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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킥, 지훈의 쓰레기란 말이 아픈 현실

문화 리뷰/TV 연예

by 하얀잉크 2010. 1. 16.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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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회 지붕뚫고 하이킥의 에피소드는 정보석으로 인해 유쾌했지만 지정커플로 인해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불쾌하거나 불편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것이 현실이기에 아플 수밖에 없는 것이었습니다.

 드뎌 취업에 성공한 정음


서운대라는 지방대생에 학점도 겨우 이수한 정음이지만 드디어 취업에 성공합니다. 그동안 지훈에게 항상 얻어먹고 미안하기만 했던 정음은 뛸 듯이 기뻐합니다. 지난번 안그래도 100만원에 당첨되고도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허공에 100만원을 날렸던 정음이기에 기쁨은 두 배였습니다.

그런 정음에게 지훈은 진심으로 함께 기뻐하며 명함지갑을 선물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지훈자작의 명함... (주)황그룹 황정음 ㅋㅋ

 버럭지훈과 눈물정음의 교차


어엿한 직장인이 됐다는 기쁨으로 첫 출근이 들뜨고 친구들을 비롯한 주변인들도 격려해주는데 출근해 보니 영어교육 기획이 아닌 영어책 영업사원입니다. 게다가 막말하는 상사에 판매실적으로 얼차려까지 주는데...


이때  정음을 마중나온 지훈이 이 광경을 보게 됩니다. 순간 분노한 지훈은 문을 박차고 들어가 버럭지훈으로 변신합니다.

"가요"
"뭐하는거에요" 정음 깜짝 놀라지만
"가요 빨리" 지훈 정음 손을 잡고 막무가내로 데리고 나옵니다.

"지금 뭐하는거에요 여기 제 직장이에요. 지훈씨가 먼데 그래요?"
"몰라서 그래요? 자기 여자친구가 그 딴 꼴을 당하고 있는데 세상의 어떤 남자가 가만 보고 있어요!!!"

"그동안 이런 쓰레기 같은 회사다닌다고 그렇게 신나했던 거에요?"
"쓰레기? 그래요. 나 같은 애 받아주는 회사는 이 쓰레기 같은 회사밖에 없어요. 원서 100군데를 넣어도 나 뽑아주는 회사는 여기밖에 없었다고요"


결국, 정음의 눈에서 눈물이 나옵니다.
"나도 쪽팔리고 창피해서 죽을거 같아요. 지훈씨같이 잘난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모르겠지만 여기가 제 첫 직장이에요. 그나마 제 자리 하나 준 첫 직장이란 말이에요"

 정음에게 아픔을 준 지훈의 그 말. 쓰레기

이 날 에피보면서 참 아팠습니다. 이것이 내 이야기이고, 우리시대의 이야기이기에 아팠습니다. 한국이란 공간에서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는 2-30대라면 아마 충분히 공감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의사인 지훈에게는 쓰레기처럼 보였던 회사... 사실 시트콤이기에 과장되긴 했지만 그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어디에든 악덕상사가 있고 미운동료, 관료주의, 여성차별, 불합리한 구조를 받아들이고 일해야 합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지만 중이 원하는 절은 많지않습니다.

사랑하는 정음을 위해 처음으로 버럭 소리지르는 모습까지 보이며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지훈이 정음을 조금 더 배려했더라면 쓰레기라는 말은 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정음이 취업에 기뻐했던 것이 자신에게 조금은 더 떳떳한 여친이 될 수 있다는 기대로 인함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했다면 말이죠. 어쩜 여기서 쓰레기는 지훈과 같이 탄탄대로를 걷는 사람들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현실이라는 것을 부각시킨 것일지도 모릅니다.



알콩달콩한 연인이지만 방송에 나왔던 이 장면처럼 지훈과 정음 사이에는 현실의 격차가 있습니다. 유망한 의사와 100번 원서를 넣어도 바닥수준의 영업사원밖에 할 수 없는 취업준비생. 그것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 현실을 체험한 사람에게 정음의 눈물은 곱절로 만감이 교차했을 겁니다.

 정음에 100%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나의 이야기

사실 오늘은 실업급여를 받으러 고용지원센터에 간 날이었습니다. 지훈만큼은 아니지만 대학졸업 후 바로 취업에 성공해 한 차례 이직까지 하며 5년간 직장생활에 매달렸던 나에게 취업난은 남의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친한 친구, 후배의 이야기였지만 피부로 느껴지지 않았던 거지요.
 
그러던 나에게 권고사직으로 퇴사해 보낸 지난 몇개월은 요즘 겨울날씨만큼이나 차가운 취업시장의 현실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경력이 있기에 지원할 회사도 많지않은 탓도 있지만 정말이지 지원하고 싶은 회사찾은 일도 쉽지 않습니다. 그동안 10여개 회사에 노트를 두드려봤지만 묵묵부답입니다. 한 경제신문사에 기자로 채용되어 가보니 정음이처럼 인센티브로 월급받는 영업직입니다.

언제까지 이 상태가 지속될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정음이처럼 100군데나 써보지도 않았는데 벌써 진이 빠집니다. 하지만 마지막 정음이가 다시 영어책보고 힘을 내듯이 저도 힘을 내보렵니다. 전국에 있는 취업준비생들... 다시 힘 내자구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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