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나에게 인터뷰란 인터뷰어 로서의 인터뷰였다. 원하는 대답을 얻기위해 어떤 질문을 할 건인지 인터뷰이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어떻게 편하게 해줄 거인지 등등에 대해 고민해왔다.
그런 나에게 굿네이버스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고 인터뷰이로서의 인터뷰를 맞게 됐다. 인터뷰이로서 느낀 것이라면 아~ 인터뷰가 이렇게 어려운 것이구나... ^^ 아무래도 인터뷰의 결과물을 생각하다 보니 욕심을 부린 탓인지, 쉽사리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너무 완벽한 대답을 하려다 보니 편안한 대화가 되지않고 오히려 머리속만 복잡해졌다.
그래도 인터뷰어 허밍 님이 잘 다듬어 주셔서 이렇게 결과물이 나왔다.
어떤 인터뷰였는지... 부끄럽지만 보시죠~
[사진설명_블로그를 통해 재능 나눔을 실천하는 하얀잉크]
자신을 소개하자면?
처음에는 스포츠를 주제로 블로그를 시작하다 잡다한 일상 이야기, 육아 이야기, 공연리뷰 등을 많이 포스팅 했었는데 그런 것 보다는 블로그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가 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관심 분야인 사회적 기업, 나눔, 재능기부 등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 했다.
취미나 특기가 있는가?
원래는 새벽에 책 읽고 그런 것을 좋아했는데 블로그를 시작 하면서 블로그가 그 자리를 차지해버렸다. 독특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음악 감상이나 영화보기 등도 별로 안 좋아한다. 혼자 밥 먹고, 혼자 영화 보는 등 혼자서 하는 것은 잘 못하는 편이다.
영화 같은 건 누군가와 함께 봐야하는데 오랜만에 만난 사람과 얼굴 마주보며 이야기해도 모자란 시간에, 2시간을 암흑 속에서 보내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취미라기보다는 시간이 있으면 아이들과 놀아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과거에는 친구들하고 많이 어울렸는데 이제는 아이들과 놀이동산을 가는 등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생활문화가 바뀐 것 같다.
작가 장정일 씨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내가 글을 쓰는 것은 잘 할 수 있는 일이 글쓰는 일 밖에 없어서, 다른 일 하고 싶어도 할 줄 아는 게 없다”고.
생각해보면 나 또한 글쓰기를 잘 해서 한다기 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글쓰기’ 밖에 없는 것 같다. 원래 기계치였는데 온라인 홍보업무를 하면서 관심 갖게 되고 도전 하게 됐다. 처음에는 많이 버거웠는데 2년 정도 하다 보니 온라인 홍보에 대한 테크닉이나 노하우가 좀 생긴 것 같다.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는?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를 이야기하자면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개인적으로 한 포털에서 제공해주는 블로그를 운영 하다가 2009년에 스페인에서 ‘세계 클럽 축구 대회’에 참석했었는데, 레알마드리드 등 유명한 팀이 많이 있었다. 텔레비전 중계도 하긴 했지만 국내에서 소식을 쉽게 접하기 어려워 블로그를 통해 포루투칼의 호달두 선수가 맨체스터에 있다가 레알마드리드로 이동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랬더니 그날 8만 명이나 블로그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블로그가 확실히 뉴스매체,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 뒤로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하게 됐다.
2009년 12월부터,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면서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집에서는 조금 눈치가 보여서 도서관 간다고 나와서 도서관 컴퓨터실에서 블로그를 하곤 했다. 이 때가 블로그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외형적으로 많이 확대 했던 시기이다.
사람들이 일 하다보면 업무 관련된 사람만 만나서 오프라인 상에서 관계 넓히기 쉽지 않은데 온라인에서는 무궁무진 하더라. 그런 면에서 매력을 많이 느꼈고 2010년 연말에 티스토리 우수블로그로 선정되기도 해 굉장히 뿌듯했다. 무언가 이룬 것 같은 쾌감이랄까? 연초부터 뭔가 될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작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블로그의 매력은 어떤 것인가?
블로그의 매력은 소통과 새로운 만남이다. 방문자수는 그냥 숫자에 불구한 것 같고 내가 글 쓴 것이 메아리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누군가 댓글 달아주고 피드백 받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처음 방문했던 사람이 다시 나를 찾아오는 고정적인 이웃이 되어가는 게 가장 큰 즐거움이다.
보통 하루에 1개 포스팅 업데이트를 하는데, 나를 찾아주는 사람들이 블로그에 왔는데 또 글이 없으면 손님한테 미안하기에 하루에 1개 정도는 쓰게 되는 것 같다.
다른 이웃들 블로그 방문했는데 업데이트 안 되어있으면 요즘 바쁜건지, 무슨 일 있는지 궁금해지는데 내 블로그에서도 업데이트가 안 될 경우에 이웃 분들이 방명록에 혹시 무슨일 있냐고 메시지 전해주면 고맙기도 하고, 게으르면 안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라는 온라인 매체를 통해 알게된 사람들도 오프라인에서 많이 만났는데, 소통과 만남이 블로그의 큰 매력이다.
굿네이버스를 원래 알고 있었나?
굿네이버스는 원래 알고 있었다. 회사에서 웹사이트 만들고 관리하는 업무 하다 보니 많은 NGO 사이트를 들어가 보는데 그 중에서도 굿네이버스 사이트는 벤치마킹하는 모델 케이스였다. 홈페이지를 많이 들어 가다보니 활동하는 부분들에 대해 관심도 가고 그러다보니 더 많이 알게 되더라.
좋은 이웃 블로거 2기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를 통해 좋은 이웃 블로거 2기 모집공고를 보게 되어 지원하게 되었다. 평소 개인 블로그에도 능력 나눔을 하겠다고 말해왔는데, 포스팅을 통해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지원하게 되었다.
[사진설명_2008년 9월 세계 평화의 날 기념으로 라이베리아 출장 시 14년 간의 내전의 고통을 마치고 귀환한 난민 아동들과 함께 찍은 사진]
평소에 나눔에 관심이 많았었나? 나눔에 관심가진 계기는?
평소에는 나눔이란 것이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했다. 특히 물질같이 내가 무언가 있어야 나눠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같으면 재능 나눔이나 시간으로 봉사하는 것, 등 사회적으로도 능력 나눔 분위기가 확대되어서 나눔이 물질을 주는 것만이 아니고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 같은 경우는 평소에 꾸준히 하는 것인데 이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다고 생각했다.
나눔에 관심 가지게 된 계기는 2008년도, 아프리카로 출장 갔다 온 뒤부터다. 케냐와 라이베리아를 10일 정도 다녀왔는데, 라이베리아는 미국에서 노예들이 해방된 뒤 돌아와서 세운 나라다. 그런데 노예생활을 했던 그들이 돌아와 보니 원주민들이 있었는데 그 원주민들이 자기들보다 못하니까 노예로 삼아버렸다. 그래서 갈등과 내전이 많은 나라가 라이베리아다.
17년 정도의 내전을 겪다보니 주변국에 난민으로 사는 경우가 많았고 내전이 끝나고 다시 고국으로 돌아왔더니 귀향난민은 자신들의 집에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어서 또 갈등을 겪곤 했다. 라이베리아 아이들은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부모가 없는 아이들도 많고 팔다리가 없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다.
아프리카에 머물면서 너무 더워서 펌프질 한 뒤 세수를 했는데 냄새가 너무 나더라. 그런 악취 나는 물을 아이들은 먹고 산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아팠다.
아프리카의 어려운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나니 나눔이 진심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주변에서 국제구호 할 일 있으면 우리 나라의 어려운 사람들이나 도와주라는 말을 많이 듣곤 했는데, 막상 아프리카 현지에 가보니, 그 분들도 아프리카의 실상을 직접 눈으로 보면 한국이나 도우라는 이야기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나눔은 00다’고 표현한다면. 그리고 그 이유는?
내가 생각하는 나눔은 즐거운 전염이다.
나눔이라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는데 옆 친구가 하면 나도 쉽게 할 수 있고 내가 아는 사람, 친한 누군가 하면 나도 할 수 있는 것처럼 전염이 되는 것 같다.
나눔이라는 것이 사람들에게는 ‘용기’를 내야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것보다는 자연스럽게 나눔 문화가 전염되면 나눔이 활성화 될 것 같다. 한국도 나눔 문화가 최근에 많이 좋아지고 있어서, 앞으로는 더욱 즐거운 전염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끝으로 매니저 허밍에게 바라는 점은?
사실 좋은이웃 블로거 2기를 지원할 때 고민을 많이 했다. 1년이라는 활동 기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데, 1년이라는 그 기간동안 과연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1년 이라는 기간은 부담없이 마라톤처럼 꾸준히 할 수 있을 것 같고, 이번 기회를 통해서 욕심을 부린다기 보다는 내 재능을 아낌없이 쓰고, 좋은 분들을 만나서 많이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지원하게 되었다.
최근에 파워블로거 문제도 불거지고 했는데 대가를 받고 무언가 하는 게 요즘인데 자신들이 재능기부를 하고 싶은 블로거들을 모아줬기에 이 모임이 굉장히 귀한 것 같다.
이번이 좋은이웃 블로거 2기인데 앞으로도 계속 지속적으로 해나가서 그런 네트워크가 형성이 되었으면 좋겠다. 단순히 한 기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형성해 전 기수 사람들이랑 같이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다.
블로그 하는 사람들도 느낄 텐데 좀 더 좋은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는 ‘좋은이웃 블로거’가 됐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나눔에 관심 있는 많은 블로거분들이 참여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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