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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빵집이 골목에서 살아남는 법 – 천연발효빵 뺑드빱바

기자단-필진/베네핏 매거진

by 하얀잉크 2012. 7. 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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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동네빵집의 대명사로 불리우던 리치몬드 과자점 홍대점이 문을 닫았다. 6월에는 강남역의 명소였던 뉴욕제과가 문을 닫았다. 30년 이상 자리해 온 두 점포자리에는 각각 대기업의 커피점과 의류점이 들어섰다.

 

골목상권까지 대기업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진출하면서 2008년 8천개가 넘던 동네 빵집이 불과 3년 사이 3천개 가량이 줄었다. 반면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은 45%가 늘어 동네빵집의 수를 넘어섰다.

 

젊은이들의 발길이 잦은 강남의 가로수길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초입부터 유명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그럼에도 꿋꿋이 골목상권을 지키며 동네빵집의 명맥을 유지하는 곳이 있다. 4년째 가로수길에서 천연발효빵을 굽고 있는 뺑드빱바를 찾아보았다.

 

 

직접 재료구입부터 빵까지 굽는 이호영 쉐프

 

 

 

아빠의 마음으로 만든 빵, 뺑드빱바

 

매장에 들어서니 하얀 조리복과 긴 모자를 쓴 이호영 쉐프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건네는 명함을 받으니 MASTER라고 씌어 있다. 경영은 물론 여전히 빵을 직접 만들고 있는 오너 쉐프이다. 먼저 빵집 상호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프랑스어로 아빠가 만든 빵이란 뜻입니다. 제가 아빠이기도 하지만 엄마보다는 좀 더 전문가적인 느낌이 있지 않나요? 아빠의 마음으로 안심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이름지었습니다.”

 

외모로 볼 땐 40대 초반 정도로 보였는데 벌써 50대를 바라본다는 나이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실제 초등학교 다니는 딸아이가 있다고 한다. 그는 어떻게 빵과 만났을까?

“지인의 소개로 25살부터 빵과의 인연을 시작해서 줄 곧 빵 만드는 일에만 열중하다가 4년 전 이 곳에서 첫 빵집을 열게 되었습니다”

 

청년시절부터 오직 한 길만 걸어와 이룬 꿈. 그런 뺑드빱바에는 동네빵집의 어려움이 없을까?

“힘들죠. 물론 힘들어요. 저희는 직접 구매한 유기농의 좋은 재료를 쓰고 반죽부터 모든 과정을 이 안에서 합니다. 모두 천연발효한 빵이에요. 잼도 통조림 사용을 금하고 산딸기, 오디 등 신선한 제철과일만 쓰다 보니 프랜차이즈 빵집 보다는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어요. 그래도 내가 만족하는 빵이 아니면 안되니까 어쩔 수 없죠”

 

조금 비싸더라도 아이들을 위해 더 맛있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드는 것이 아빠이다. 그런 마음으로 가게를 연 이호영 쉐프에게 타협이란 없었다. 그런 진심을 알아주었는지 빵을 사러 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빵은 인스턴트 아닌 Slow Food

 

하루 평균 250명의 고객이 빵을 사러 온다고 한다. 인터뷰 하는 도중에도 손님들의 발길로 붐볐는데 특이한 점은 빵을 고르기 전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어떤 맛의 빵인지 충분히 물어보고 구매하는 광경이 무척 생경했다.

 

“90%가 단골손님이에요. 멀리서 병원 소개로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알러지나 부작용 때문에 빵을 못드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저희는 그 날 만든 빵은 그 날 모두 소진하고 첨가제와 개량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안심하고 드실 수 있습니다. 보통 식빵 만드는데 2시간 정도 걸리는데 저희는 이스트 양과 온도를 조절해서 천천히 발효시켜 식빵 만드는데 5시간이 걸려요.”

 

빵의 물량이 모자라도 변하지 않는 원칙이다. 좀 더 빵에 대한 철학에 대해 들어보았다.

“뺑드빱바에는 총 30가지 종류의 빵이 있지만 간식으로 먹는 빵이 아니라 주식을 위한 빵이에요. 사실 빵은 인스턴트 음식이 아닌데 빵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아쉬울 때가 많아요. 너무 쉽게 먹고 또 쉽게 버리기도 하죠. 빵은 마르면 토스트를 만들어 먹거나 스프와 함께 먹으면 좋습니다. 딱딱하게 굳었다고 버리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문화입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이길 수 없다! 스스로 경쟁력 갖춰야

 

크림빵 종류가 없다 했더니 이유가 있었다. 골목상권에서 힘겨워 하는 소상공인들에게 돌파구가 되는 희망의 메시지를 부탁했다.

 

“물론 소상공인지원센터와 같이 행정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지원에 의존하기 보다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이길 수 없거든요. 뺑드빱바도 지금의 위치에 있기까지 제분기도 직접 구입해서 들여놓고 여기저기 발품을 많이 팔았습니다”

 

 

이호영 쉐프는 가게 한 쪽에 높인 제분기를 가리켰다.

 

 

“동종업종의 사람들끼리 협력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1년에 두 번 베이커리 전문점들이 함께 모여 윈도우 베이커리 콜렉션을 여는데 코엑스에서 했던 지난 콜렉션에는 이틀 동안 4천명이 다녀갔습니다. 올 가을에 5회가 열려요.”

 

골목까지 진출한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에서는 빵을 사면 우유를 주거나 우산을 주기도 한다. 끊임없는 프로모션에 할인이나 적립은 기본이다. 하지만 잊지말아야 할 것은 전국 매장으로 빠르게 유통하기 위해서는 방부제와 보존제 사용이 필수적이다. 당신은 당신 그리고 가족의 건강과 이벤트 상품을 바꿀 것인 것인가?

 

 

 

* 뺑드빱바는 압구정동 방향 가로수길 초입 킹콩 스테이크 건너편에 위치해 있다. (자세한 약도는 아래 링크 참조)

* 이 글은 베네핏 매거진에도 게재 되었습니다.

 

글 / 사진. 에디터 김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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