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도깨비>에서 얻은 명시, 사랑의 물리학
모처럼 여유롭게 보낸 주말이었다. 말끔히 욕실 청소를 하고 방에 들어오니 아내가 무언가 골똘히 보고 있다.
도깨비. 김은숙 작가가 tvn으로 건너가 얼마 전 시작한 드라마라 했다. 도깨비라니... 그것도 저렇게 멋진 공유 얼굴을 한 도깨비라니...
너무 판타지잖아~ 흥 하고 지나치려는데 조금 지나지 않아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마음 속 자리잡은 시 한 편을 만났다.
<사랑의 물리학>. 김은숙 작가는 자신의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찾은 도깨비 신부가 900년만에 찾아 온 첫사랑이라는 극적인 전개를 김인육의 시를 빌려 이야기 했다.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김인육의 詩 <사랑의 물리학>
절정의 가을이 보여주는 그림같은 배경 속 해맑은 김고은과
읊조리듯 나즈막히 흘러나오는 공유의 나레이션이 더해져
더욱 근사한 시가 되었다. 이미 명시지만~
그렇게 아내는 박보검에서 공유로 갈아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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