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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주기, 대통령 발표한 대국민 발표문에 감춰진 속내

Life/시사

by 하얀잉크 2015. 4. 17.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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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주기와 대통령의 대국민 발표문


세월호 1주기의 짧았던 하루가 저물었다. 아침부터 잔뜩 찌푸린 하늘은 이내 비통의 눈물을 쏟았고 대통령은 팽목항을 찾았다. 그토록 만나길 원했던 대통령이 왔지만 유가족들은 쇼에 불과한 방문에 보이콧을 선언했다. 


결국 대통령은 주인없는 방에서 세월호 1주기에 부쳐 대국민 발표문을 발표했다. 예상대로 특별할 것 없는 내용에 기존 정부의 태도와 변함없었다. 성과라면 빠른 시일 내에 선체 인양을 하겠다는 것 정도이다.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습니다." 





▲ 세월호 1주기 다시 서울광장으로 모인 시민들.





세월호 대국민 발표문에 감춰진 속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대국민 발표문이 유가족을 비롯해 국민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는 현재 대치 상태의 논란을 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원만한 문장이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정부의 속내가 감춰져 있다.


진상 규명과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이에 따라 민관 합동 진상 규명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하여 곧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될 것입니다.


유가족이 가장 원하는 것은 보상금이 아니라 세월호 사건의 진상 규명이다. 진상을 밝힐 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됐지만 1년이 되도록 난항이다. 여당 추천 위원들이 미꾸라지처럼 물을 흐리고 있고 해수부가 입법 예고한 시행령은 결국 위원회의 권한을 축소해 정부가 조사한 결과만 검토하고 평가하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헌데 대국민 발표문에서는 시행령에 대한 내용은 없고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 한다. 시행령에 따르는 특별조사위원회는 존재 가치가 없다.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는 정부를 조사하고 밝혀야 할 특조위의 권한이 제한된다면 무슨 소용인가? 정부의 말을 믿지 못해 만들어 달라 했던 특조위가 아니던가. 1주기를 맞아 유가족들이 다시 거리로 나온 이유도 특조위가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는 사고 이후 유가족에 대한 긴급 지원을 포함해서 다각적인 지원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앞으로도 유가족과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 드리기 위해, 피해 배·보상도 제때에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문장의 포인트는 바로 '제때'이다. 유가족들은 보상금을 빨리 달라고 한 적 없다. 오히려 돈 이야기로 본질을 흐리지 말자고 했다. 정부의 배 보상 발표와 함께 셈 하기 좋아하는 언론이 보상금에 대해 대서특필 하자 유가족들은 광화문에서 나와 지난 2일 삭발까지 감행했다. 8억이 부족하다 하여 삭발하겠는가?





▲ 돈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삭발까지 감행한 유가족들(영상 캡처).



정부가 보상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화제를 전환시키려는 속내도 있지만 진짜 속내는 국가의 책임을 회피하고 사건을 일단락 시키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다. 실제 배상금 등을 받으면 국가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서약해야 한다. 즉, 배상금을 받는다는 의미는 더이상 어떤 방법이라도 일절 국가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합의라고 봐야한다. 앞서 서해훼리호 사건에서도 일부 유족들이 보상금을 거부하고 국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5년만에 승소한 사례가 있다. 


관련 기사 보기 - 정부 "세월호 배상금 받으면 이의 제기 못해" … 유가족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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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지난 1년


1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세월호 참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미안하다고 잊지 않겠다고 했지만 우리는 무엇을 잊지 않아야 하는걸까?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 희생자 숫자? 4월 16일? 


아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왜, 한 명의 생명도 구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 참사의 상처가 아물고 해결되는 과정이 아닐까?





1년이나 지나 세월호 참사 후 진행상황이 기억나지 않거나 왜, 유가족들이 다시 거리로 나와 시행령을 폐지할 때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는지 궁금하다면 위의 다큐영상을 보길 바란다. 십분 이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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