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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여행 연재, 북촌 숨은명소 석정보름우물의 두 얼굴

북촌LIFE

by 하얀잉크 2015. 6. 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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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북촌주민 하얀잉크의 북촌이야기

계동길 석정보름우물을 아시나요?


북촌마을에 우물이 몇 개 있을까?  사실 마을에 거주하는 나조차도 정확하게 모른다. 그동안 산책하며 발견한 우물들을 떠올려 보니 4개 정도 된다. 계동의 석정보름우물, 화동의 복정우물, 원서동의 우물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 뒷 편 종친부터의 우물.


공통적인 것은 거기에 우물이 있었던가? 아는 이들이 많지 않을만큼 방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우물이다 보니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우물은 주된 음수, 생활용수 공급원 역할을 하며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됐는데 말이다.





북촌의 숨은 명소 찾기의 시작을 우물에서 시작한 것은 우리의 뇌리에서 잊혀지는 우물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한옥은 아름다운 가치가 재평가 되며 다시 카페로, 주택으로 변모하고 있는데 우물은 계륵으로 전락한듯 하다. 관광자원으로는 부족하고, 그렇다고 없애자니 문화재이고 말이다.


계동길에 위치한 석정보름우물은 어떨까?





계동길 중앙고등학교로 올라가는 길 우측에 우물이 덩그라니 놓여있다. 석정(石井)보름우물이다. 계동길을 지나다니는 이들 중 우물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기록에 따르면 우물이 돌로 쌓여져 동네이름이 석정골이라 불리웠다 한다. 이름이 석정보름우물인 연유는 15일 동안은 맑고 15일 동안은 흐려지곤 했기 때문이란다.






지금은 폐정되어 둥근 유리판으로 막아놨다. 안을 더 들여다 보고 싶었지만 올라가지 마세요란 팻말이 몸을 멈추게 만든다. 본래 석정우물은 조선시대 물 맑기로 소문난 우물이었다 한다. 


헌데 양반댁 도령을 사모하던 망나니 딸이 우물에 투신하여 갑자기 우물이 요동치며 흘러넘치는 변고가 일어났다.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 원혼제를 지내주니 그 뒤 보름은 물이 말고 보름은 흐려져서 보름우물이 붙게 됐다. 보통 우물에 전설 하나 쯤은 얽혀 있지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조선왕조실록에도 실려 있는 이야기라 한다.






우물 안내판에도 물맛이 좋기로 소문났었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특히, 이 우물물을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 인근 궁궐 궁녀들도 몰래 떠나 마시며 아이 낳기를 기원했다고 한다. 속설 하나에도 매달리던 남아선호사상이 지배하던 시절이야기다. 


20세기 초 서울에 상수도시설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 우물은 주된 음수, 생활용수 공급원이었으며 이곳 석정보름우물도 북촌 주민들의 중요한 음수원이었다. 석정보름우물은 15일 동안은 맑고, 15일 동안은 흐려지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물맛이 좋기로 소문났었으며, 이 우물물을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 인근 궁궐 궁녀들도 몰래 떠더 마시며 아이 낳기를 기원했다고 한다.

1794년 중국에서 압록강을 건너 온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인 주문모 신부가 1801년 새남터에서 순교하기 전까지 계동 최인길(마티아) 집에 숨어 지내면서 조선땅에서 첫 미사를 봉헌하였고, 이 우물물로 세례를 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1845년 한국인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안드레아) 신부도 이 지역에서의 짧은 사목기간동안 이 물을 성수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주교 박해당시 많은 순교자들이 발생하자 갑자기 물맛이 써져서 한동안 사용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가회동성당과 천주교 성지 석정우물


안내판 기록에도 있듯이 석정보름우물은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와도 관련이 있는 곳이라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인 주문모 신부가 선교활동을 할 때 석정우물 물을 성수로 사용했고 김대건 신부도 성수로 사용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리하여 현재 천주교인들의 성지순례 코스로도 이용되고 있다.







북촌로에 위치한 가회동성당을 찾았을 때도 석정보름우물의 기록을 찾아볼 수 있었다. 천주교 박해로 순교자가 발생하자 물맛이 변해 한동안 발길이 끊겼다고 전해진단다. 참고로 천주교인은 아니지만 가회동성당은 조선시대 최초로 미사드린 유서 깊은 성당이다.


2년 전 한옥과 어울리는 성당으로 재건축되었는데 옥상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북촌의 풍경이 볼 만하다. 다음에 기회 있을 때 따로 포스팅 해봐야겠다. 





석정보름우물의 두 얼굴


우물은 문화재인가? 그렇다라고 생각했던 물음에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지게 됐다. 문화재는 응당 보호되고 보존되어야 한다. 그것이 가치가 적고 많고를 떠나서 말이다. 그런데 평일 저녁에 마주한 석정보름우물의 모습은 문화재라고 보기 힘들었다.





주말이면 늘 관광객들의 발길로 넘치는 동네이지만 평일 저녁 9시만 넘어도 골목이 으슥할 만큼 발길이 없는 곳이 북촌이다. 북촌의 두 얼굴 그 속에 인적드문 계동길 석정보름우물은 주민들이 버린 쓰레기에 뒤덮여 있었다. 우리나라는 문화재가 도처에 널린 탓에 그 귀함을 모르기 때문일까.


북촌이 관광객이 버린 쓰레기에 신음한다 하지만 주민들에게도 경각심이 필요할 때이다. 북촌에 머무는 외국이 본다면 깜짝 놀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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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1/15 - 북촌이야기 연재, 북촌이 정확히 어디인가요?

▷ 2015/01/20 - 북촌이야기 연재, 북촌마을 커피전문점들의 치열한 커피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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