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천사 김장훈의 무대와 삶
통일실천 축제한마당이 열렸던 지난 8월 19일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가수 김범수에 이어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가수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가수 김장훈입니다. 가수들의 공연이 시작되면서 쏟아진 장대비 속에서 무대에 오른 그의 표정은 밝았지만 이내 걱정이 되었습니다.
광복절을 맞아 서경덕 교수를 비롯해 동료연예인, 대학생들과 함께 49시간 동안 릴레이로 헤엄쳐 독도를 횡단한지 불과 4일만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220km를 횡단해 독도에 입도하는데 성공하긴 했지만 김장훈은 탈진과 공항장애를 겪으며 입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도 링거를 맞고 첫 주자로 바닷물에 뛰어든 김장훈이었습니다.
장대비도 막을 수 없는 공연의 신(神)
김장훈의 입원소식에 통일실천 축제한마당 공연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통일을 열망하는 사회단체와 시민들이 모인다는 말에 김장훈은 약속을 저버릴 수 없었습니다. 무대에 오른 김장훈은 과연 공연의 신(神)이었습니다.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자신을 위해 자리를 떠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김장훈은 위축되지 않고 혼신을 다해 노래를 불렀습니다. 비가 와서 미끄러운 무대에서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발차기를 멈추지 않았고 독립군 애국가를 부를 때는 비장하기까지 했습니다.
“조국이 통일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 제가 독도에 관심갖는 것은 거기에는 좌도 없고 우도 없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우리라는 하나의 마음만이 있을 뿐입니다”
김장훈은 결코 엔터테이너에 불과하지 않았습니다. 의미심장하게 밝히는 소신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한국GPF재단과의 남다른 인연
이런 김장훈과 한국GPF재단의 인연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0년 ‘지구촌 균형발전과 한국형 개발모델’이라는 주제로 열린 GPLC 국제회의에도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줬습니다. 당시에도 ‘이제 세계는 가족입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평화운동에 앞장서는 청년들의 기운을 북돋아주었습니다.
무대에서 내려와 어깨동무를 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노래와 시간도 잊은 채 노래를 불렀습니다. 무대 뒤에서 매니저가 발을 동동 굴렀던 기억이 납니다. 공연을 했다기 보다는 한판 어우러지게 놀았다는 표현이 맞는 그런 무대였습니다.
늘 청년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삶
김장훈의 무대가 감동적인 것은 그의 삶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기부천사’, ‘봉사왕’, ‘공연의 신’ 그를 수식하는 말들은 많지만 김장훈이 특별한 것은 150억을 기부해서도 아니고 오바마상을 받았기 때문도 아닙니다. 늘 청년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그 삶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때문입니다.
“국민 개개인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부국 강병한다. 그리고 기술을 한 가지씩 익혀라”
오늘 올라가는 무대가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한다는 김장훈이 마음에 새기는 도산 안창호 선생 말씀입니다.
* 이 글은 드림빅 9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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