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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가 보금자리인 케냐의 어린이집

여행스토리/해외

by 하얀잉크 2011. 3. 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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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버스 해외봉사단이 낯선 아프리카에 도착해 케냐 마고도(magodo) 어린이집에 도착한 것은 지난 2월 11일.

빈민가에 위치한 이 어린이집에는 수 백명의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좁은 컨테이너 박스 안을 들여다 보니 한 가득 아이들이 들어차 있습니다.

말이 어린이집이지 변변한 건물도 없이 몇 개의 컨테이너 박스가 전부입니다.

일부 아이들은 동양에서 온 우리들을 발견하곤 웃음짓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반가운 손님일까요? 우리가 찾아 온 하루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기억될까요?


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우리를 보고 방긋 웃으며 반겨주었습니다.

아이들의 환한 미소를 보니 조금은 긴장이 풀립니다.

동양에서 온 우리들이 신기한지 아이들이 금새 몰려듭니다.

특히, 긴 머리카락이 신기한가 봅니다. 많은 여자아이들이 다가와 만져보고 신기해합니다.

 한 아이는 다가와 와락 안기기도 합니다.

부모없이 자란 탓인지 처음 본 이방인의  품에 금새 안기는 것을 보니 마음 한 켠이 아파옵니다.

아이들의 생활은 늘 고단합니다. 한창 먹고 성장해야 할 시기이지만

먹을 것은 충분치 않고 늘 배가 고픕니다.

 아이들에게 돌아가야 할 빵은 이렇게 굳게 닫힌 철문 안에 있습니다.

냉장고가 없다보니 가장 서늘한 이 곳에 보관할 수 밖에 없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육안으로 보아도 이미 빵은 쥐가 파먹고 썩어가고 있습니다.

저 빵들이 아이들 입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우리가 이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평소 내 방도 잘 치우지 않는 우리들은 마음을 굳게 먹고

냄새나고 지저분한 어린이집을 청소해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맛있게 식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우리가 늘 먹는 쌀. 하지만 케냐 아이들에게 보급되는 쌀에는 돌이나 먼지가 가득합니다.

이렇게 골라주지 않으면 모두 밥에 그대로 들어간다니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고르고 또 골라냈습니다.

형님들은 아이들과 신나게 놀아주었습니다.

이렇게 눈 높이에서 놀아주는 것이 구호받는 자와 도움주는 자의 경계를 허무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드디어 식사시간.

우리가 정성껏 손질한 쌀로 만든 밥을 아이들이 맛있게 먹습니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이 하나 둘 먼지날리는 곳 한켠에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물어보니 컨테이너 박스가 워낙 좁아 나이어린 아이들은 밖에서 식사를 한다고 합니다.

쌀이 충분치 못하다 보니 쌀밥을 먹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불평하는 아이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저 끼니를 때울 수 있음에 감사해 합니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무엇을 도와줄까 생각하고 왔지만

정작 아이들은 밝게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풍족한 생활을 하면서도 늘 불평해온 우리들이었기에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준비해간 약간의 식료품과 생필품을 아이들에게 전해주었습니다.

아이들에게 큰 도움은 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주위에서 너희를 생각하고

도와주는 손길이 있음을 기억해달라는 의미였죠.

놀라운 것은 그들은 우리의 선물을 너무도 당연시 여기고

선물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물론 더 많이 주지 못함에 미안했지만 이렇게 한번 씩 찾아와 도와주었던 손길이

오히려 그들을 구호에 의존하게 만들고 있지 않나 안타까웠습니다.

 

 반세기 만에 한강의 기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루었던 우리들이기에 더욱 안타까운지 모르겠습니다.

아프리카가 오랜 가난을 벗고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해봅니다.


* 해외봉사를 다녀온 대학생들이 직접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현장에서 느낀 학생들의 생생한 리포트를 보시면 잔잔한 감동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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