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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여행 연재, 계동에 세종대왕이 세운 600년된 보물찾기

북촌LIFE

by 하얀잉크 2015. 6. 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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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북촌주민 하얀잉크의 북촌이야기

북촌 계동 숨은명소, 천문관측대와 마을수호신



북촌골목여행을 연재하는 하얀잉크입니다. 계동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하고 옆동네로 옮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아직 소개하지 못한 계동의 숨은 명소가 마음에 걸리네요. 북촌의 구석구석을 소개하기로 했던 취지대로 좀 더 숨겨진 명소를 소개해 드립니다.


국보 1호는? 숭례문! 보물 1호는? 흥인지문! 철없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상식이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문화재 가운데 국가가 법적으로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가 크다 하여 지정한 유형 문화재가 국보와 보물이다. 그런데 북촌에 국가에서 지정한 보물이 있다?


경복궁, 창덕궁 이야기가 아니다. 북촌 중에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않는 계동길에 세종대왕이 세운 보물이 600년 넘게 보존되어 있다고 하여 찾아나섰다.





보물이 위치한 곳은 현대사옥이었다. 옆으로 최근 아라리오에 인수되어 뮤지엄으로 재개관한 공간 사옥이 보인다.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을 비롯한 각종 경기장, 부여박물관, 청주박물관, 워커힐, 르네상스 호텔 등을 설계하며 우리나라 대표적인 근대 건축가로 손꼽히는 김수근 선생이 직접 설계해 자신의 사무실로 썼던 건물이다.  시간내어 꼭 가보고 싶은 공간이기도 하다.





세종대왕이 세운 보물, 관상감 관천대


멀리서 보면 자칫 봉화대나 굴뚝처럼 보이는 유적이 우리가 찾던 보물이다. 작은 첨성대처럼 느껴졌다면 정답이다. 조선 전기에 지어진 천문관측대이다. 제법 규모가 크고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진 그래서 국보로 지정된 첨성대에 비해 초라한 모습에 실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물로 지정된 이유가 있을 터, 좀 더 가까이서 살펴보자





농업국가였던 우리나라에서 천문관측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지금까지 원형이 보존되어 있는 관측대는 4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경주 첨성대(통일신라), 개성 만월대의 첨성대(고려), 서울 창경궁 내의 관천대(조선후기)와 북촌의 관상감 관천대이다. 특히, 관상감 관천대는 창경궁 관천대 보다 앞선 조선전기 15세기 전반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즉, 당시 천문기기의 개량과 발명에 관심이 지대했던 세종대왕이 세종 16년 설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전기에만 세 곳에 관천대가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남은 것은 광화방의 관천대 뿐이다. 현대사옥이 있던 자리는 본래 휘문고 부지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천문과 지리, 기상 상태를 담당하던 기관 서운관이 위치했다고 한다. 






1980년대 휘문고가 강남으로 이전하고 현대그룹이 들어서면서 관천대에 대한  조사와 정비가 거듭되어 1984년 원위치에서 완전 해체 복원하여 지금과 같은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그럼에도 본래 있었던 돌계단은 복원되지 않았으며 현재는 천문 관측기구였던 '간의'는 사라지고 대만 남아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본래 사적 제296호로 지정되어 있었으나 해체 후 다시 복원한 연유인지 우리나라 천문학 역사와 천문학 기기의 발전을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로 재평가 받아서인지 2011년 보물 제1740호로 승격되었다.


계동길이 시작되는 입구에 위치한 현대 사옥은 북촌골목여행에서 쉽게 지나치기 쉬운 곳이지만 한번쯤 보물로 지정된 600년 된 천문관측대를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나만의 숨은명소, 북촌상회


현대사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아는 사람만 아는 계동길 명소가 숨어있다. 귀여운 부엉이 인형을 비롯해 각종 액세서리가 눈에 띄는 아담한 가게이다.






상호명이 북촌상회인 이 상점은 현대사옥 건너편 북촌문화센터 내에 위치해 있다. 많은 이들이 골목여행의 시작점으로 북촌지도를 받고 문의하는 센터이지만 이 곳에 이렇게 아담한 북촌상회가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요즘 보기 힘든 우표도 판매하고 북촌주민이 쓴 책도 판매한다.





중앙고 앞 마을의 수호신, 은행나무


다음으로 소개할 숨은 명소는 계동길이 끝나는 지점 중앙고등학교에 위치해 있다. 재학생들은 물론 캠퍼스가 예뻐 주말이면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욘사마가 <겨울연가>에서 다닌 학교로 외국인 관광객들도 발길하는 곳이지만 이 곳에 숨은 명소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많다.






바로 중앙고 교문 옆에 우뚝 선 은행나무가 주인공이다. 종로에는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이 즐비하지만 이 은행나무가 의미있는 이유는 오랫동안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숭앙받았기 때문이다. 수령이 500년 되었으니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중기 중종시절부터 계동의 역사와 함께한 셈이다. 


조광조의 개혁정치부터 조선의 흥망성쇠, 일제강점기의 시련, 대한민국의 태동까지 그 자리에서 한결같이 지켜보았을 나무는 오늘날 우리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은행나무는 워낙 커서 가까이에서는 카메라에 담기도 어렵다. 현재는 보호수로 지정되어 고려중앙학원에서 관리를 한다고 한다. 나무의 둘레가 둘레 310cm나 된다. 나무에 대한 전설이 안내판에 적혀 있어 옮겨보았다.



조선 초기부터 자라온 이 은행나무는 이 고장의 수호신으로 숭앙되었기에 매년 가을이면 이곳에 오곡백과를 차려 놓고 은혜에 감사하고 소원을 기원했다. 특히 중앙의 자주독립과 애국 애족의 역사와 전통을 지켜 보았을 이 은행나무에 우리는 남다른 감회와 애정을 느낀다.

독립기념관 개관에 즈음하여 이 나무를 영구히 기리기 위하여 삼목이식하였다.



삼목이식이란, 나무의 가지나 줄기, 잎 따위를 잘라 다른 곳에 심었다는 의미이다. 보통 고목들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지금은 오곡백과를 차리고 소원을 기원하진 않지만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마을을 내려다 보며 지켜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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