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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 콘서트, 90년대를 추억할 수 있었던 힐링 콘서트

문화 리뷰/공연 전시 영화

by 하얀잉크 2014. 3.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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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 콘서트 "넌 감동이었어"


"다시 대학시절로 돌아온 것 같아!"

콘서트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던진 아내의 한 마디. 그야말로 아내와 저는 자리에서 방방 뛰며 대학시절 그러니까 연애하던 시절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응답하라 1994 콘서트는 단순히 드라마 주역들을 볼 수 있어 좋았던 것을 넘어 90년대를 추억할 수 있어 좋았던 콘서트였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응답하라 1994 콘서트를 다시 추억해 봅니다.






무대가 열리고 의자에 가만히 앉아 노래부르는 여인. 그 목소리가 낯설지 않아 자세히 보니 나정이 고아라였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왈가닥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그야말로 청순한 여배우의 모습으로 돌아와 사랑스럽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역시 고아라는 SM 배우답게 노래도 잘하더군요. ^^


고아라가 첫 무대를 장식하며 응답하라 1994 드라마 콘서트가 지난 2월 15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케이블TV로는 이례적으로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던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저와 아내도 열혈팬 모드로 빠짐없이 챙겨보았는데요. 콘서트장에 가니 종영되었음에도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습니다.  






콘서트에는 드라마의 주역인 정우(쓰레기)-고아라(나정이) 나레기 커플과 김성균(삼천포)-도희(윤진이) 포만 커플이 직접 나와 토크도 하고 노래도 불러주었답니다. MC는 94년에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가수 윤종신이 진행을 맡았는데 그의 등장을 정우로 착각하고 관객들이 뜨거운 환호성을 질러대자 옛날 94년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애드립으로 웃음바다를 만들었습니다.


 


윤종신은 경희대에서 늘 심사위원석에서 보았는데 MC석에 있는 것을 보니 또 새롭더라구요. ^^ 매끄러운 윤종신의 진행으로 배우들과 토크도 하고 팬들에게 선물도 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척 많은 선물을 주었음에도 아쉽게 저는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그 보다 아쉬운 것은 해태나 빙그레, 성동일-이일화 부부는 보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아내는 칠봉이를 보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다고 하더군요. ^^ 모든 여성팬들이 같은 심정이었을듯...






응사의 강점이라면 특출난 스타 배우가 없었다는 것 그럼에도 출연배우 모두가 스타덤에 올랐다는 것이겠죠. 원톱없이 흥행한 드라마는 있어도 응사처럼 모든 배우들이 주목받았던 드라마는 없었습니다. 김성균과 도희도 응사로 인해 무명에서 일약 스타로 오르게 됐습니다. 두 사람 함께 노래부르는 모습이 참 다정해 보였습니다. 김성균은 삼천포의 무뚝뚝한 경상도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이 참 훈남이었습니다.





90년대로 돌아간 콘서트, 김조한, 015B 그리고 더블루


90년에 생을 달리했던 김광석과 서지원의 노래를 홍대광이 애절하게 부른 것도 좋았지만 역시 콘서트는 후끈 달아올라야 제 맛이죠. (2년 전 어리바리 한 청년의 모습으로 이 자리에서 슈퍼스타k4 Top4에 들었던 홍대광은 참 멋지게 변해있더군요. 말솜씨도 좋고 관리도 받으니 스타일링이 눈에 띄게 좋아졌어요 ^^)






90년대 R&B로 물들였던 솔리드의 김조한이 나와서 <이밤의 끝을 잡고>를 부르는데 역시 나가수 출신 가수는 다르다 싶더군요. 근데 <천생연분>을 비롯해 신나게 무대를 꾸미니 무대가 점점 달아올랐습니다. 90년대에 빼놓을 수 없는 가수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에는 도희와 타이지니 멤버들이 나와 무대를 꾸며주었습니다. 욕쟁이 여수 아가씨가 아니라 걸그룹으로서의 도희 인증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듣는 윤종신의 노래. 요즘 아이들은 윤종신을 예능인으로 알고 있지만 역시 윤종신은 뮤지션으로서의 모습이 가장 매력적입니다. 10년이 흘렀지만 015B와 다시 한번 무대를 빛내주었습니다. 015B의 장호일도 정말 오랜만에 보니 반갑더라구요.






그리고 더 블루. 

응답하라 1994의 까메오로도 나오고 요즘 방송에서도 간혹 나오는 김민종과 달리 전혀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손지창의 얼굴은 정말 반가웠습니다. 전혀 달라진 것 없이 그래도인 모습에 관객들이 술렁였지만 손지창 본인 스스로는 문경은처럼 변해버린 자신의 얼굴을 보일 수 없어 까메오도 고사하고 이번 무대를 위해 닭가슴살만 먹으며 체중감량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에 못지 않게 김민종도 참 관리를 잘하는 것 같습니다. 한 때 제가 중고딩 시절 김민종을 닮았다는 소리를 참 많이 들었는데 말이죠. ㅋㅋ 민종이 형님 죄송합니다. 무대 매너도 고대로인 두 분. 본인들의 콘서트인양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어 주었는데 방방 뛰다 보니 옆의 청년은 섞이지 못하고 있더군요. 딱 봐도 20대인 것을 보니 10년 전 노래를 몰랐던 것이죠. 그러고 보니 이번 콘서트는 90년대를 추억하는 30대를 위해 최적화된 콘서트였습니다. 티켓 예매도 45%가 30대였다고 해요. ^^





한바탕 즐겁게 놀았던 콘서트가 막을 내릴즈음 무대 인사를 하러 나온 배우들이 하나 둘 울먹입니다. 인기배우면서도 출세작이 없었던 고아라에게 이번 응사는 단순한 CF 모델이 아닌 배우 고아라의 이름을 각인시켜 주었죠. 정우도 더이상 조연배우나 배우 김유미의 남친이 아닌 연기파 배우 정우로서 우뚝 섰습니다. 관객들의 반응을 보니 정우 인기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도희도 벌써 영화에 캐스팅 되어 칠봉이 유연석과 함께 연기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가수 뿐만 아니라 배우로서의 각오도 새롭게 했습니다. 그리고 김성균. 항상 조폭 연기나 인지도 없는 역할로 무명세월을 보낸 배우. 하지만 우리는 이제 지난 영화에서 그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응답하라 1994의 공식적인 무대는 이 콘서트가 마지막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일부터 저도 삼천포가 아닌 김성균으로 또 다른 어떤 캐릭터를 붙잡고 씨름하고 있겠지요. 여러분들도 이 무대가 끝나면 각자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혹은 운전대를 잡고 2014년의 일상으로 돌아가겠지요.


너무 아쉽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많은 분들이 참 살기 팍팍하다고 하는 2013년에 여러분과 저희는 같은 음악을 듣고 같이 울고 같이 웃을 수 었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행복한 사람이 있을까 싶고 앞으로 살면서 힘들거나 제가 못된 어른이 되어 갈 때는 신촌하숙 친구들이 나오는 응답하라 1994를 보려고 합니다. 


드라마의 마지막 나레이션을 장식했듯 김성균의 코멘트는 나레이션처럼 콘서트를 갈음하고 있었습니다. 가슴에 와닿는 그 말에 두 뺨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정확치는 않지만 이런 감동적인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콘서트 와서 눈물 나기는 또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클로징은 따로 있었습니다. 관객들의 앵콜 소리에 다시 막이 오르고 나레기 커플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마지막 앵콜 노래 뒤에 나정이가 정우를 향해 두 팔을 벌리더군요. 드라마에서 화제의 장면이었죠. 나정이를 향해 뛰어가 정우가 뜨거운 포옹을 합니다. 


드라마에서는 이제 너에 대한 감정을 숨기지 않겠다는 쓰레기의 모습이었지만 콘서트에서는 정말 수고한 서로를 위해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연기자로서의 아낌없는 격려였습니다. 


두 시간이 훌쩍 지나 꿈같은 무대가 끝이났지만 공허하지 않았던 것은 이 콘서트가 삶의 새로운 활력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힐링. 그것은 힐링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드라마에 이어 콘서트도 따뜻한 음악과 함께 행복했던 90년대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고마워요. 응답하라 1994! 


사진제공.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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