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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노 이발관의 부족한 2%

문화 리뷰/공연 전시 영화

by 하얀잉크 2009. 12. 1.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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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노 이발관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2004 / 일본)
출연 모타이 마사코, 요네다 료, 이시다 호시, 오카모토 나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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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비디오 여행이었던가? 주말에 하는 영화소개 프로그램을 본 뒤 이 영화를 봤다. 모두 바가지를 한 아이들, 그리고 그것이 마을의 아름다운 전통이라고 믿는 사람들...

독특한 소재에 재미난 결말을 기대하며... 보았다. 그러나 독특하고 재미났던 예고편, 그것이 다였다. 오히려 95분의 러닝타임은 심심하고 지루했다.

이 마을에는 전통을 지키고자 아이들의 머리를 일률적으로 바가지 머리로 만드는 아줌씨가 있다. 바로 위의 아주머니다.

마치 우리내 학창시절의 교문을 지키고 선 학생주임과 같다. 정말이지 저 안경하며 축 처진 눈, 악다문 입 표정하나는 여우주연상 감이다.

이 아주머니의 솜씨를 보자.

 모두가 똑같은 아이들의 바가지 머리... 요시노 아주머니의 솜씨다. 이 평화로운 마을에 전학생 하나로 시끄러워 지는데, 그는 머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며 바가지 머리를 거부한다. 

바로 맨 오른쪽에 있는 저 아이다. 갈색의 자연스러운 컷트를 한 전학생에게 여학생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결국 악동들이 사고를 친다. 멋있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바가지 머리를 거부하고 색색의 염색을 한 후 마을 축제에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오른쪽 두 번째 아이는 왜 팬티차림으로 나타났을까? 그 이유는 영화에 나오지 않는다. ^^;

하지만 이들의 반항은 오래가지 않는다. - 아마 우리내 이야기였다면 반쯤 죽었을 것이다. - 다시 마을의 평화가 찾아온다...

나 역시 중고등학생 시절 두발의 자유화를 꿈꿨지만 무차별한 가위질에 머리를 난도당한 적이 많다. 아마도 90년대 나와 비슷한 시절에 학교를 다닌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머리를 기르기 위해 일찍 등교하고 아니면 오히려 학주를 피해 지각을 선택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겉멋에 신경쓰지 말고 학업에 열중하라는 이유로 무조건 스포츠머리를 해야 했던 시절, 머리를 수술해 수술자국을 덮기위해 어느정도의 머리길이가 허용됐던 반 친구가 부럽운 시절이었다.

인터넷도 없던 그때 나는 장문의 편지를 써서 교장선생님 앞으로 보낸 적이 있었다. 두발의 자유화에 대한 소견을 정리해 두발을 제한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외쳤다. 하지만 부족한 용기탓에 무기명으로 보낸 편지는 묵묵부답이었다. 돌이켜보면 추억이고 그 시절만 지나면 얼마든지 머리를 마음 껏 할 수 있다곤 하지만 지금 생각해도 두발을 제한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이 영화를 보면서 당시 학창시절이 떠오른 것은 사실이다. 허나 그것이 같지 못한 것은 한국과 일본간의 문화차이와 공감되지 않는 스토리 탓일 것이다. 내가 일본 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참신한 스토리와 탄탄한 구성에 있다. 기대가 너무 컸을까? 무난난 아이들의 성장통이 기대에 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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