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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 2014 경쟁작 박중현 감독 신작 Divorced

문화 리뷰/공연 전시 영화

by 하얀잉크 2014. 12. 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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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 2014 독립본색을 가다


국내 최대 독립영화제인 서울독립영화제 2014가 [독립본색]이라는 타이틀로 열리고 있어 지난 주말 압구정 CGV 아트하우스를 찾았다. 이렇게 말하면 독립영화까지 영화관에서 챙겨보는 영화광처럼 비춰지지만 사실은 인터스텔라 같은 상업영화도 잘 보지 않는다. 그렇다, 나는 영화관람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쩐 일로 서울독립영화제를 찾았을까? 올해 서울독립영화제 경쟁작에 절친 박중현 감독의 영화 《Divorced》가 선정됐다고 한다. 대학원 과제로 처음 만들었다는 영화 《오디네리 레이디》가 부천국제영화제 판타스틱 단편걸작선에 선정된 이후 2년만이다. 이번 영화 역시 대학원 전공인 영화연출 과제로 만든 작품이란다. 만들기만 하면 뚝딱 영화제에 선정되니 국내 독립영화의 현주소가 그렇게 열악한가 싶었더니 무려 1,004편의 작품 중 예심을 거쳐 선정된 46편 중 하나란다. 






비범한 영화 《Divorced


지인들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 《Divorced》는 경쟁단편7에 편성되어 네 편의 단편영화와 함께 상영되었다. '이혼'이라는 슬픈 상황을 쓰리지 않고 웃프게 처리한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남주인공 택호와 맛깔스런 열연을 보여준 그의 형 모두 전문 연기자가 아닌 대학원 동기라는 말에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팀웍 때문일까?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 이 편안함은...






다섯 편의 영화가 모두 상영되고 감독들과 질의응답 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담피소(담배피는소녀들)을 제외한 네 편의 감독이 자리했다. 눈썰미 있는 관객들의 질문이 쏟아진 가운데 영화 《Divorced》에 질문도 제법 많았다. 


"왜 한글 제목이 아닌 영어제목을 쓰셨나요?"

"이혼당한 동생을 위로하는 한편 제수씨를 돕기도 한 형의 심리는 무엇인가요?

"영화에서 장면 전환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많은데 의도하신 건지 어떤 이유가 있나요?"

"앞으로 차기작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대략 이런 류의 질문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마 달변가(?)인 내가 답을 했더라면 포장에 포장을 뻥튀기해서 그럴듯 하게 답을 했을텐데 빠르코(박감독의 애칭)는 아무런 꾸밈 없이 대답했다. 가령 "돈이 없어서요. 보시기 불편하셨나요?" 라든가 "사실 이 영화 50만원 들여서 트라이포드도, 조명도 없이 만든 영화거든요" 혹은 "질문하신 분 앞에 실제 그 배우가 앉아 있는데 한번 물어보죠"라며 엉뚱한 답을 하기도 했다. 언뜻보면 생각없이 말하는 것이 옆의 감독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참 빠르코다웠다. 오히려 그것이 우문현답으로 보일만큼... 아마 빠르코를 아는 이라면 이해할 것이다. 그가 어울리지 않게 영화의 철학을 이야기 하고 본질에 대해 늘어놓았다면 무척이나 어색했을 것이다. 50만원 들인 영화에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연기가 처음인 배우들과 초저가 저예산으로 만든 영화가 이리 완성도가 높다니, 아마 옆의 감독들조차 놀랐을 것이다. 


빠르코는 학생들이 만드는 영화가 너무 무거운 주제를 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영화 초미에 뚝 떨어지는 프로덕션 네임이 'No depth'이다. 의미대로 얇은 물에 사람이 누워있다. 물이 깊어지면 아마 누워있는 사람의 목숨이 위험해지듯 그의 영화도 위험해 질거란 생각이 든다.





의도하지 않은 팬들과의 만남(?)


영화 상영이 끝나고 인근 카페에서 팬들과의 미팅이 이어졌다.




감독과 기념사진을 원하는 이도 있고,




벌써 선물을 준비한 이도 있으며,




단체로 몰려오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모두가 들고 있는 이것은 무엇일까? 심슨 캐릭터를 패러디해 만든 영화 포스터이다. 빠르코 감독이 팬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었다. 영화 보고 돌아가는 발길을 잡아 기다려달라고 하더니 선물을 들고 나타난 것이다. 자신의 영화를 보러 와준 이들을 하나하나 챙기는 그런 이다.






그리곤 뒷면에 네임펜으로 꼼꼼히 인사를 한다. 결혼을 앞둔 커플을 축하하기도 하고 블로그에 올리라는 부탁도 잊지 않는다. 박감독~ 근데 네 영화로는 아직 1만 넘기는 어려울 것 같다. ^^ 더 좋은 작품 만들어서 담에는 조회수가 빵빵 터지길 바란다. 그래도 벌써 Daum에는 영화로 등록됐더라.


모처럼의 영화관 나들이를 하며 TV에서나 종종 보던 독립영화들을 보니 새로웠다. 아쉽다면 너무 성적인 주제를 담은 영화가 많다는 것. 성(性)이란 감추는 것도 문제지만 드러내기만 하는 것도 썩 보기엔 좋지 않았다. 그저 자연스러운 것이 좋으련만. 


참, 12월 4일 15:40 CGV 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Divorced》가 한번 더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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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박감독으로부터 포스터 책받침을 지급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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