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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을 추억하며, 가요계 마왕 신해철 별이 되다 R.I.P.

문화 리뷰/TV 연예

by 하얀잉크 2014. 10. 28.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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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2014년 10월 27일 월. 오후 8시 19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 46세 일기로 사망. 


위독하다는 소식은 접했지만 정작 이렇게 허망하게 가버릴 줄이야... 18년 전 김광석이 자살했을 당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던 누나의 마음이 이런 것이었을까? 비록 배는 나오고 머리는 빠질 망정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것 같던 가수 신해철이 세상을 떠났다.


동시대를 함께 살며 그의 음악을 들으며 성장했기에 그 아픔이 곱절이다. 그의 동료인 가수들과 유명인사들까지 나서 마왕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지만 나에게도 신해철은 특별한 가수였다. 청소년기 시절 테이프가 늘어져라 그의 노래를 들었고 노래방에 가면 그의 노래를 애창했다. 무한궤도 시절부터 솔로 가수일때도 넥스트일 때도 늘 그의 음악은 힘이 넘쳤고 늘 새로웠다.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는 그의 노래가 십 여곡이 넘는다.





마왕 신해철의 명곡을 추억하며


경희대학교 캠퍼스에서 그를 처음 보았다. 말이 보았다지 그는 무대에 있었고 나는 노천극장 끄트머리에서 보았을 뿐이다. 그래서 그의 모습보다는 그의 말 한마디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대학생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군중이 미친듯이 머리를 흔드는 모습이 마치 교주를 연상케 했다. 그래서 그를 마왕이라 불렀던 것일까? 그때 고작 나는 고등학생에 지나지 않았다.


최근 SNL을 비롯해 예능에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며 소위 요즘 얼라들은 그를 우스꽝스러운 가수로 기억할 지도 모르겠다. 가수 윤종신이 예능 막내 윤종신으로 자리매김 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슈스케 등을 통해 냉철한 뮤지션의 모습을 윤종신이 보여주듯이 신해철에게도 가요계에 한 획을 그었던 뮤지션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별이 된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신해철도 한 때는 꽃미남으로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90년대 하이틴 스타들이 책받침 모델로 사용될 때 신해철 책받침도 있었다. 하지만 외모보다 그의 이름을 각인시킨 것은 전에 없었던 창의적인 음악이었다. 신해철의 음악은 크게 3부로 나눠볼 수 있다. (그룹 넥스트의 경우 해체 후 다시 결성되었기에 둘로 나눌 수도 있겠지만 하나로 보겠다)





1부, 무한궤도와 신해철


무한궤도로 참가한 대학가요제에서 《그대에게》는 대상을 수상했고,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응원가의 대표곡으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그대에게》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콘서트에서 강한 독설과 함께 신해철이 다시 부르기도 했으며, 문재인 대선 후보 선거송으로 허락하기도 했다. 생전에 신해철은 그의 정치적 성향을 가감없이 드러내기도 했는데 라디오 DJ를 포기하고 노무현 후보 선거캠프에 합류하기도 했다.





신해철 음악하면 그룹 넥스트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무한궤도 시절 음악도 무척 좋아했다. 무한궤도가 6인조 시절에는 음악천재 정석원이 멤버이기도 했지만 여름이야기》, 우리앞의 생이 끝나갈 때》, 조금 더 가까이》, 비를 맞은 천사처럼》등 당시 음악들을 들어보면 신해철의 음악컬러가 깊게 묻어난 것을 볼 수 있다. 무한궤도가 해체된 뒤 정석원은 무한궤도 일부 멤버와 장호일을 엮어 그룹 015B를 결성했다. 



 



2부, 솔로가수 신해철


솔로 가수가 되어서도 신해철은 늘 큰 사랑을 받았다. 1992년 《난 알아요》로 혜성같이 나타난 서태지가 국내 최초 랩을 시도했다고 하지만 사실 신해철은 1990년에 발표한 안녕》에서 랩을 구사한 바 있다. 당시 노래방에서 《안녕》을 멋지게 부르면 꽤나 주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안녕》, 《슬픈표정 하지 말아요》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1집(1990)을 성공적으로 마친 신해철은 2집(1991)에서도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나에게 쓰는 편지》를 잇따라 히트시키며 인기를 얻었다. 개인적으로는 《길 위에서》를 무척 좋아했다.





3부, N.EX.T와 신해철


완성도 있는 앨범으로 인기를 얻던 신해철은 갑자기 그룹 N.EX.T를 결성한다. 1991년 솔로 활동을 왕성히 한 직후 1992년 넥스트의 1집을 발표했으니 당시 그의 음악적 재능이 얼마나 충만했는지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넥스트에서 발표한 앨범들은 한층 더 명반으로서 그의 음악적 재능을 담아냈다.





사실 넥스트는 가장 오랜 기간 활동했기 때문에 명곡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야말로 개인의 취향을 기준으로 찾아 정리해 봤다. 기억으로 《날아라 병아리》를 여성들이 좋아했다면 Here I stand for you》는 노래 꽤나 한다는 남자라면 한 번씩 도전해 보는 노래였다.





개인적으로는 나레이션으로 구성된《아버지와 나》도 즐겨 들었다. 처음으로 우리 아버지들이 외롭겠단 생각을 들게 해줬고 내 아버지에 대해서도 생각케 한 곡이었다. 그 뒤로도 많은 곡을 쓰고 불렀지만 넥스트가 다시 결성된 2003년 이후로는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것 같다.





이 글은 신해철의 음악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추억하기 위해 쓰였다. 내가 음악평론가도 아니고 그야말로 이따금씩 그를 추억하며 들을 수 있는 노래가 무엇이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한 곡씩 꼽아봤다. 개취를 인정해주길 바란다. ^^ 그리고 추억할 수 있도록 그의 많은 노래들이 Youtube에 올라온 것으로 보고 다시금 그가 사랑받는 가수였음을 느끼게 되었다. 


끝으로 그와 동시대에 살 수 있었음을 그의 멋진 음악을 들으며 성장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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