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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에서 명화를 만나다, 한국근현대회화 100선전

문화 리뷰/공연 전시 영화

by 하얀잉크 2014. 3. 1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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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를 만나다 한국근현대회화 100선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2013.10.29 - 2014.03.30








전시를 보러 다닐만큼 그림에 조예가 깊진 않다. 하지만 이중섭 화백이나 김수근 화백을 비롯해 근현대 작가들의 오리지널 작품을 볼 수 있다는 흔치 않은 기회는 무지한 나에게도 꽤나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번 한국근현대회화 100선은 경복궁 옆 소격동에 새로 문을 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오픈 기념으로 기획되었다. 그럼에도 덕수궁관에서 열린다는 점은 좀 이해되지 않았지만 여러차례 덕수궁을 찾았으면서도 국립현대미술관은 한번도 찾지 않았다는 자신을 자책하며 덕수궁으로 발길했다.






벌써 한 달전의 일인 듯 하다. 딸아이들을 대동하고 덕수궁에 들어서니 한국근현대회화 100선을 알리는 배너가 눈에 들어왔다. 두 아이를 데려갔지만 정확하게는 첫째 아이에게 그림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빠가 이런 사람이라고 의시대는 것이 아니라 조금만 노력하면 가까운 곳에 이렇게 눈높이를 올릴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전시 관람료는 덕수궁 입장료 포함하여 성인 기준 6,000원 이었지만 현대카드 50% 할인을 받아 7,000원에 입장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는 3,000원인데 1천원의 향방은 어디갔을꼬?








미술관으로 가기 전 중화전을 어찌 지나칠 수 있으랴. 언제 보아도 단아한 처마와 단청은 아름답다. 토요일 주말이었지만 다행히 관람객은 많지 않았다. 고즈넉한 고궁을 거니는 것은 보너스인 셈이다.


* 중화전은

덕수궁의 정전으로 왕의 즉위식, 신하들의 하례, 외국 사신들 접견 등 주요한 국가적 의식을 치르는 곳입니다.

개방시간 - 매주 화/토요일 09:00 ~ 16:00







운이 좋게 시간이 맞아 중화전 내부를 직접 들어가서 볼 수 있었다. 경복궁을 비롯한 다른 궁에서도 정전의 내부는 들어가 보지 못했는데 그야말로 생각치 않은 행운이었다. 그리고 그 안의 위엄은 전에 느껴보지 못한 생경한 느낌이었다. 사진으로 담고 싶었지만 내부에서는 촬영이 금지. 아쉬운대로 밝에서 안을 향해 셔터를 눌렀다. 






덕수궁의 석조전. 적극적으로 서양 문물을 들여오려 했던 고종황제의 야심이 담긴 서양식 근대건축물 석조전은 고종황제의 처소 및 접견 공간으로 사용되었던 공간이다. 전형적인 서양의 정원문화와 둥긴 돌기둥이 인상적이다.







지금까지 미술관, 국립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궁중유물전시관 등 다양한 용도로 변모되어 사용되면서 당초 모습이 변형된 석조전은 현재 1909년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복원 중이라고 한다.








드디어 명화를 만나다, 한국근현대회화 100선이 열리는 국립현대미술관 입구에 도착. 국립현대미술관은 덕수궁관 외에도 있는데 이번에 개관한 서울관 말고도 서울랜드 인근에 위치한 과천관이 있다. 앞으로 2015년에는 청주관이 개관할 예정이다.




▲ 티켓을 받아 기념삼아 인증샷.






1관 앞에서 오디오 가이드 플레이어를 대여하고 있다. 처음에 무료인줄 알고 줄을 섰는데 대여료가 3천원. 딸아이가 꼭 듣고 싶다고 눈빛을 보내는 바람에 대여했다. 그런데 가지런히 귀에 꼽고 끝까지 열심히 들을 줄이야... 내가 저 나이때는 따분해 했던 기억이 있는데 심심하다고 칭얼대는 둘째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집중해서 듣기에 둘째만 데리고 나와 있었다.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 작가에 대한 설명과 작품의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수동으로도 조작이 가능하지만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설명이 나온다는 사실.






2관과 3관은 2층에 위치해 있는데 2관에 이중섭 화백과 박수근 화백의 작품이 있다 보니 가장 인기가 높았습니다.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이중섭 화백의 작품은 '흰소'와 '길 떠나는 가족', '황소' 3점이었다. 박수근 화백의 작품은 '빨래터', '골목안' 등이다. 그림도 제대로 볼 줄 모르지만 미술교과서나 온라인에서 보았던 진품을 눈 앞에서 보았던 경험은 앞으로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전시의 마지막 종착역인 4관은 1층 1관의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끝까지 집중해서 보아 준 딸아이가 고마워 도록까지 구매했다. 어차피 한 끼 식사로 금새 없어지고 마는 1만원이 아닌가. 사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내 어릴 적에도 8살 나이가 많은 누님이 대학로의 갤러리며 전시회들을 보여주었다. 과천관의 국립현대미술관도 누나를 따라 처음 갔던 기억이 난다. 내가 그랬듯 딸아이도 그런 문화 체험을 많이 해주고 싶다.




▲ 2층에서 내려다 본 입구의 모습.





전시를 보다 보니 창밖으로 눈이 내렸다. 그 모습이 창 낭만적으로 느껴져 사진에 담아 보았다. 아마 이번 겨울의 마지막 눈이 아니었나 싶다. 그렇게 겨울은 이별이 아쉬운 지 힘차게 눈을 뿌리고 있었다.





며칠 전 함께 한국근현대회화 100선을 보았던 딸아이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다녀왔다며 퇴근해 아직 옷도 갈아입지 못한 나를 붙잡고 쉴새없이 이야기를 떠들어 댔다. 미술관이 어떻게 생겼으며 어떤 작품을 보았는 지 말이다. 어느 새 아이와 이런 수준 높은(?) 문화적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무척 뿌듯했다. 그리고 다음에 꼭 같이 가보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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