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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이야기 연재, 북촌 계동 중앙탕 46년 역사 뒤로 사라지다

북촌LIFE

by 하얀잉크 2015. 1. 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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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북촌주민 하얀잉크의 북촌이야기3

북촌의 사라지는 풍경들, 계동 사랑방 중앙탕


안국역에서 나와 현대사옥을 끼고 왼쪽 길로 들어서면 중앙고등학교까지 일직선의 골목길이 펼쳐진다. 이 길이 바로 계동길이다. 개인적으로 북촌에서 좋아하고 자주 가는 골목길인데 그 이야기는 차차 하기로 하고 계동길의 랜드마크라고 하면 단연 최소아과의원이나 중앙탕을 손꼽았다. 


그런 중앙탕이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46년간 계동의 지킴이이자 동네 사랑방 역할을 했던 중앙탕이 반세기를 채우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16일로 폐업하며 문을 닫았다. 







중앙탕이 있던 자리에는 이렇게  공사를 위한 가림막으로 둘러져 있다. 안을 살짝 들여다 보면 정겹던 간판이 살짝 보여 중앙탕이 있었음을 알게 해준다. 또 대형 음식점이나 카페가 들어오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는데 듣자니 건물은 유지하고 안경점이 들어설 예정이라 한다. 


아쉬움에 과거 찍었던 사진 속에서 중앙탕의 흔적을 찾아보았다.





▲ 중앙탕(1968년-2014년)



"바구니 찾아가세요!" 잊혀지는 풍경들


지난해 10월말 찾았을 때 찍어 둔 중앙탕 사진이 있었다. 이미 당시에 11월 16일까지만 영업한다는 안내가 있었다. '바구니 찾아가라'는 문구가 정겹다 못해 안타까워 찍어두었던 사진이다. 동네에 살면서 한번 가보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남았다.


대중목욕탕의 어려운 현실이 어디 중앙탕만의 일이겠는가. 대형 찜질방이나 24시 사우나가 들어서며 옛날 아버지 손을 잡고 일주마다 때를 밀러 가던 동네 목욕탕은 이제 어디서나 보기 힘든 풍경이다. 무한도전에 나와 화제가 되었던 목욕탕 코리아(삼청동 정확하게는 화동에 위치)도 영업은 하지 않는다. 중앙탕은 그래도 오래버텨준 셈이었다. 







중앙탕이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목욕탕?


7개월을 더 거슬러 2014년 3월에 찍은 사진을 보니 창문에 덕지덕지 비닐을 붙여둔 것이 인상적이다. 창문의 문제라기 보다는 겨울을 나느라 보온을 위해 붙인 것이 아닐까 싶다. 


인터넷에서 중앙탕의 흔적을 찾아보니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 목욕탕이었다는 설명이 많다. 그간 중앙고 운동부의 샤워시설로 사용하던 것을 1968년에 대중목욕탕으로 개업했으니 오래되긴 했지만 목욕을 좋아하는 우리 민족을 고려할때 대중탕 역사가 그리 짧을까 싶어 찾아보니 1905년 서울 서린동에 한국 최초의 대중목욕탕이 문을 열었으나 당시 낯선이들끼리 발가멋고 목욕한다는 것이 익숙치 않아 곧 문을 닫았다고 한다.




▲ 아리랑TV에도 한국최초의 공중목욕탕으로 중앙탕이 소개된바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들어가보지 못했던 중앙탕의 내부 모습이었다. 등장하는 외국인이 이태리 타올의 시원함에 반한 눈치다. ^^



이후 1924년에 평양에서 이듬해 서울에서 공중목욕탕이 세워졌다는 기록은 있으나 어느 지점이었는지는 나와있지 않다. 중앙탕은 해방 후 근대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생긴 대중목욕탕이 아닐까 혼자 짐작해 본다. 또 다른 기록으로는 한옥 밀집지역이라 70-80년대에는 그야말로 호황기를 누렸다고 한다. 처음 400환으로 시작해 문을 닫을 당시에는 목욕비가 5,000원(성인 기준)이었고, 최근에는 북촌 게스트 하우스에 숙박을 하면 중앙탕 쿠폰을 주기도 했다. 






과거 양은 냄비공장이었던 건물(지금은 흑백사진관과 다방이 들어서 있다.) 뒷편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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