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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용팝 일베 논란, 그녀들은 왜 정면돌파하지 못했을까?

문화 리뷰/TV 연예

by 하얀잉크 2013. 8. 2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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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용팝 일베 논란, 삐딱하게 보기

 

크레용팝 논란이 뜨겁다. <빠빠빠>에서 귀엽게 직렬5기통 춤을 추던 그녀들이 인기 가수 반열에 오르려던 찰나 일베 논란으로 주춤대고 있다. 이제서야 달콤한 인기를 맛보기 시작했는데 곧바로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할 위기에 처했으니 기막힌 일이다. 그만큼 연예계에 불어닥친 '일베주의보'는 강력했고 그 중심에 크레용팝이 섰다.

 

일베논란과 함께 일본가수 표절 논란도 그녀들의 발목을 붙잡았지만 가요계에서 의상이나 소품 컨셉이 차용되는 일은 비일비재하지 않은가. 그것이 일본이라고 한들 문제인가? 더구나 크레용팝의 인기는 그녀들의 흥겨운 노래 덕분이었지 않았나.

 

그렇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일베논란에 대해서만 다루겠다. 사실 그것이 크레용팝의 인기는 물론 가수생명까지도 위협하는 요소이자 핵심이기 때문에...

 

 

 

 

 

크레용팝, 섹시컨셉 걸그룹 주도 가요계에 돌을 던지다

 

개인적으로 처음 크레용팝을 알게 된 것은 아이러니 하게 패러디 영상을 접하면서였다. 여경들이 나와 직렬5기통 춤을 추고 여고생과 해외의 브라질 소녀들까지 따라서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었다. 인상 깊었던 것은 브라질 공연장의 관객들이 다함께 <빠빠빠>를 떼창하는 모습이었다. 크레용팝을 따라다니며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빠빠빠"를 연신 외쳐대는 아저씨 부대만 있는 줄 알았는데 해외에서도 이렇게 인기가 있나 싶어 그녀들의 영상을 찾아 보았다.

 

자신의 큼지막한 이름이 쓰인 츄리닝과 교복을 입고 노래하는 그녀들이 싫지 않았던 것은 노출경쟁에만 혈안이 된 채 미성년 걸그룹까지 벗기기에 올인하는 요즘 가요계 세태에 돌직구를 던졌기 때문이다. 흔한 브이넷 셔츠도 입지 않고 개성도 접어둔 채 헬멧을 쓰고 점핑하는 크레용팝이 빌보드가 기대한 싸이까지는 아니더라도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꼬리표처럼 크레용팝 뒤에는 일베 논란이 따라다녔고 얼마 전 옥션 광고모델 선정 후 탈퇴운동이 일자 옥션이 광고모델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묵인하고 있던 소속사에서도 서둘러 공식입장을 밝혔다. 크레용팝을 응원하고 싶었던 입장에서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크레용팝 일베 논란, 왜 정면돌파하지 못했을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번 논란은 잘못된 노이즈 마케팅[각주:1]이 초래한 결과라고 본다. 스스로 만든 논란에 갇힌 셈이다. 크레용팝의 소속사 대표는 공식입장을 통해 '노이즈마케팅으로 선택해 이미지 훼손을 자초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했지만 공식입장 발표 후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일베 유저도 아니고 노이즈 마케팅도 아니라고 하기엔 의혹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해명이 아니라 변명에 불과했다.

 

왜? 정면돌파 하지 못했을까? 일베주의보에 걸린 연예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그런 사이트인줄 몰랐어요"라고 뻔한 거짓말을 하지만 크레용팝 만큼은 다르길 바랬다.

 

인기에 목마른 우리에게는 일베도 소중한 팬이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면 어땠을까? 일베를 통해 노이즈 마케팅을 기대했으나 알고보니 정치편향적인 커뮤니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사과한다... 크레용팝이라면 애매한 변명보다는 통통 튀는 스타일대로 떳떳했다면 난관을 극복하지 않았을까?

 

크레용팝을 소위 뜨게 만든 <빠빠빠>는 그들의 세 번째 앨범 수록곡이다. 그녀들의 소속사는 대형기획사에 맞서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규모라 들었다. 그런 그들이 대형기획사와 소속 연예인들과 똑같은 행보를 하기 보다는 그것조차 절실했다면 멋진 스토리로 만들 수 있었을텐데...

 

실제 개인적으로 크레용팝은 뜨기위해 무엇이든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바심이 났을테니까... 솔직히 일베면 어떤가? 연예인이 정치인도 아니지 않은가. 물론 일베충들의 지나친 정치적 발언이나 용어들과는 정확한 선을 그어야겠지만 연예계에 울린 일베주의보로 마녀사냥이 난도질 될까 염려된다.

 

 


 

  1.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은 상품의 홍보를 위해 고의적으로 각종 이슈를 만들어 소비자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마케팅기법으로 특히 단기간에 최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경우에 쓰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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