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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사태, 편집국 폐쇄 이은 짝퉁 한국일보 발행 지탄한다

Life/시사

by 하얀잉크 2013. 6. 1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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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5일 주말 용역업체 직원을 이끈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이 편집국을 폐쇄한데 이어 17일 평소보다 10면 가까이 축소된 신문을 발행했다.

 

한국일보로부터 강제 퇴사 당했다는 기자가 밝힌바에 따르면 편집국을 장악한 사측에서 15명의 기자로 만든 짝퉁 한국일보라는 것이다.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은 용역 깡패를 동원해 편집국을 폐쇄했습니다. 현재 그 안에서는 회장의 앞잡이가 된 부장단 8명과 거기에 합세한 7명의 기자와 함께 신문을 만들고 있습니다. 여러 날 스스로 옥쇄를 할 모양인지 쌀과 컵라면 등 비상식량까지 잔뜩 갖고 들어갔습니다.

 

17일(월) 아침 여러분이 보실 한국일보는 이들이 만든 짝퉁 한국일보입니다. 겨우 15명이 만드는신문이 제대로 나올 리 없습니다. 이렇게 적은 인원이 어떻게 신문을 만드냐고요? 통신사인 연합뉴스 기사로 도배합니다. 쫓겨난 기자들이 편집국이 폐쇄되기 전인 금요일에 써둔 기사를 내보냅니다. 논설위원들이 사설 집필을 거부함에 따라 사설은 자매지 서울경제 것을 가져다 쓴답니다.

-중략-

 

 

2년 전 김인규 KBS 사장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예의없다는 핀잔에도 굴하지 않고 도청의혹 관련한 돌직구 질문을 던졌던 한국일보 채지은 기자도 16일 트위터를 통해 영혼없는 신문 발행을 예고했었다.

 

 

 

 

17일 오전 한국일보를 받아 본 시사인의 고재열 기자도 트위터를 통해 "오늘자 한국일보... 아니 '연합뉴스일보'... 기자들은 어디에? 다른 신문 1면에... 데자뷰 쩐다!!! " 며 연합뉴스일보라고 비꼬았다.

 

이러한 짜깁기식 발행이라는 파행에 대해 한국일보 역시 자사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가 없어 트위터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는 말로 인정했다.

 

17일 한국일보 공식 트위터는 "죄송합니다. 오늘자 한국일보 지면은 저희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가 없습니다. 배임혐의 장재구회장의 불법 편집국 폐쇄로 정상적으로 지면을 제작할 수 없었습니다"며 "따라서 오늘 기사 트위터 서비스는 하지 않습니다. 독자여러분 거듭 죄송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한국일보는 지면 우측 상단에 '독자 여러분께 양해 말씀 드립니다'라는 사고를 통해 "더 이상 파행적인 신문 발행이 계속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 하에 16일 신임 편집국장(직대)과 신임 부장단, 그리고 지면 제작에 동참하는 기자들과 함께 신문 제작 정상화에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그간 일부 편집국 전직 간부와 노조원들이 점거해 오던 편집국을 되찾고, 언론사 본연의 임무인 신문 제작을 바로잡았습니다"고 밝혔다.

 

 

한국일보를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독자 여러분께 사죄와 양해의 말씀 드립니다.

본보는 지난달 초부터 회사의 인사 발령에 불만을 품은 일부 편집국 전직 간부와 노조의 반발로 40일 넘게 정상적인 신문 제작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회사는 '신문 발행은 중단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노조 측과 수 차례 타협과 협상을 시도했지만 강경 노선을 내세우는 노조의 주장으로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이에 따라 회사는 더 이상 파행적인 신문 발행이 계속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 하에 16일 신임 편집국장(직대)과 신임 부장단, 그리고 지면 제작에 동참하는 기자들과 함께 신문 제작 정상화에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그간 일부 편집국 전직 간부와 노조원들이 점거해 오던 편집국을 되찾고, 언론사 본연의 임무인 신문 제작을 바로잡았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오늘자부터 신문 지면 수를 평소보다 다소 줄이는 조치가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당분간 감면 조치가 있더라도 한국일보가 다시 태어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여기시고 혜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일보는 정상적인 신문 발행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또한 회사는 인적 화합을 위해 편집국 노조원 기자들에게도 계속 동참을 호소할 것입니다. 많은 기자들이 '신문 발행은 계속돼야 한다'는 대의에 공감하고 있어 평시 지면으로의 복귀가 그리 멀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한국일보는 '춘추필법의 정신, 정정당당한 보도, 불편부당의 자세'를 사시로 지난 59년간 정도(正道)를 걸어온 정통 종합일간지입니다. 조속한 정상 발행과 사내 화합을 이뤄 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6월 16일
한국일보 발행인 박진열

<전문>

 

 

 

 

한국일보 사태, 무엇이 쟁점인가?

 

사실 지금은 조중동이라 많이 이야기 하지만 과거만 해도 한국일보를 포함해 4대 언론이라 이야기 했다. 한국일보 사옥이 경복궁 앞에 위치해 있을 때 이야기다.

 

 

 

<경복궁 앞 중학동 시절 한국일보 사옥>

 

현재 모든 언론사들이 시행하고 있는 기자 공개채용이나 두 개 이상의 사설을 정착화 시킨 것도 한국일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하지만 장기영 회장 이후 자식들의 족별경영이 시작되면서 삐걱댔다.

 

넷째 아들 장재국 전 한국일보 회장은 회장 재직시절이던 1990년대 중반 라스베이거스에서 큰 돈으로 도박을 하여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2002년에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고 현재 둘째 아들 장재구 회장은 200억 원의 배임혐의로 고발됐다.

 

이번 사태는 4월 29일 한국일보 노조가 회장을 200억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자, 회장이 5월 1일자로 기습적인 부당 인사를 자행하면서 시작됐습니다.

회장의 배임은 경복궁 앞에 있던 한국일보 사옥 재개발 과정에서 한국일보가 확보한 최소 200억원 규모의 우선매수청구권(새 건물의 몇 개 층을 시세보다 싼 값에 쓸 수 있는 권리)을 개인 빚을 갚는 데 날려 버린 것입니다. 회장의 비리는 이것 말고도 많아서 노조는 추가 고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한국일보로부터 강제 퇴사 당했다는 기자는 200억 상당의 우선매수청구권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워크아웃 일환으로 매각된 한국일보 사옥 자리에는 현재 트윈트리 최신식 건물이 들어섰고 한국일보는 복귀를 사실상 포기했다.

 

 

 

<현재는 트윈트리 최신식 건물이 들어서 있다>

 

 

 

한국일보 사태, 한국일보의 주인은 누구인가?

 

장재구 회장이 배임의 죄가 있다면 응당 그에 마땅한 죄값을 치뤄야 한다. 한국일보가 부친이 창립한 언론사이지만 그렇다고 그 재산 역시 부친 것도 아니고 회장의 소유도 아니다.

 

본질적으로 이번 한국일보 사태의 원인은 한국일보의 주인이 누구인가?에서 비롯된다. 장재구 회장을 비롯한 사측은 이번 사태가 한국일보의 정상화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언론사는 경영자만의 소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기사를 제작하는 기자들의 것이기도 하고 독자들의 것이기도 하다. 만약,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하지 않는다면 한국일보가 존재할 수 있을까? 만약, 한국일보를 독자들이 읽지 않는다면 한국일보가 존재할 수 있을까?

 

기자 공개채용을 통해 공정한 언론정신을 뿌리내린 한국일보가 이제와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기자들만 남기고 기자들이 민주적 절차인 투표를 통해 받아들이지 않은 편집국장을 세우려 고집한다면 미디어의 기본 정신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기자도 독자에게도 외면 받는 어용신문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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