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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변신은 정녕 무죄일까? 딸아이의 매니큐어 대소동

Life/육아일기

by 하얀잉크 2014. 1. 2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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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오~


"야! 너 이거 어떡할래? 엄마 오면 혼났다. 지워지지도 않아. 아빠~ 아빠~ 


모처럼 마음먹고 늘어지게 늦잠을 자던 지난 주말 아침, 적막한 공기를 뚫고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큰딸이 나의 단잠을 깨우며 몸을 흔들어 댄다. 순간 사고가 벌어졌음을 직감했다. 그리고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아니, 예상보다 더 큰 소동이었다.





평소와 다르게 조용히 있던 둘째 딸아이에게 가보니 푹 숙인 고개 밑으로 알록달록한 컬러가 눈에 들어온다. 언니는 자신의 매니큐어를 만진 동생이 얄미워 씩씩거리고 있다. 아뿔싸! 잘 지워지지도 않는 매니큐어.


아침 일찍부터 외출을 한 엄마의 빈자리를 틈 타 둘째 딸아이가 맘 놓고 매니큐어를 손톱이며 밥톱이며 발라댄 것이다. 올해로 이제 다섯 살. 저도 여자라고 예뻐지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일까? 큰 아이는 혼내달라고 나를 부른 모양인데 나는 그저 이 상황에 웃음이 나왔다.







찰칵~ 찰칵~ 매니큐어로 엉망이 되어버린 발톱과 손바닥, 손톱을 차례로 사진을 찍었다. 가깝게는 엄마에게 에피소드감으로 보여주고 멀게는 아이가 크면 어릴 적 행적으로 보여줄 셈이다. ^^ 세월이 지나 사진은 잃어버리거나 찾기 힘들 지 몰라도 블로그의 글은 쉽게 찾을 수 있겠지~






풀이 죽은 딸아이.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 했던가? 혼내지 않겠다며 용기를 불어넣어주니 살며시 고개를 든다. 이 눔, 감기 탓에 콧물이 다 말라 버렸네. 다시는 혼자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웃어주니 그제야 저도 긴장이 풀리나 보다.


"아니 내가 혼자 해보려고 했는데 잘 안되드라고..." ☞☜





딸아이 덕분에 잠에서 깨어 부랴부랴 아세톤을 찾아 쓱싹쓱싹 손톱이며 밥톱이며 바닥이며 매트며 매니큐어의 흔적을 지워나갔다. 많이도 바르고 묻히고 흘리고 한 탓에 고된 일이었지만 왜 이렇게 웃음이 나던 지... 딸아이가 시집가겠다고 하면 슬며시 꺼내놔야겠다. ^^

  

* 오랜만에 쓴 육아일기 끝~





그런데...



<딸에게 쓰는 편지>

아빠는 그저 너의 행적을 소소하게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블로그에 올린 것뿐인데 백만년만에 쓴 육아일기가 이렇게 사람들에게 퍼져나갈 지 몰랐구나. 하지만 너도 보듯이 이것은 아빠의 의도가 아니란다.


그동안 안중에도 없던 다음뷰에서 편집자 추천글이란 이름으로 너의 얼룩진 모습을 공개한 탓이란다. 공들여 찍은 사진과 진심담긴 글은 외면받아도 아이들의 좌충우돌 성장기는 주목받는 현실이 아빠도 안타깝기만 하다. 이해해주길 바라면서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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