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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소치를 향한 마지막 무대 선곡 탱고 '아디오스 노니노'

기자단-필진/한화프렌즈 기자단

by 하얀잉크 2014. 2. 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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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겨울여왕 연아 킴


2014년 올해는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가 풍성한 해입니다. 전세계 축구팬들을 잠 못 들게 할 브라질 월드컵과 서울과 부산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 펼쳐지는 아시안의 축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그리고 설 연휴가 지나면 2월 7일부터 러시아에서 소치 동계올림픽이 개최됩니다.


태극마크를 달고 4년동안 땀 흘린 태극전사를 응원하는 마음이야 똑같지만 무엇보다 이번 올림픽에서 돌아온 피겨 여왕 김연아의 무대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품에 안은 이후 은퇴설이 돌며 주춤하다가 2년 전 이번 소치 올림픽까지 출전할 것을 선언하고 맹연습을 해왔기에 메달 획득 여부를 떠나 은반 위 그녀의 마지막 무대를 볼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집니다.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 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김연아 공식 홈페이지 (클릭)]






4년 전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김연아의 금메달 추가로 종합순위 5위(금6, 은6, 동2)에 오르며 동계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금메달 1개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동안 쇼트트랙으로 대변되는 대한민국의 동계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피드였습니다. 쇼트트랙과 함께 효자종목으로 떠오른 스피드 스케이팅 역시 얼음 위의 가장 빠른 이를 뽑는 종목입니다.


하지만 김연아의 피겨 스케이팅은 누가 빠르냐가 아니라 은반 위에서 기술의 정확성과 율동의 아름다움을 겨루는 종목입니다. 국내 피겨 선수가 약 100명도 채 되지 않고 피겨 선수 전용 링크도 없는 불모지와 같은 척박한 땅에서 김연아는 홀로 피어난 꽃이었고 스포츠 팬들에게 새로운 안목을 심어주었습니다. 


특히, 김연아는 ‘올림픽징크스’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세계적인 스포츠 선수들도 떨린다는 올림픽 무대에서 19세의 어린나이로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우승하는 대담함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쇼트점수(78.50점)와 프리점수(150.06점) 그리고 총점(228.56점) 모두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는 불멸의 세계신기록입니다. 몇 해전 크리스마스에 열린 김연아의 아이스쇼를 감상할 기회가 있었는데 아름다운 선율에 몸을 맡긴 혼신의 연기는 스포츠 보다는 예술공연에 가까웠습니다.






종합예술 스포츠인 피겨스케이팅에서 배경음악의 선곡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보통 한 시즌마다 새로운 선곡과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구성하는데 마지막 시즌을 준비하며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는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s)를 프리스케이팅에는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를 각각 선택했습니다.


그럼, 그동안 김연아의 무대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던 클래식 음악들은 무엇이 있었을까요? 시니어로 데뷔했던 2006년부터 그녀가 선곡했던 클래식 음악들을 돌아봤습니다.



 시즌 구분

 쇼트 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2006-2007 시즌(시니어 데뷔)

 록산느의 탱고

 종달새의 비상

 2007-2008 시즌

 박쥐

 미스사이공

 2008-2009 시즌

 죽음의 무도

 세헤라자데

 2009-2010 시즌(벤쿠버 올림픽)

 제임스 본드 메들리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

 2010-2011 시즌

 지젤

 오마주 투 코리아

 2011-2012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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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2013 시즌

 뱀파이어의 키스

 레미제라블

 2013-2014 시즌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아디오스 노니노



살펴보면 김연아는 뮤지컬이나 영화에 삽입되었던 곡을 선호했습니다. 미스 사이공과 레미제라블은 세계5대 뮤지컬에 꼽힐 만큼 유명한 뮤지컬이며 이번 시즌 쇼트프로그램의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Clowns)도 1973년 초연된 뮤지컬 '리틀 나이트 뮤직(A Little Night Music)'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곡입니다. 영화 007 시리즈로 유명한 007 제임스 본드 메들리나 뱀파이어의 키스는 영화 OST입니다. 이는 김연아 개인 취향도 있겠지만 대중성을 고려한 영리한 선곡이 아닐까 합니다.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 되었습니다. [영상출처 - 유튜브 (클릭)]


죽음의 무도의 경우는 김연아의 강렬한 눈빛 연기로 국내에서도 유명해진 곡입니다. 동물의 사육제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Camille Saint-Saëns)가 1874년 H.카잘리스의 시를 바탕으로 작곡한 교향시입니다. 강렬한 바이올린 선율이 인상적이며 죽은자의 춤(Dance of the dead)을 그린 곡입니다. 이밖에도 2010-2011 시즌에는 한국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아리랑을 비롯한 한국 전통음악을 편곡한 ‘오마주 투 코리아’가 사랑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럼 이번 시즌의 선곡한 음악은 어떨까요? 앞선 시즌에서 선곡했던 음악처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마지막 은퇴 무대인 만큼 김연아가 직접 선곡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녀는 매체를 통해 현역선수로서 마지막으로 보내는 시즌에 내가 원하는 곡을 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음악의 대가인 스티븐 조슈아 손드하임이 작곡한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는 여주인공이 지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노래로 김연아가 시니어 시절부터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에게 이 곡으로 꼭 한번 피겨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좋아한 음악이라고 합니다. 


특히, 프리스케이팅의 곡 ‘아디오스 노니노’는 김연아가 선택한 두 번째 탱고입니다. 그녀의 첫번째 탱고는 2006-2007 시즌 시니어 데뷔무대에서 선보였던 ‘록산느의 탱고’. 영화 <물랑루즈>의 삽입곡인 탱고에 맞춰 붉은 빛 스페인풍 의상을 입고 매혹적인 연기로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키며 피겨 여제 탄생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데뷔 무대에 이은 마지막 무대에서의 탱고, 탱고로 시작해 탱고로 끝을 맺는 셈입니다.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 되었습니다. [영상출처 - 유튜브 (클릭)]


‘아디오스 노니노’는 스페인어로 직역하면 ‘노니노여 안녕’이라는 의미입니다. 노니노는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아버지를 의미하는 말로 피아졸라가 아버지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지은 탱고곡입니다. 위 영상을 보면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린, 반도네온의 협주에 눈시울을 붉히거나 눈물흘리는 관객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김연아가 이 곡을 선곡하며 아버지를 향한 추모곡이라고 하여 김연아 아버지가 사망했냐는 헤프닝이 있기도 했는데 김연아는 아버지와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는 감정과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을 연기에 담아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아니오스 노니노’를 작곡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 1921~1992) 는 탱고 음악 작곡가이며 반도네온 연주자입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이발사 아버지와 제봉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스토르 피아졸라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뉴욕의 뒷골목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선척적으로 오른쪽 다리를 저는 장애를 가진 피아졸라가 8살이 되던 생일에 아버지로부터 선물받은 것이 탱고의 대표적인 악기 반도네온이었습니다. 그의 아버지 비센테 피아졸라는 탱고의 열렬한 팬이었는데 가난 때문에 피아졸라는 아버지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 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위키백과 (클릭)]


그는 유럽에서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로 이주한 이주민들로부터 시작된 탱고에 클래식과 재즈의 기법을 도입해 스스로 누에보 탕고(새로운 탱고)라 부르며 독창적인 탱고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가 탱고의 선구자로 불리는 이유는 전통적으로 경쾌하고 빠른 리듬의 춤곡인 탱고를 서정적으로 바꿔놓으며 ‘내게 탱고는 발보다 귀를 위한 것이다’라는 유명한 말과 함께 탱고를 귀로 듣고 즐기는 음악으로 발전시켰습니다. 특히,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아르헨티나 정권이 3인 이상의 집회를 금지하면서 탱고마저 금지시키자 시련 속에 죽어가던 탱고를 회생시키며 다시 한번 세계적으로 주목 받게 만들었습니다.


 


▶ 위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 되었습니다. [영상출처 - 유튜브 (클릭)]


2002년 네덜란드 황태자가 결혼하는 로얄웨딩에서 ‘아디오스 노니노’가 연주된 것은 아르헨티나 부둣가 주변 하류층들이 소비하는 음악이었던 탱고가 피아졸라로 인해 얼마나 격상됐는가를 잘 보여줍니다. 영상을 보면 환하게 웃던 신부가 중반부터 연신 눈물을 닦아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피아졸라의 안타까운 부정(父情)과 애잔함이 사무친 ‘아디오스 노니노’가 김연아의 부정(父情)이 더해져 은반 위에서 어떻게 펼쳐질 지 벌써부터 올림픽 무대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 화이팅!




* 이 컨텐츠는 한화공식 블로그 한화데이즈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blog.hanwhadays.com/2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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