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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죽지않았으면..." 쓰레기더미에 묻힌 12살 사라의 꿈

나눔 그리고 기부/나눔이야기

by 하얀잉크 2011. 10. 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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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조차 꾸지 못하는 아이들

몇해 전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라이베리아에 유소년축구대회를 열어주기 위해 출장을 갔던 적이 있습니다. 귀환난민 아이들의 전쟁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기획한 축구대회였는데 아이들은 물론 이웃동네 어른들까지 모여 마을의 큰 축제가 되었습니다. 워낙 볼 거리가 없기 때문일까요? 3시간을 걸어 구경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때 몇 명의 아이들을 만나 인터뷰하면서 가장 애를 먹었던 것이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이었습니다. 희망을 잃어버렸기 때문일까, 아이들은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처음으로 꿈을 가진 아이를 만난 것이 12살 세라라는 소녀였습니다.

여자아이지만 남자아이들 틈에 끼여 축구대회에서 맹활약을 보인 소녀였기에 축구선수가 되고 싶지않냐고 물었지만 세라는 직업적으로 축구선수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축구는 그저 즐거운 놀이였기 때문입니다. 세라의 꿈은 간호사라고 했습니다. 병든 아버지를 고쳐드리고 싶다는 세라는 17명의 형제와 한 방에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수납장도 없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집이었습니다.

라이베리아를 가기 위해 케냐를 경유했는데 케냐는 아프리카에서 그야말로 선진국이었습니다. 호텔의 엘리베이터를 보고 깜짝 놀랄 정도였으니까요. ^^ 하지만 오늘 전해드릴 이야기를 들으니 케냐 역시 우리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입니다.





케냐 ‘고로고초’, 스와힐리어로 쓰레기라는 뜻을 가진 이 마을을 아시나요?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지역의 쓰레기들이 한 데 모여 마을 전체가 쓰레기로 뒤덮인 그 곳. 거대한 쓰레기 더미 위에서 한 끼의 희망을 찾아 헤매는 사라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쓰레기를 주워 버티는 사라의 고된 하루



쓰레기 줍는 소녀, 사라의 모습



부패한 음식물의 잔해들, 질척거리는 오물들로 뒤덮여 심한 악취로 가득한 곳.
끝없는 쓰레기 더미 위를 낡은 포대자루를 들고 헤매는 아이. 12살 소녀 ‘사라’입니다. 제가 만난 세라와 나이도 이름도 비슷하지만 사라의 환경은 조금 더 힘겹습니다.


몇 년 전 에이즈로 돌아가신 아빠. 그리고 같은 병으로 몸이 쇠약해진 엄마를 대신해, 다섯 가족의 실질적인 가장이 된 12살의 소녀 사라. 학비를 낼 수 없어 학교를 그만둔 채,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 것이 벌써 3년 전의 일입니다.


들새들과 오물들이 한 데 뒤엉켜 어른이 접근하기도 쉽지 않은 쓰레기 더미 산. 하지만 사라에겐 일상이 되어 버린 건지, 심한 악취 가운데서도 쓰레기 위를 맨 발로 거니는 아이의 표정은 담담하기까지 합니다.

사라가 하루 종일 쓰레기를 주워 버는 돈은 100원 남짓. 하루를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배고픔에 보채는 막내동생을 위해 콩 한 줌이라도 살 수 있는 소중한 돈입니다. 


가족들이 죽지않는 것이 소원이라는 사라





가난에 묻혀 버린 12살 아이의 꿈

사라에게 꿈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12살, 한참 꿈을 꿀 나이. 그런데 사라는 고개를 푹 숙이며 한참을 머뭇거립니다. 끝내 자신의 꿈을 말하지 못하던 사라. 아이를 대신해 옆에 있던 엄마가 어렵게 입을 엽니다.

“꿈을 물어보는 질문을 받아본 적도, 생각도 해본 적 없어요.
 그리고 지금은.. 원하는 것이 있어도 아이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해 줄 수가 없어요”


사라가 그제서야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엽니다.
"가족들이 죽지 않으면 좋겠어요.."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아빠를 떠올렸을까요... 또 다시 소중한 가족을 잃는 것이 두려웠던 사라는 가난에 꿈을 묻은 채, 다만 가족들이 살 수 있기를 빌고 있었습니다.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가족들의 생존을 위한 한 끼의 희망을 찾는 아이,.
사라가 무거운 삶의 짐을 벗고 다시 희망을 꿈꿀 수 있는 날은 언제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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