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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여행 연재, 식목일 맞이 복정터 꽃밭 가족봉사 후기

북촌LIFE

by 하얀잉크 2015. 4.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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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북촌주민 하얀잉크의 북촌이야기

식목일, 복정터에 가족꽃밭이 생겼어요


식목일이 나무심는 날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정작 나무를 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 역시 늘 마음 한 켠에 가볍지 않은 짐을 쌓으며 식목일을 보내곤 했는데 올해는 뜻깊은 식목일을 맞았다. 가족들과 나무와 꽃을 심으며 우리 가족의 텃밭과 꽃밭이 생기게 된 것. 올해 70주년을 맞았다는 식목일, 내게 더욱 의미 있었던 하루를 돌아본다.





지난 주말 복정터에 이렇게 예쁜 가족꽃밭이 생겼다. 작은 상자꽃밭에 불과하지만 아이들과 직접 심고 물고 듬뿍 주어 더욱 소중한 꽃밭이다. 오후에는 삼청공원 숲속도서관으로 넘어가 상자텃밭을 가꾸었는데 먼저 복정터 꽃밭이야기를 시작할까 한다.





삼청동의 랜드마크, 코리아 목욕탕에 숨은 명소


북촌의 복정터라고 하면 모르는 이가 많다. 하지만 코리아 목욕탕이라 하면 아는 이가 많을 것이다. 삼청동에 발길했다면 코리아 목욕탕의 벽돌 굴뚝을 한번씩 보았을 것이다. 바로 코리아 목욕탕 아래에 숨은 명소 복정터가 있다. 행정구역상 정확한 위치는 화동이다.





코리아 목욕탕은 굴뚝이 높이 솟아 있기 때문에 삼청동과 북촌 한옥마을을 오가는 사람들의 이정표가 되곤 한다. 북촌8경 돌계단 보다 오히려 오가는 발길이 더 많을 정도이다. 이 길에서 서태지의 <소격동> 뮤직비디오를 비롯해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됐고, <무한도전>이 촬영한 명소이다.






사실 이 곳은 어머님이 1년 전부터 꽃을 심으며 가꿔온 땅이기도 하다. 워낙 꽃을 좋아하셔서 양질의 땅만 보면 무엇이든 심고 싶어 하실만큼 꽃을 사랑하시는 분이다. 올해도 봄이 되어 꽃을 심겠다는데 자원봉사단체 애원이 도움을 주었다. 


가족단위의 한울타리 가족봉사단이 결성(?)되어 다함께 복정터에 꽃을 심기로 한 것. 봉사라 하지만 가족 이름의 꽃밭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이 될 것 같아 가족이 함께 나섰다.







궁중 전용 우물이었던 복정우물


가족들이 모두 모이자 코리아 목욕탕 사장님이 나와 복정우물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조선시대 물 맛이 좋아 임금님의 우물로 평소에는 군사들이 자물쇠를 걸어 잠그고 우물을 지켰다고 한다. 단, 대보름에는 백성들에게도 물을 나눠 주었는데 대보름에 이 물로 밥을 지어먹으면 일년내내 행운이 따른다고 했단다.


이 동네 이름이 화동인 이유도 물이 좋아 꽃을 길러 매일 아침 궁으로 들였다고 한다. 실제 근처 정독도서관 옆에 보면 장원서 표지석이 있는데 조선시대 궁의 꽃과 과일을 담당하던 관청이었다.







복정우물 안을 들여다 보니 아직도 맑은 물이 고여 있다. 누군가 던지기 시작했을까? 우물 안 행운을 기원하며 던졌을 동전들이 가득 있다. 바로 그 옆이 코리아 목욕탕인데 문을 연지 70년이나 됐다고 한다. 지금은 게스트 하우스 손님이나 외국인 단체손님에 한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 복정 우물 위로 봄날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목련 한 그루가 있다. 목련 역시 70년 됐다고 한다.









유서 깊은 땅에 가족 꽃밭을 가꿀 수 있다는 기쁜 마음으로 봉사가 시작됐다. 아이들을 동행한 가족들이 대부분이라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었지만 고사리 같은 손으로 얼마나 꼼꼼하게 잘하는지 금새 가족별 꽃밭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 아이들이 만든 찐이네 가족꽃밭도 완성됐다. 모두 똑같은 꽃을 심었기에 구분할 수 있게 이름표를 꽂으라는 말에 큰딸아이가 예쁘게 글씨를 썼다. 완성된 꽃밭을 줄지어 놓으니 더욱 보기가 좋다.







처음 도착했을 때 휑하던 공간(위 사진)이 꽃으로 가득 채워졌다. 예쁘다고 누가 들고 가면 어쩌나 걱정이 들었지만 이렇게 모여서 보기 좋은 것을 설마 저 혼자 좋자고 가져갈 사람은 없겠지 믿는 마음으로 그냥 두었다. 상자꽃밭 외에도 주변의 땅에 남은 꽃들을 심기도 했다.











복정터 주변 곳곳에 형형색색의 꽃을 심었다. 아직 피지 않은 이름모를 꽃들까지 심었으니 다음에는 더욱 멋진 꽃밭이 되리라. 자주 들러서 물도 주고 가꿔줘야겠다. 척박한 땅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그래도 주변에 새싹이 올라오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옥마을 오르는 길에 늘어선 화단에도 꽃씨를 심어주었다. 이 곳에서 바라보니 경복궁 내 국립민속박물관이 한 눈에 들어오는 경치가 그만이다. 다음에 찾았을 때는 꽃이 활짝 펴서 다시 화동의 모습을 되찾길 바래본다. 코리아 목욕탕 사장님과 옆 카페 아주머님이 동네를 위해 봉사해 주어 고맙다며 김밥이며 간식을 건네주신다. 이렇게 또 한번 후한 북촌의 인심을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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