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그리기
딸아이가 7살이 되면서 어린이집 과제 중 하나가 그림일기를 써가는 겁니다. 하루 중 일어났던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그림과 글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전 초등학생 시절 즐겨썼던 기억이 나네요. 아이가 요즘은 어린이집의 최고 형님이 되다보니 점점 의젓해 집니다.
미술은 재능이 부족하다고 포기했는데 그림실력도 부쩍 늘었습니다. 색칠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꼼꼼히도 칠합니다. 눈은 검정색이지만 입술은 반드시 분홍색으로 칠합니다. 옷도 형형색색으로 칠합니다.
요즘은 아이와 이야기 하는 일 외에도 그림일기 보는 재미가 더해졌습니다. ^^
7살 아이의 심오한 그림세계
그러던 며칠 전 아이의 그림일기를 보니 내 아이가 그린 것이 맞나 싶을만큼 온통 검정색으로 도배를 했습니다. 그림일기 시작한지 3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흥미를 잃은건지, 꾀가 난건지 속상하더군요.
아이를 불러서 훈육을 할까 생각하다 아이가 쓴 글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린이집가는대햇님이할머니하고나하고 그림자사진을 햇님이찍어주셌다
글씨가 삐뚤빼뚤하고 맞춤법도 몇군데 틀리고 아직 띄어쓰기도 잘 하지 못하지만 그 의미는 분명하게 전해졌습니다. 이 그림은 햇님이 그림자사진을 찍어주어서 할머니와 자신의 까만 그림자가 나온 것을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7살이면 보통 이 정도 사고는 하는건가요? 어느 부모든 내 자녀가 유독 똑똑해 보인다지만 참 기특하다 싶어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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