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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연을 날려 본 딸에게 아빠가 하고 싶은 말

Life/육아일기

by 하얀잉크 2011. 4. 29.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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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좋던 주말에 가족끼리 북서울 꿈의 숲을 찾았습니다. 집 근처에 위치해 있어 늘상 찾는 곳이지만 이 날은 아주 특별했습니다. 언젠가 하늘에 나는 연을 보고 나도 날려보고 싶다던 딸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엄마가 연을 사 온 것입니다. 그 연을 가지고 나가 아이는 생애 첫 연을 날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사실 아빠라곤 하지만 저 역시 연을 날려본 것이 언제인지 까마득 합니다. 먼저 제 손에 맡겨진 연을 보니 과연 이게 잘 날 수 있을까 걱정이더라구요. 다행히 바람이 잘 불어 연이 곧 바람을 타고 날아올랐습니다. 얼레를 건네 받은 아이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걸립니다.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연이 연신 신기한가 봅니다. 그 연의 움직임이 실을 타고 자신의 손에 전달되는 쾌감을 아이가 느끼고는 좋아라 합니다.


"아빠, 연이 도망가~"
점점 높아져 가는 연을 보며 아이가 말합니다.
"얼레를 계속 풀고 있으니 그렇지. 다시 감아야지"
신나하던 아이도 연 날리기가 쉬운 것만은 아님을 안 듯 합니다.


그러다 높이 날던 연이 점점 아래로 내려옵니다.
"아빠, 연이 자꾸만 내려와~ 다시 올려줘~"
얼레를 무조건 아빠에게 맡기며 울상이 됩니다.


결국 이리저리 휘청이던 연이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살펴보니 대나무살이 바람에 못이겨 부러졌네요. 아이와 연을 날리다 보니 연이 참 우리네 인생과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경험은 언제가 아이에게 꼭 이야기 해줄 날이 오겠지요.


진아
네 인생이 힘이들다 생각되면 아빠와 날렸던 연을 떠올려 보렴.
연날리는 것이 마치 인생과 같다. 연이 바람을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갈때도 있지만
반드시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올 때도 있는거란다. 거센 바람이 불면 잠시 내려올 줄도
알아야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버티다간 네 연의 대나무살처럼 부러져 버린다.
연이 높이 날 수록 연을 네 맘대로 움직이기 어려웠듯이 우리 인생살이도 네 맘대로
하기가 쉽지는 않을거다.
언젠가 네가 이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다면 다시 한번 연을 날려보렴.
그러면 분명 쉽지는 않아도 아빠에 의존하며 힘겨워했던 지금의 네 모습보다는
많이 성숙한 것을 발견할 수 있을거야. ^^
늘 곁에서 엄마 아빠가 지켜보고 도와주겠지만 스스로 네 인생을 멋지게 가꾸어가길 바란다. ^^ 

아이가 이 글을 읽어 볼 날이 올까요? 그때까지 이 블로그가 무사할지 걱정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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