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사라지는 골목에 대하여... 미아동골목
나 산책하러 갈래. 이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잖아. 아내가 말했다. 이사 준비로 분주한 친정에 오니 더욱 마음이 심란한 모양이다. 어린 시절 곳곳에 추억이 담긴 골목이 사라진다니 어찌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할까,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아내를 따라나섰다. 꽃샘추위라고 했지만 유난히 포근한 날이었다. 봄이 오고 있었다. 올해 3월이 지나면 집집마다 철거가 시작되고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지부진했던 재건축심의가 통과되고 주민들의 동의도 이뤄졌다. 이사가 확정된 이들이 하나 둘 골목을 떠나고 이미 이주가 한창인 골목은 생기를 잃어 한적하기만 했다. 골목을 둘러보는 아내의 발걸음은 더디었다. 하지만 그 걸음을 재촉하지 않았다. 30년 가까이 살았던 동네인데 그 추억의 무게가 가볍지 않으리라. 결혼 후 아..
Life/일상다반사
2016. 3. 21. 1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