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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사라진 KBS, 거리로 나서거나 CJ로 떠나는 PD들

문화 리뷰/TV 연예

by 하얀잉크 2013. 11. 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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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쇼 진품명품 제작진 전원교체, 거리로 나온 제작진


요즘 방송가를 보면 씁쓸하다. PD들이 거리로 나오거나 정든 둥지를 떠나고 있다. 공영방송 KBS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진행자 교체로 녹화 불방이라는 진통을 앓았던 <TV쇼 진품명품> 제작진들이 KBS 본관 민주광장(시청자광장)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일방적인 MC교체에 항의하자 KBS에서 제작진 전원 교체를 단행한 것.


<TV쇼 진품명품> 제작진은 4일 오전 성명을 내고 "KBS를 좀비들이 득실거리는 곳으로 만들 수 없다. 길고 지난한 싸움을 준비할 것이다"라고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사측에 항의했다가 갑작스러운 인사조치를 당한 PD들은 성명에서 "MC선정 과정에서 제작PD의 의견을 반영하라는 당연한 요구에 대해 전원 연출권 박탈과 업무재배정, 타국발령이라는 초유의 만행을 접하고 분노를 억누를 길 없다"면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지점이다. 평균 나이 50세가 넘고, 평균 제작경력 20년 이상이 된 우리는 싸우는 게 싫고, 귀찮고, 두렵기도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분노했다.


▶ 관련 기사 - 미디어 오늘,‘TV쇼 진품명품’ 파문 PD들 화났다



KBS <TV쇼 진품명품>은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1995년부터 시작돼 18년째 방송되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대표 MC였던 왕종근 아나운서가 프리랜서를 선언하면서 윤인구 아나운서가 바톤을 이어받아 4년째 진행을 맡아왔는데 지난달 KBS에서 일방적으로 김동우 아나운서로 MC를 교체하면서 낙하산 논란이 붉어졌다.







전폭 지원해주는 새로운 둥지로 떠나는 PD들


거리로 나오는가 하면 아예 정든 둥지를 떠나 새로운 둥지로 향하는 PD들도 있다. <1박2일>이라는 최고의 예능을 만들었던 이명한 PD나영석 PD,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단의 하모니로 최고의 감동을 주었던 신원호 PD, <추노>, <이 죽일놈의 사랑> 등 인기 드라마를 제작했던 곽정환 PD. 간판 PD들이었던 이들은 모두 CJ로 둥지를 옮겼다.


며칠 전 이명한 PD는 tvN 국장으로 승격되기도 했다. <응답하라 1997>을 히트시킨 신원호 PD, <꽃보다 할배>라는 새로운 예능을 개척한 나영석 PD 모두 이명한 사단으로 불리운다. 이명한 PD가 책임 프로듀서를 맡았던 이 프로그램들의 후속작 <응답하라 1994>, <꽃보다 누나>도 케이블 방송이라는 한계 속에서도 큰 관심을 받으며 사랑받고 있다. 드라마와 예능까지 발을 넓혔으니 CJ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





일각에서는 CJ가 막대한 돈을 들여 인기 PD들을 매수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뭐, 인기PD들을 데려가려면 그만한 댓가를 치뤘을테지만 정말 돈 때문에 이들이 갔을까? 정답은 위에서 언급한 <TV쇼 명품진품> 파문이 충분한 답이 되지 않을까? 


4년동안 프로그램 진행을 한 MC를 한마디 상의 없이 교체하는 회사, 18년이나 함께한 제작진을 전원 교체하는 회사. KBS에 점점 상식이 사라지고 있다. 거리로 나선 PD들은 "군사정권에서 횡행하던 파쇼와 독재의 폭력이 KBS에서 총칼 대신 인사권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다"고 외쳤다.


곽정환PD는 CJ로 이적한 이유에 대해 "CJ에서는 여러가지 제한이 없이 PD가 원하는 방향대로 끌고 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다"고 말했다. PD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게 있을까? 예능을 했던 신원호 PD가 이렇게 드라마를 잘 만들 지 KBS는 알았을까? 어쩜 둥지를 옮기지 않았다면 영영 그의 발군의 실력은 빛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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