세종은 젊은 자신을 향해 원망을 퍼부었다.

"오직 문(文)으로 치세하겠다고? 권력의 독을 감추겠다고? 오직 문으로! 네 놈의 한심하고 잘난 결심이 이렇게 만든 것이다. 네 놈이 아무 죄도 없는 내 사람들을 죽인 것이다. 내가 아니라 네가 죽인 것이다"

세종은 젊은 자신의 멱살을 잡으며 분노했지만 젊은 세종은 눈빛의 미동도 없이 냉담하게 응수했다.

"허면 아직 늦지 않았다. 이방원 무덤 앞에 가서 눈물을 흘리며 사죄하라.
이방원이 왜 이방원인가, 이도가 왜 이도인가? 그것밖에 되지 않으니 이도인게지"


예상보다 짧은 등장이었지만 송중기는 대선배 한석규를 맞아 전혀 밀리지 않는 명연기를 보여주었다. 과히 미친존재감의 폭발이었다. 더욱 송중기의 등장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그 5분의 대목이 드라마 전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분노에 찬 세종의 고뇌, 文이냐 武냐

이날 방송에서는 장성수의 시신이 배에 안치되어 경회루에 떠밀려와 충격을 주었다. 연쇄적으로 자신이 아끼는 집현전 학자들이 살해되는 세종으로서는 더욱 비통한 심정이었다. 더구나 장성수 시신 밑에는 의미심장한 문구가 함께 있었다.

"꽃은 꽃일 뿐 뿌리가 될 수없다"
즉, 왕은 왕일뿐 조선의 뿌리가 될 수 없다는 의미였다. 밀본 정기준의 글이었다. 비밀조직이었던 밀본의 실체와 함께 정기준의 등장이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사실 역사적으로 볼 때 조선 4대 왕이었지만 새로운 나라를 건국한 지 한세기도 지나지 않은터라 세종에게 성군정치는 모험이었다. 더구나 선대 왕인 태종(이방원)은 무(武)를 앞세워 왕위까지 오른 인물이었으니 그 정치기반 위에 세종의 고뇌는 깊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대체 뭘 그리 잘못했느냐. 나는 조선을 세우고 싶을 뿐이었다. 그런데 신하들은 지금도 모두 모여서 내 뜻을 거스를 모의를 한다. 결국에는 자기들 기득권을 지키려는 거면서 온갖 도리를 들이댄다"

이는 드라마에서 분노에 찬 세종의 말에도 잘 표현되어 있다.
우리는 뿌리깊은나무에서 뜻밖의 세종을 대면하게 된다. 때로는 엉뚱하지만 화가 나면 격분하는 파격적인 왕이다. 그저 한글을 창제하고 성군으로만 추앙했던 세종대왕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게 되는 여기에 뿌리깊은나무만의 보는 재미가 있다.

소설이기에 픽션이어서가 아니라당시 세종의 고뇌를 충분히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와는 달리 경청하고 토론하며 직급을 불문하고 인재를 등용하고자 했던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자신이 아끼던 학자들이 연쇄적으로 살해되고 중신들은 자기밥그릇 챙기기에 바쁘니 자신의 결심에 대해 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 모습을 그려내는데 송중기의 등장은 아주 적절했다. 그리고 그 대답은 분명했다.
성군정치를 결심했던 젊은 자신을 책망하자 그것밖에 되지 않냐고 다그친 것이다. 후회한다면 아버지 무덤에 가서 지금이라도 사죄하라고... 결국 자신의 결심이 굳건함을 앞으로도 그 결심을 굽히지 않을 것을 암시하는 말이었다.

그것은 드라마가 끝나며 세종(한석규)이 강채윤(장혁)에게 한 말에서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넌 계속 그 길을 가라, 난 내 길을 가겠다"


* [보너스 컷] 송중기의 마지막 촬영 인터뷰

송중기는 배우로서 각인시켜 준 뿌리깊은나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을까?
송중기가 말하는 사극의 매력, 재치있게 답한 원작과의 차이점 등 그의 인터뷰가 궁금하신 분들은 클릭~ (폐쇄적이었던 SBS가 Youtube 채널까지 개설하다니 놀랍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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