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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여행 연재, 젠틀몬스터 쇼룸 변신한 계동길 중앙탕... 그 후

북촌LIFE

by 하얀잉크 2015. 6. 2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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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북촌주민 하얀잉크의 북촌이야기

새로운 명물로 탄생한 계동길 중앙탕 뒷이야기


지난해 46년간의 역사를 뒤로 하고 문을 닫았던 계동길 중앙탕에 대해 소개한바 있다. 그동안 계동 사랑방 역할을 해왔던 목욕탕이기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했고 주민의 한 사람으로 역시 무척이나 아쉬웠다. 북촌의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불러온 또 하나의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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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고 계절이 바뀌며 그 자리에 안경점이 들어섰다. 사실 자주 지나다니는 길이지만 안경점이 오픈한지도 몰랐다. 그 흔한 간판 하나 달리지 않았고 예전처럼 목욕탕 간판이 매달려 있었다. 아직 오픈 준비중이라 여겼는데 오픈했다는 소식에 지난 주말 들러 보았다.






건물의 외관은 번쩍번쩍 하는 입구를 제외하면 예전 모습 그대로이다. 외벽도 중앙탕 당시 그대로 유지되어 있고 목욕탕 간판마저 그대로 달려있다. 도대체 뭐지? 이 수상한 가게의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 다행히 매장 내에서의 사진 촬영을 허가해주어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젠틀몬스터 쇼룸으로 변신한 중앙탕 들어가 보니







안에 들어서면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처음 이곳에 안경점이 들어선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우리가 흔히 보아오던 안경점이 아니다. 다양한 안경과 선글라스를 둘러볼 수 있는 쇼룸이었다. 그것도 중앙탕 인테리어가 그대로 묻어있는 특별한 쇼룸.






젠틀몬스터. 이 수상한(?) 안경점이 천송이 선글라스로 대박을 쳤던 바로 그 브랜드이다. 젠틀몬스터는 중앙탕을 네 번째 쇼룸 ‘BATHHOUSE’로 꾸몄다. 남겨진 것과 새로운 것의 공존이다. 기존에 자리한 목욕탕의 오리진(Origin)을 살리고 브랜드의 정서를 담아 ‘창조된 보존’의 개념을 재현했다고 한다. 의도한 것인지 모르지만 매장내 액자형 통로를 통해 동네의 터줏대감 믿음미용실이 보인다. 





1층 안쪽에 들어서면 안경점에는 어울리지 않는 기계가 나온다. 중앙탕 목욕물을 데우던 화목보일러라고 한다. 친절하게도 스텝분이 내부 공간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는데 목욕탕의 보일러도 철거하지 않고 남겨두었다고 했다.








이 공간은 분위기로 짐잣했겠지만 편백나무 사우나의 외형을 살린 쇼룸이다. 흔히 히노끼라고 불리는 사우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이다. 사우나 느낌을 살려 사람이 들어서면 센서가 작동해 붉은색 조명이 켜지기도 한다.








1층 중앙에 위치한 이 거대한 것은 무엇일까? 목욕탕의 물을 데울 때 에너지가 생성되는 과정에서 영감을 얻은 설치작품이라 한다. 


'Time Transformation'은 에너지의 변환을 통해 움직이는 설치 작품으로 목욕탕의 동력원인 물을 데울 때 에너지가 생성되는 과정에서 영감을 얻어 창조하였다. 1층 공간에서 물의 움직임을 통해 생성된 운동에너지는 전기에너지로 전환되고, 이러한 에너지 변환과정을 통해 2층에 설치된 162개 전구의 빛을 밝힌다.







환한 전구가 밝히는 2층 쇼룸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 보았다. 본래 2층은 중앙탕의 남탕이었던 공간이다. 이 곳은 또 어떻게 보존되어 있을까?







1층에서 보았던 설치작품 'Time Transformation'이 올라온 모습이 보인다. 상하 피스톤 운동을 통해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다. 2층에도 건물 원형을 살린 인테리어 구조의 너른 쇼룸을 볼 수 있다. 안경점이라기 보다는 선글라스 매장에 가깝고 매장이라기 보다는 전시관의 느낌이다.









붉은색 벽돌이 보이기도 하고 목욕탕 타일이 드러나 보이기도 한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쇼룸이다. 한켠에 3층으로 올라가는 철제 계단이 눈길을 끈다. 







3층에서 옛 중앙탕을 추억하다


젠틀몬스터 3층은 특별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철제 계단을 타고 어두운 3층으로 올라간 순간 펼쳐진 모습에 눈을 의심했다. 그곳에 옛 중앙탕이 있었다. 

















한장 한장 어두운 벽면을 향해 옛 중앙탕의 모습이 지나갔다. 철거 하기 전 마지막 중앙탕의 모습을 담은 듯 했다. 그렇게 사라져 버린 줄 알았던 중앙탕이 이렇게 남겨졌다. 한참을 멍하니 슬라이드를 응시했다.









3층 쇼룸에도 다양한 선글라스가 진열되어 있었다. 문득 젠틀몬스터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처음 목욕탕을 통째로 사용하는 안경점이 들어선다는 말에 해외브랜드나 명품브랜드라 생각했다. 검색해 보니 젠틀몬스터는 오래되지 않은 국내브랜드였다. 대표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것도 아니고 직접 몸으로 깨지고 넘어지며 시행착오를 거쳐 디자인으로 성공한 브랜드였다. 





중앙탕에서 바라 본 계동 풍경


3층에는 또 하나의 볼거리가 있다. 바로 테라스에 마련된 휴식공간이다. 나무를 심고 정원으로 가꿨다. 이 날 비가 와서 오래 머물 순 없었지만 이 곳에서 계동이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계동전망대인 셈이다.










관광객들은 계동길만 지나다니며 시간이 멈춰진 골목이라 하지만 계동에도 골목골목마다 많은 한옥들이 들어서 있다. 중앙탕 골목이 그대로 남아 있는 옥상에서 정겨운 계동 한옥들을 만나볼 수 있다.



중앙탕이 사라지고 안경점이 들어선다는 소식은 하나도 반갑지 않았다.

안경이야 종로에 나가서 맞춰도 될 일을 굳이 동네까지 들어오는 것이 마뜩치 않았다.

그런데 새로 들어선 쇼룸을 다녀오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라도 마을의 고유 유산이 남아질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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