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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이야기 연재, 북촌골목여행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계동길

북촌LIFE

by 하얀잉크 2015. 1. 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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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북촌주민 하얀잉크의 북촌이야기4

시간이 멈춘 골목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계동길


북촌여행은 골목길 여행이다. 북촌에는 참 많은 골목길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골목길이 계동길이다. 북촌 한옥마을의 골목은 고즈넉한 고풍이 있어 좋고 삼청돌길은 예쁜 카페가 어우러져 좋지만 계동길이야말로 가장 북촌스러운 골목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계동길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색적인 골목이다. 본래는 창덕궁길(원서동)부터 삼청동길 순으로 북촌을 이야기할까 했지만 중앙탕 이야기를 꺼낸 김에 중앙탕이 위치했던 계동길을 둘러보고자 한다.


▶ 지난글 - 2015/01/26 - 북촌이야기 연재, 북촌 계동 중앙탕 46년 역사 뒤로 사라지다






계동길은 북촌문화센터부터 중앙고등학교 교문까지 이르는 골목길을 말한다. 계동은 조선시대 국립병원에 해당하는 제생원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드라마 <허준>, <장금이> 등에서 보아 온 의녀들이 활동했던 기관인 제생원은 현재 현대사옥에 위치했었다.















계동길에는 골목여행에 쉼터가 되는 예쁜 카페도 있고, 화려한 액세사리 숍이나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공방들을 만날 수 있다. (상단의 처마가 인상적인 카페에는 본래 피아노 학원이 있던 자리였다.)






계동길은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 국물떡볶이가 맛났던 자리에는 북촌과는 이질적인 뉴욕스테이크 가게가 들어섰고, 망고 쥬스 등을 파는 필리핀 디저트 카페도 생겨났다.





아날로그 향수를 자아내는 골목길


하지만 정작 발길을 멈추게 하는 곳은 따로 있다. 서울 중심에 그것도 종로 도심에 이런 가게들이 있는 것이 마냥 신기할만한 가게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마치 80년대 향수를 자아내는 가게들이다.






북촌문화센터에서 계동골목을 따라 올라가면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계동길 사거리에 위치한 최소아과의원이 아닐까 싶다. 한옥은 아니지만 딱봐도 간판이며 건물의 형태가 옛스러워보인다. 1940년에 개원해 75년이나 된 소아과이다. 물론 현재도 진료가 가능한 병원.







30년 가까이 계동골목을 지키는 식당으로 옛날 북촌에 왕족들이 많이 살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왕을 앞에 붙였다고 한다. 정겨운 모습 그대로 가정식백반이나 잔막걸리 등을 먹을 수 있다. 최근에는 맛탕 등을 새롭게 내놓았는데 셀프계산으로 가져가도록 했다.








아직도 참기름집의 방아기계는 돌아간다. 계동길에서 40년 가까이 된 전통의 참기름집이다. 대구에서 서울로 시집 온 할머니가 가게를 차리며 이름지은 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내려온단다. 이 집 참기름은 물론 미숫가루도 맛있다고 한다.









미용실, 세탁소, 수선집도 옛모습 그대로 골목을 지키고 있다. 백양세탁소는 40년 가까이 마을사람들의 옷을 세탁하며 미용실 그리고 중앙탕과 더불어 계동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이다.  






집에서 만든듯한 밥반찬을 파는 가게도 있고 떡 방앗간도 있다. 참 정겨운 골목길이다. 동네 사람들도 대해보면 참 소박하고 정다운데 그 이야기는 차차 하기로 하자.






황금알 식당은 고가구 제작하는 사장님이 운영하는 식당인데 중앙탕과 더불어 최근 드라마 배경으로도 쓰였다고 한다. 북촌은 서태지의 <소격동>을 비롯해 뮤직비디오, 영화, 드라마 등의 촬영지로 널리 쓰이기도 한다. 그 이야기도 기회가 된다면 한번 다뤄보겠다.


그리고 요즘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철물점까지. 사실 이 철물점 근처 계동길에 또 다른 철물점이 더 있었는데 떡볶이집으로 바뀌기도 했다. 인터넷으로 작은 소품까지 구입하는 요즘 운영이 쉽지 않을 것 같다.





북촌에는 유서 깊은 성당이나 교회가 자리잡고 있는데 계동교회가 90년 가까이 계동길을 지키고 있다. 계동교회에 대해 아는 것은 없지만 골목여행자들에게 화장실을 개방해주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 윤보선가 근방에는 100년이 넘은 안동교회도 있고 가회동에 가면 우리나라 천주교의 성지로 통하는 - 국내 첫 미사를 드린 - 가회동 성당이 있다.







중앙탕과 맞닿아 있었던 건물은 사실 양은냄비공장이 있었다고 한다. 그 건물은 지금 다방과 전시관 그리고 흑백사진관이 들어서 있다. 정통흑백사진관인 물나무 사진관은 모던과 클래식의 느낌을 함께 가지고 있어 오늘의 계동길 같아 늘 지날때마다 둘러보게 만든다. 







때론 디지털 보다 아날로그가 그립다. 정겨워 보이는 흑백사진들.






에필로그.


계동길을 지나다 보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우수골목길로 선정된 안내판을 볼 수 있다. 우수 골목길로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예쁜 카페가 즐비하고 화려해서는 아닐 것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계동길은 인기가 높아졌지만 동네주민들을 위한 가게들은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학원이나 철물점, 목욕탕 대신에 편의점, 카페, 먹거리가게가 채워진다.


상권이 형성되는 것을 인위적으로 막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욕심을 낸다면 600년 역사 속에 계동길이 변치않았듯이 시간을 조금만 천천히 돌려 정겨운 골목길이 그리고 어릴적 향수를 자아내는 가게들이 좀 더 우리 곁에 남아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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