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화 대표님과의 만남은 홍대에 위치한 커피밀에서 이뤄졌습니다. 사실 사회적기업 청년블로거 활동을 하며 트위터를 통해 오르그닷을 방문하기로 했었는데 신사동에서 중곡동으로 이사했다는 말에 멈칫하며 방문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상 사회적기업 스쿨의 네트워킹 모임-와인파티에 김진화 대표님이 특강을 한다는 소식에 억지로 시간을 내어 모임 장소인 커필밀로 찾아갔습니다.
우리는 과연, 잘 입고 있습니까?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가 심각한 길치이기에 헤매는 사이 도착해보니 이미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좋은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한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자리해 진지하게 경청하고 계셨습니다. 반가운 얼굴들이 많았지만 인사는 잠시...
김진화 대표님이 보여주신 사진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지도라고 하는데요. 30년 사이에 변화된 아랄해의 지형이라고 합니다. 20년전 푸른빛을 띠던 대형호수가 20년사이에 5분의 1로 줄어든 이유가 무엇일까요?
좀 더 보시기 좋게 인터넷에서 사진을 캡쳐해왔습니다. 2008년에는 호수가 거의 매말라 버렸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은 세계적인 손꼽히는 면화생산국인데 면화생산을 위해 과다한 욕심을 부리면서 호수가 말라버렸다고 합니다.
보통 청바지 한 벌을 만들기위해서 약 2만L의 물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리바이스에서 친환경적으로 출시된 청바지도 한 벌에 약 6천L의 물이 소요된다고 하니 의류산업에 물과 환경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결국 오르그닷은 의류산업의 문제점인 Why에서 출발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르그닷이 추구하는 사회적가치
사회적기업은 영리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가치를 추구합니다. 의류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출발한 오르그닷은 윤리적 상품의 생산과 유통의 확산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의류산업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에코백, 티셔츠, 단체복을 만들고 봉제공장 노동자와 디자이너가 올바른 대우를 받도록 노력한다고 합니다.
대학에서 한 해 1만명의 디자이너가 배출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직장에 취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취업해도 밤샘 야근에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하네요. 봉제공장의 노동자 역시 과거부터 그래왔지만 요즘은 더욱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오르그닷이 제작한 상품들입니다. 상단 좌측이 북극의 눈물 티셔츠, 상단 우측이오르그닷을 널리 알려준 SK 와이번스의 친환경 유니폼, 하단 우측이 희망제작소가 제작한 손수건...
IT 전문가에서 에코패션 사업가로 변신한 이유
사실 가장 궁금했던 것이 이것이었습니다. 김진화 대표는 촛불집회의 진원지이자 국내 인터넷 여론의 담론 공간으로 자리잡은 다음 아고라를 작명한 장본인입니다. 어떻게 다음이라는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IT분야도 아닌 에코패션 사업가로 변신하게 되었는지 직접 물었습니다.
"사람들은 사업을 할 때 대부분 What에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Why에서 시작되어야 하고 How로 이어져야 합니다. 저 역시 Why에서 시작했고 의류산업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도전하게 됐습니다"
청년사업가들을 만나면 느끼는 거지만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도전하는 그 용기가 참으로 멋집니다. 김진화 대표님은 의류산업에 있던 친구와 브랜드도 런칭하고 전태일 열사 여동생과 봉제공장을 만들기도 했지만 디자인에서 생산 판매까지 가능한 오르그닷을 설립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월급은 깎였지만 더 나은 삶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한다는 김진화 대표와의 만남. 저의 사정으로 아주 짧은 만남이었지만 아름다운 만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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