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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비도 막을 수 없는 유소년클럽리그의 열기

아이러브스포츠/축구

by 하얀잉크 2011. 6. 2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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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주말리그로 진행되는 유소년클럽리그의 열기를 현장에서 느끼기 위해 경기장을 찾을 셈이었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나갈 채비를 하고 있으니 다시 비가 주르륵 내리더군요. 경기운영관에게 전화를 해서 "오늘 경기가 진행되나요?" 물었더니 "네 비가 와도 합니다" 하더군요.


노원구에 있는 용원초등학교를 찾았습니다. 도착해보니 아이들이 한창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었습니다. 용원초등학교에서는 지난 5월부터 서울북동리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블루 유니폼을 입은 아이원FC와 옐로 유니폼을 입은 한마음FC가 비 속에서도 경기에 열중이었습니다. K리그는 물론 공식축구대회가 우천 속에서도 진행되는 것처럼 유소년클럽리그도 전혀 영향받지 않았습니다.


전반은 아이원FC가 3:1로 리드한 채 종료되었습니다. 심판과 기록관도 잠시 목을 축입니다.


그런데 점차 비가 더욱 세차게 쏟아집니다. 육상트랙을 보면 장대비로 쏟아지는 비가 잘 보이죠. 금새 물웅덩이가 생기고 비는 쉴새없이 떨어집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 경기를 잠시 중단해야 하지 않냐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하지만 심판의 휘슬이 울리고 선수들이 장대비를 뚫고 그라운드로 나갑니다. 한마음FC의 선축으로 다시 후반전이 시작됩니다.

 


비에 젖은 선수들의 몸놀림이 더디고 발도 무겁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의지만큼은 평소보다 더욱 불타는 것 같습니다. 비가 온다고 위축되지 않고 더욱 열심히 뛰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한국축구의 밝은미래를 봅니다.


그러는 순간 아이원FC 준현이의 슛이 그물안으로 들어갑니다. 골인입니다. 동료들은 골을 넣은 친구를 격려하고 아이들의 사기는 더욱 높아져갑니다. 비가 오면 골기퍼는 수난시대를 맞죠. 아무래도 아무추어이다 보니 더욱 그렇습니다. 이 후에도 양 팀은 연쇄골이 터지며 골 공방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마음은 승리보다 아이들 건강이 먼저입니다. 혹시 감기는 걸리지 않을까 엄마는 비를 흠뻑 맞고 들어온 아들의 몸을 닦아주고 옷을 갈아입혀줍니다.


그러고 보니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에 나와 삼삼오오 모여있습니다. 엄마들은 한 편에 돗자리를 깔고 아빠들은 초조하게 서서 아들을 응원합니다.

 

결국 아이원FC의 승리로 경기는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 날 아이들은 승리보다 더욱 값진 경험을 했을 겁니다. 비 속에서 동료들과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고 비가 오면 더욱 팀플레이가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경기내내 혹시 다치진 않을까 마음졸이며 나를 지켜보고 있는 부모님이 있다는 사실을요. ^^

2011 KFA 유소년클럽리그의 열기는 이렇게 쭈욱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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