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친구의 정성과 효성이 담긴 인천 부평 일신시장 튀김집

여행스토리/맛집-카페

by 하얀잉크 2014. 9. 6. 07:00

본문

수제 고로케와 튀김맛이 일품인 부평 일신시장 튀김집


올 여름을 갈무리 하며 가족들과 물놀이 하러 웅진플레이도시를 찾았다가 돌아오는 길에 인천 부평에 위치한 일신시장을 들렀습니다. 얼마 전 일본에 살던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와 부천 근처에 가게를 차렸다는 말이 문득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웅진플레이도시가 행정구역 상으로는 부천시에 있지만 경계에 있다보니 거리 상으로는 불과 십여 분밖에 걸리지 않아 금새 일신시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럼에도 어찌나 오래 워터파크에서 놀았는 지 가게에 도착하니 마감시간이 다 되어 친구는 가게 문닫을 채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소박한 친구의 튀김집. 여느 시장골목에서 만날 수 있는 분식집처럼 떡볶이며, 순대며 도너츠, 만두, 핫도그 등 각종 튀김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500원, 700원~ 서민 눈높이에 맞춘 착한 가격이 정겹기만 합니다. 늦게 온 것이 미안해 그냥 남아있는 음식이나 맛 보겠다고 했습니다. 





이 친구가 바로 튀김집 사장이며 대학 동기인 친구입니다. 

대학 졸업하고 삼립식품이 만든 사누끼 우동 전문점 사누끼보레 종로점장까지 지내다 돌연 중국과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제빵이며 튀김기술을 정통으로 배웠던 친구입니다. 가정도 꾸리고 잘 살다 다시 귀국해 차린 가게가 재래시장의 분식집이라니...





대박예감! 기막힌 맛에 홀딱 반한 메뉴들


안타까운 마음에 혼자 탄식하고 있을즈음 각종 메뉴들이 등장했습니다. 선수입장! 물놀이도 했겠다 시장하던 차에 음식들을 보니 식욕이 샘솟아 맛을 보았는데, 그 맛이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먼저 잡채깻잎말이와 함께 나온 새우튀김입니다. 기름의 차이인지 튀김옷의 차이인지 모르지만 바삭바삭 식감이 달랐습니다. 튀김을 찍어먹는 간장 또한 여느 분식집에서 볼 수 없는 튀김간장이었습니다. (잡채깻잎말이는 개당 1천원, 새우튀김은 3마리 1천원)







튀김새우를 먹어치우니 밑에 가려져 있던 고로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치즈가 스며들어 있는 치즈감자 고로케입니다. 졸리다고 잠투정 하던 아이들이 한 입 먹고 홀딱 반했습니다. 문 닫는 시간에 남아있는 것이 다행일 만큼 인기메뉴입니다. (이 맛있는 고로케가 개당 800원밖에 하지 않습니다. 마음 같아선 1만원 어치도 먹어치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게 정말 별미인 오징어튀김입니다. 머리, 몸, 다리 부분을 각각 나눠 오징어 모자, 큰 몸 오징어, 통오징어다리라는 메뉴로 각각 팔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징어다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오징어다리는 딱딱하지도 않아 식감도 좋고 맛있었습니다. 몸통 튀김은 말할 것도 없구요.






치즈가 듬뿍 들어간 치즈떡볶이. 보통 분식점에 가면 "튀김 떡볶이 국물에 적셔주세요" 혹은 알아서 떡볶이 국물에 적셔 먹죠. 일신시장 튀김집에서는 그러지 마세요. 함께 곁들여 먹는 것은 좋지만 적셔 먹으면 튀김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없답니다. 






순대는 며칠 전부터 시작했다고 하는데 소금말고도 땡초쌈장이 있어 골라 찍어먹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아랫지방에서는 장을 찍어먹는다고 하죠) 슬슬 배가 불러올 때쯤 친구가 또 한 접시 가득 담아온 것이 있었으니 칠리소스로 버무린 중새우튀김입니다. 아직 정식메뉴는 아니고 시험삼아 만든 메뉴라고 하는데 앞서 맛 본 새우튀김과는 또 다른 별미입니다.





떡볶이에는 삶은 계란, 순대에는 땡초쌈장, 튀김에는 피클&간장이 서비스로 제공됩니다. ^^ 참, 피클은 친구 어머니가 손수 담근 것으로 아삭아삭 하며 느끼할 수 있는 튀김 맛을 확 잡아줍니다. 





전통재래시장에 가게를 차린 남다른 이유


맛있는 음식의 향연에 빠져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이건 시장에서 팔기 아까운 메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단팥도너츠와 핫도그도 먹었는데 일반 시장에서 판매하는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확실히 중국과 일본에서 유학하며 배운 실력이 반죽부터 차이가 났습니다. 


사업 초기라 부족한 예산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란 생각도 들었지만 시장에서 판매하면 시장 음식을 벗어날 수 없는 법. 아깝단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친구의 이야길 듣고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처음부터 재래시장 내에 가게를 차린 것은 부모님을 위해서라는 것. 먼저 부모님 댁에서 가까운 곳에 가게를 자리잡아 놓고 부모님 스스로 가게를 운영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했습니다. 친구를 도와드리는 것으로 보였던 친구의 어머니는 사실은 친구에게 메뉴 만드는 레시피나 가게 운영하는 것을 배우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대학시절부터 장남으로 동생들 다 챙기며 효성이 깊었던 친구였습니다. 군대에서 휴가 나오면 노가다를 할 만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한번 내색하지 않고 친구들까지 챙겼던 친구입니다. 한 번은 제가 군대에서 휴가나와 학교를 찾았을 때 저녁 수업이 있어 함께 하지못해 미안하다며 만류하는 내 손에 구겨진 만원짜리를 쥐어주고 간 일도 있습니다. 얼마나 가슴이 뭉클했는 지 가슴으로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맛집리뷰는 소질이 없어 잘 하지 않지만 가게 차린 친구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글을 쓰기로 했는데 아직 번듯한 간판도 하나 없네요. 그래도 음식 맛은 제가 보장합니다. 대박나라고 준 돈도 딸아이 용돈이라고 줘버리는 인정 많은 친구입니다. 








참, 가게 내부를 보여드리지 않았군요. 아늑한 분위기에 특별할 것은 없지만 친구가 직접 인테리어 한 가게입니다. 일본에서 가져온 소품들을 활용해 꾸몄다고 하네요. 부평 일신시장 근처에 가는 분들이 있다면 한번 들러보세요. 일신시장 튀김집이라면 사람들이 "아, 거기" 하며 알려줄 겁니다. ^^




★ 2015. 11월 현재 업데이트. 

친구가 일본 초밥왕에게 전수받으러 가면서 튀김집은 현재 문을 닫았습니다. 참고하세요.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