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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지망생을 위한 조언이 가득한 도서 『창작과 빈병』

문화 리뷰/책읽는마을

by 하얀잉크 2012. 5. 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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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블로거가 아니라 작가였다

 

『창작과 빈병』을 읽으며 오랜만에 기분좋은 설렘을 느낍니다. 작가라는 오랜 꿈을 잊고 산지도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 책을 보니 문득 생각나는 글이 있습니다.

 

내 꿈은 처음부터 오직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나는 열예니곱 살때 이미 그것을 알았고, 글만 써서 먹고 살 수 있으리라는 허황된 생각에 빠진적도 없었다. 의사나 경찰관이 되는 것은 하나의 진로 결정이지만 작가가 되는 것은 다르다.
그것은 선택하는 것이기보다 선택되는 것이다. 글쓰는 것말고는 어떤 일도 자기한테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평생 동안 멀고도 험한 길을 걸어갈 각오를 해야 한다.

신들의 호의를 얻지못하면 글만 써서는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다.
비바람을 막아 줄 방한 칸 없이 떠돌다가 굶어죽지 않으려면, 일찌감치 작가가 되기를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나는 이 모든 것을 이해했고 각오도 되어 있었으니까 불만은 없었다. 그 점에서는 정말 운이 좋았다.

물질적으로 특별히 원하는 것도 없었고 내 앞에 가난이 기다라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겁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재능- 나는 이것이 내 안에 있다고 느꼈다-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 그것 뿐이었다.


폴 오스터의 [빵굽는 타자기] 중

 

언젠가 북카페에서 보았던 글귀였는데 보는 순간 공감백배였죠. 그 카페의 사장님도 작가셨는데 입에 풀칠하기 위해 빚을 내어 카페를 연 사장님에게 이 글은 위로였을까요, 자극이었을까요?

 

 

작가지망생을 위한 도서 『창작과 빈병』

 

 

『창작과 빈병』은 작가지망생을 위한 책입니다.

저자는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정독보다는 다독을 권합니다. 다른 작가들의 글을 두루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글쓰기 실력이 눈에 띄게 달라지는 100가지 노하우'는 결국 100권의 책, 100명의 작가를 접해보라는 것입니다.

 

책에는 저자가 추천하는 작가들의 주옥같은 글귀가 빼곡히 담겨 있습니다. 엄선하여 선별했다는 작가들의 글귀를 읽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경험입니다.

  

 

글쓰기는 한마디로 유혹이다

 

 

나는 미치도록 좋아하는 작가를 열 명도 가지지 못한 사람은 작가로 간주하지 않는다. 그가 거론하는 이가 내 생각엔 정말 형편없는 작가일지라도, 눈빛을 반짝이며 열 명의 이름을 내세긴다면 기꺼이 그를 작가로 인정할 것 같다.

 

누구를 좋아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좋아한다는 감정을 가져보았다는 게 중요하다. 남의 책을 읽고 그 작가에게 흠뻑 빠져 본 직접 경험은 그만큼 중요하다. 남의 글을 읽는 것은 재미가 없고 내 글 쓰는 것만 좋하하는 사람은 작가로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글쓰는 한마디로 유혹이다. 매혹된 경험이 없으면 유혹할 기술도 없다.

- 본문 중-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손으로 꼽아보았습니다. 열 명을 의식해서인지 다행히 열 명은 손에 꼽았는데 과연 열 명의 작가들의 책을 얼마나 읽어보았나 생각하면 말 문이 막힙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는 4명입니다. 네 명의 작가들의 책만 골라 읽어오긴 했지만 저자가 말한대로 그 작가에 흠뻑 빠져 본 경험은 나를 더욱 성숙시키고 자극시켰습니다.

 

 

나의 창작과 빈병

 

 

언젠가 습작들을 모아 인터넷 카페를 개설한 적이 있습니다.

내 글에 대한 평가도 듣고 싶고 많은 사람들의 글도 읽고 교감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찾아주지 않아 카페는 결국 방치된 채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그 때를 되돌아보면 저자가 말한대로 내 글쓰기에만 푹 빠져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이들의 글을 열심히 읽기보다는 왜 내 글을 읽어주지 않지? 글이 흥미롭지 못한가? 너무 평가에만 목이 말랐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방향을 바꾼 것이 블로그였습니다.

초기 블로그 글들을 보면 일기형식과 간간히 습작들을 볼 수 있지만 지금은 본질이 변질(?)되어 온갖 잡동사니의 글들을 쏟아내고 속물이 다 되었습니다. 진정성 있는 글 보다는 키워드에 맞춰진 제목과 글들을 쓰다보니 글쓰기 향상보다는 잔기술만 늘어 버렸네요. 하지만 언젠가 내 습작들을 블로그 한 켠에 조금씩 올리는 것은 여전히 소망하고 있습니다. ^^

 

 

작가지망생은 블로그를 운영하라!

 

 

『창작과 빈병』에서도 블로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작가지망생은 블로그를 운영해야 한다. 그것이 작가가 되기 위한 가장 현실성 있고 정직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학력때문에 차별받지 않아도 되고 인맥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오로지 실력만 좋으면 실력만으로 성공한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울지 모른다. -중략-

그만큼 블로그는 작가 지망생에게 중요한 매체다. 그러므로 당연히 글만 쓸 생각말고 블로그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까 고민해야 한다.

- 하나만 강조해라 中 -

 

블로거로서 공감되는 부분입니다.

작가가 되는데 창작을 축적하는 블로거는 분명 유리한 입장입니다. 하지만 작가가 말한대로 한 가지 주제로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겠죠. 여전히 저에게는 어려운 숙제입니다.

 

 

창작을 원한다면 빈병부터 채워라!

 

저자는 갓난아이를 그저 하나의 빈병이라 말합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 껍데기만 뒤집어 쓰고 나오기 때문에 빈병이란 말입니다. 결국 작가가 되려면 창작을 하려면 다른 작가들의 글을 두루 읽어 빈병부터 채우라는 것! 이것이 이 책이 주는 메시지입니다.

 

친절하게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작가와 책을 만날 수 있게 해줍니다.

 

 

단, 대중에게 인기높은 베스트셀러에 대해서는 경계하라고 합니다.

"돈과 시간을 퍼붓고도 바보가 되고 싶으면 베스트셀러를 열심히 읽어라" 아주 메시지가 명쾌하네요. ㅋ 개인적으로도 서점가에 마케팅으로 쏟아부어 판촉하는 베스트셀러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일어납니다.

 

 

저자 배상문은...

 

 

저자 배상문은 30대 중반의 젊은 작가입니다. 저의 아버지와 고향이 같은 통영출생이네요 ^^ 통영은 작가 박완서의 고향으로도 유명하지요.

 

저자가 젊은 나이에도 글쓰기의 노하우, 작가에 대한 조언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마 다독의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0년이 넘게 매년 1천 여 권의 다독을 해왔다고 하니 정말 놀랍습니다.

 

18세에 스티븐 킹의 『신들의 도시』를 읽고 충격을 받아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동기는 맥주마시며 야구보다가 소설을 쓰겠다고 했던 무라카미 하루키보다는 순수합니다.

 

오랜만에 책을 통해 위안도 받고 자극도 받은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책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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