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가가 부산이면서 무려 20년만에 부산을 찾았습니다. 사실 전에 갔을땐 너무 어릴 적이라 기억도 잘 나지 않습니다. 최근 해운대를 중심으로 워낙 발전이 많이 되어 홍콩과 비슷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내심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부산역에 도착하여 택시 안에서 본 부산의 풍경은 오히려 투박하고 오랜정취가 베인 도시였습니다. 오래된 건물과 간판이 그대로 있고 오래된 차들도 거리에 즐비한 것을 보니 놀랍더군요.
어찌됐든 남포동을 들렀는데 맛집을 가자고 해서 다시 한번 기대를 했습니다. 부산의 명물이라면 돼지국밥? 밀면? 어느 덧 부산극장 앞에 닿았습니다. 부산극장이라면 부산국제영화제의 중심이었던 곳 아닙니까.
바로 앞이 PIFF 광장이더군요. 광장에 영화배우 손자국도 있고 여기저기 흔적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어디에 맛집이 있을까 두리번 두리번 거렸는데 찾던 아리랑거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PIFF 광장에서 바로 아리랑거리가 보입니다. 커피빈 옆 골목인데 여기가 먹자골목이랍니다.
먹자골목의 풍경입니다. 먹자골목에 들어서니 이처럼 아주머니들이 노상에서 간이테이블을 설치하고 국수, 김밥 등을 팔더라구요. 여기가 맛집?? 잠시 아찔하더군요.
사실 돼지국밥, 밀면이 명물이란 말을 듣고 얼마나 먹거리가 없으면 그럴까 했는데 부산사람들을 따라왔는데 여기가 맛집이라니... 전라도에서는 차린게 없다며 주는 밥상이 다리가 부러질 정도인데... ㅋㅋ
음식들을 살펴보니 잡채도 있고 국수도 있습니다. 국수는 당면을 말아먹는 것도 있더라구요. 여기에 멸치국물을 부어주면 끝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충무김밥입니다. 꼬마김밥에 오징어와 무김치를 함께 먹는 것이죠. 충무김밥이야 아버지 고향이 통영이다 보니 원조도 맛은 보았습니다.
그래도 부산의 충무김밥은 어떤 맛인지 맛은 보아야죠. ^^ 사진으로 보아도 맛스럽게 보이죠. 아이폰으로 허접하게 찍었음에도 그 맛이 느껴지는듯 합니다. 할매의 손맛이 담긴 맛있는 충무김밥이었습니다. 역시 충무김밥의 맛은 김치죠.
국수도 한 그릇 먹었습니다. 아까 보았던 국수그릇에 멸치를 우려낸 육수와 장을 넣어줍니다. 후루룩 몇 번 들이키니 말끔하게 비워지더군요.
뛰어난 맛집이라고 평가하긴 힘들지만 간식으로는 훌륭한 점수를 주고 싶군요 ^^
옆을 보니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지나던 사람들이 쉽게 앉아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찌보면 아리랑거리는 서민들이 부담없이 와서 먹거리를 즐기는 곳인지 모릅니다. 그리고 아직 남아 있는 이 풍경이 오랜 멋을 간직한 부산과 잘 어울리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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