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해나 사망 추모방송, 기적의 천사 해나가 남기고 간 것

문화 리뷰/TV 연예

by 하얀잉크 2013. 7. 9. 02:02

본문

추모방송으로 기적의 천사, 해나를 알게 됐습니다

 

얼마 만이지 모르겠습니다. 꺼이꺼이 울어 본 것이... 다행히 깊은 밤이라 남의 시선 의식하지 않고 맘 놓고 울었네요. 밖에는 장마비가 주룩주룩 내립니다. 아마도 세상을 떠난 해나의 소식에 하늘도 눈물을 쏟은 모양입니다. 아직까지 마음이 진정되지 않습니다.

 

<휴먼다큐 사랑> 추모 특집 '안녕! 해나'를 보았습니다. 지난 5월에 방송된 것인데 두 달 뒤 해나가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그 전까지 해나에 대해 알지 못했는데 해나 사망소식에 많은 네티즌들이 슬퍼하는 것을 보고 추모다큐를 챙겨 보기로 했습니다. MBC <휴먼다큐 사랑>이라면 전에도 몇 차례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집에 TV가 없어 DMB로 보았지만 화면이 작다고 감동이 작아지진 않습니다. 

크게 소리내서 울지도 못하는 아이 해나.

세 살의 나이로 벌써 서 너번의 대수술을 받은 해나.

 

기도 없이 태어난 해나는 입에 낀 튜브 없이는 숨을 쉴수도, 물을 마실 수도 없었습니다. 기도무형성증이란 희귀병은 보통 출생 직후 사망하기 마련인데 해나는 기적처럼 2년 반동안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담당의사도 의학적으로 설명이 안되는 기적이라고 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만 할 수 있는 면회 속에서도 해나의 부모는 밝게 해나를 키워내고 있었습니다. 젖 한번 물려보지 못해 미안하다는 한국인 어머니와 캐나다인 아버지.

 

줄기세포 수술의 권위자 파울로 마키아리니 박사가 인공 기도 이식수술이 무척 위험한 수술인데도 하겠냐는 말에 해나 아버지는 대답합니다.

 

"인공 기도 이식수술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나의 인생은 늘 위험을 안고 살아왔습니다. 당신은 해나에게 최고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미국까지 가서 힘든 수술도 잘 견디고 돌아왔는데...

이제 튜브 없이 사탕도 맛보고 음료도 먹을 수 있다던 해맑던 해나가 하늘나라로 올라갔습니다.

방송은 희망을 주며 끝을 맺었기에 정말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가 실감나지 않았는데, 휴먼다큐 사랑의 유해진 PD의 블로그를 보고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해나 추모 다큐 보다 슬펐던 유해진PD가 전해 온 사망 소식

 

 

어제 오전에
핸드폰이 진동하면서 카카오톡 메시지가 왔다고 신호를 보내왔습니다.
해나 어머니로부터 온 거 였습니다.
"삼촌, 해나는 편안한 곳으로 갔어요"
순간, 가슴이 꽉 막히면서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소리를 내어 꺼이꺼이 울어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하루종일 거의 넋을 놓고 지냈습니다.
정신없이 걸려오는 전화기는 아예
무음으로 해놓고 외면했습니다.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해나 어머니께서 오히려 저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삼촌 파이팅해요"라면서.... (중략)
[출처] 오늘밤 해나와 작별하려고 합니다.|작성자 유해진

 

 

7월 8일 <오늘밤 해나와 작별하려고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유해진 PD가 블로그(http://blog.naver.com/seadust/)에 올린 글입니다. 블로그명도 "살아줘서 고마워요"로 바뀌었네요. 오히려 유해진PD를 위로해 주었다는 해나 어머니. 어머니는 추모다큐 특집방송에 대해서도 흔쾌히 허락하셨다고 합니다. 해나가 더욱 많은 사람들 가슴속에 간직되도록이요.

 

7월 7일에 최초 해나를 가슴에 묻은 어머니가 유해진PD에게 보내 온 글과 사진은 더욱 가슴을 요동치게 만듭니다.

 

 

 

 

 

해나는 자유가 되었습니다.

이제 주사도 검사도 수술도 튜브도 썩션도 없는 곳에서
마음껏 숨쉬며 자유로이 뛰어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35개월이란 짧은 시간을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아름답게 살아온 사랑스러운 우리딸. 
많은 사랑을 받고
많은 사랑을 알게해준 작은천사 해나~~
고마워. 이렇게 고마운 사람들과
그사람들이 어우러져 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나게 해줘서. 
더많이 사랑해주고 더많이 곁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해. 
함께 하지못한게 너무 많아 가슴에 사무치지만
우리집만은 꼭 데려갈께. 
나의 작은천사. 해나. 고맙고 사랑해. 영원히~~~
해나는 한국시간으로 일요일 새벽 5시 반경에
평화로운 얼굴을 한채 저희와 다시 만나기로 약속 했습니다. 
이제 병원을 벗어나 행복하게 지낼수 있겠죠.

 


[출처] 해나는 자유가 되었습니다....|작성자 유해진

 

 

 


 

 

 

 

35개월 기적의 해나가 남기고 간 것

 

해나는 35개월밖에 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35개월이나 살았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처음 해나가 태어나서 기도무형성증이라는 사실을 부모가 알았을 때, 2개월 시한부 진단을 받았습니다. 서너 번의 큰 수술과 튜브를 달아야만 호흡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해나 부모님은 수술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그것을 감내하기 힘들 어린 아이를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두 달밖에 살지 못할 아이가 생명을 이어갔습니다. 중환자실에서 튜브에 의존한 채였지만 거친 호흡 속에서도 웃음을 잃치 않았습니다. 안타까움 속에서도 해나의 밝은 모습이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응원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자신을 바라봅니다. 저 세 살짜리 아이도 저렇게 세상과 싸우며 살아가는데...

아마 해나를 방송으로 보았던 이라면 누구나 그런 희망과 용기를 얻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더 살아주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세상이 해나를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고 해나가 세상에 남긴 또 하나의 흔적. 해나 어머니가 남긴 사진에서도 볼 수 있지만 도서 <해나의 기적>이 출판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의 출판사 아우름은 문학동네 자회사로 문학동네에서는 책의 판매 수익금 전액을 해나에게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방송에서 나레이션을 했던 배우 최지우 씨의 추천사도 있습니다.

 

 

저는 MBC <휴먼다큐 사랑> ‘해나의 기적’ 편 내레이션에 참여한 것이 해나와의 인연의 전부입니다. 그런데도 감히 이 책에 추천의 글을 싣게 된 것은, 책을 통해서나마 해나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는 바람 때문입니다.

 

해나는 사망률 100퍼센트의 희귀병을 갖고 태어났지만, 그 작고 여린 몸으로 씩씩하게 병과 싸워 이겨냈고 어느덧 세 살이 됐습니다. 해나를 보면서 ‘결코 희망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기적이란 게 일어나지 않았나’라고 느꼈습니다. 해나가 스스로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내며 희망을 보여줬고, 그런 해나의 모습에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이 희망을 품었고, 또 모두가 희망을 저버리지 않은 걸 알기에 해나도 아직 어리지만 더 견뎌내며 노력한 것 아닐까요? 그리고 그 모든 희망이 모여 ‘기적’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말로는 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어려운 일이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소리내 말할 수도 없는 이 작은 아이, 해나는 자신의 삶 자체로 ‘아무리 괴롭고 힘들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으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증명해냈습니다. 해나의 이야기가 어린 친구들에게는 삶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고단한 일상에 지친 어른들에게는 ‘그럼에도 살아감의 행복’을 일깨워줄 것이라 믿습니다. 그렇게 세상을 좀더 밝고 행복하게 만들어준 해나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해나야, 씩씩하게, 예쁘게, 밝게, 행복하게 살아줘서 고마워. 그런 너를 보며 나도 행복해졌단다. 삶에 감사해졌단다.”

 

최지우

 

이 아이는 누구일까? 이렇게 마음을 아프게 하고 설레게 하고 기도하게 하고 만나본 적도 없는데 손을 꼭 잡고 있는 듯이 여겨지는 이 아이는. 책으로 출판되기 전의 원고를 읽은 오후 내내 열에 시달리며 앓았다. 순간순간 기도가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일은 어떤 일인가? 모두가 포기한 생명을 스스로 부지했던 이 아이의 힘은 무엇인가?

 

이 아이를  중심으로 모여드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의 선의에 가득 찬 이 사랑은 또 무엇인가? 를 생각했다. 생명에 대한 연모와 존경심으로 모두를 연결시키는 이 사랑스럽고 힘센 아이의 이름은 해나. 생각하고 생각해봐도 뚜렷한 답은 없었다. 입가에는 겨우 숨을 이어주는 튜브를, 작고 여린 온몸에는 주삿바늘을 주렁주렁 꽂고도 보는 이의 심장을 저릿하게 하는 미소를 잃지 않는 해나, 우리들의 해나니까~ 라고밖에는.

 

해나! 고맙다. 네가 너를 포기하지 않고 살아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이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게 되었다. 이것이 희망이겠지. 나도 네가 곧 여기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왜냐면 너는 해나니까.

신경숙


 

신경숙 작가의 추천사도 있네요. 

이제 해나를 볼 수 없지만 이렇게 책으로나마 기억할 수 있습니다.

 

해나야, 고맙다.

이 세상에 태어나줘서...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