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주말 예능프로그램인 '해피썬데이-1박 2일'은 4월 25일까지 4주째 결방된다.
"예능 안하는 게 더 슬프다"
아직은 철없는 4학년인 큰아이가 이번 주말(4월 24~25일)도 '무한도전'과 '1박2일', '개그콘서트'를 안한다고 하니 한 말입니다. "천안함도 슬프지만 예능 안하는 게 더 슬프다"는 아이의 말에 나도 모르게 웃으면서도 마음 한편으로 공감이 갑니다.
아이가 유일하게 챙겨보는 몇 안되는 방송 프로그램을 4~5주 째 못보니 답답하기도 할 것 같습니다. IPTV로 지난 회 방송을 보는 것도 지쳤으니 말입니다.
슬플 때, 예능보고 웃으면 안된다?
처음 천안함 사고가 나서 온 국민이 슬픔에 빠졌을 때나 함미를 인양하면서 대규모 시신이 발견되었을 때는 당연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슬픔에 동참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한달이나 예능프로그램이 결방되면서 여러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날씨도 안좋아 우울하고 나라 안팎으로 힘빠지는 뉴스가 이어지는데 온 국민의 스트레스가 더 쌓이기만 하는 듯 하는 것은 지나친 생각일까요?
분명한 건 우리집은 주말 저녁 온가족이 함께 TV를 보며 함께 웃을 수 있는 기회가 없어졌다는 겁니다. 우리집처럼 평일에 TV 시청을 거의 안하는 집에게는 그 영향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예늘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이 우울한 마음을 가장 저렴하고 효과적으로 덜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요?
"예능은 예능일 뿐, 통제하지 말자~"
갑자기 이러한 조치가 각 방송사의 자발적인 조치인지 의심이 듭니다. 이상하게 요즈음 정치인 일각에서 예능을 예능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는 걸 보았기에 그런 의심이 더 강하게 드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중파에서 더이상 보기 힘들어진 김제동 씨와 '쩌리짱', '노찌롱' 등의 용어를 사용할 수 없게 된 '무한도전',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국가가 나에게 해준 게 뭐 있냐?"는 멘트를 하지 못하게 된 '개그콘서트'까지 일련의 사건들이 떠오릅니다.
웃자고 하는 일에 죽자고 정색하고 달려드는 꼴이랄까요? 웃음을 통제하는 사회는 우울할 뿐입니다. '해피투게더'에서 뽀글머리 가발을 쓴 유재석이 단발머리 가발을 쓴 박명수와 눈을 마주치며 "꽁트는 꽁트일 뿐 오해하지 말자~"고 웃으며 말합니다. "예능은 예능일 뿐, 통제하지 말자~"라고 외치고 싶은 건 저 만의 생각일까요?
Posted by 김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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