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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미술관,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에 빠지다

문화 리뷰/공연 전시 영화

by 하얀잉크 2015. 3.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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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미술관,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의 기록


온전히 나만을 위해 쓴 휴가의 말미, 남은 시간은 두 시간. 일단 광화문으로 발길했다. 집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전시든 공연이든 볼 심산이었다. 


광화문 광장 벤치에 앉아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세종문화회관, 일민미술관, 대림미술관을 서치했다. 그리고 선택한 것은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주말에는 줄을 서서 기다릴 만큼 인기라는 한 줄의 코멘트가 발걸음을 재촉했다. 








서촌에서 대림미술관을 찾기는 쉽지 않았지만 입구에 다다르자 다양한 사진들이 대림미술관이 가까웠음을 알려줬다. 폴 매카트니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멀리서도 눈길을 끌었다. (처음에 사진이 걸려있던 2층 양옥이 대림미술관인줄 알았다는...)


그렇게 도착한 대림미술관은 반할만큼 순백의 단아한 전시관이 매력적이었다. 결국 대림미술관만을 위한 포스팅을 앞서 하기도 했다.


▶ 관련글 - 2015/03/24 - 미술관 나들이, 서촌의 보물 대림미술관에 반하다







다행히 평일이라 그런지 대기줄이 길지 않았다. 티켓팅을 하고 한번의 심호흡을 한 뒤 전시관에 발을 내딛었다. 사실 전까지 린다 매카트니에 대해 아는 바가 많지 않았다. 그저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의 아내라는 정도. 그녀가 유능한 사진작가였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린다 매카트니와 폴 매카트니의 사랑


린다 매카트니에게 가장 훌륭한 피사체는 폴 매카트니였다. 폴과 결혼하면서 유명인이 된 그녀였기에 외출도 자유롭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히 가족과 사랑하는 남편을 카메라에 많이 담았다.






한 번의 이혼을 겪었던 린다 매카트니가 폴 매카트니를 만난 것은 60년대 도어즈, 롤링 스톤즈와 같은 유명인들의 사진작가로 활동하던 시절이었다. 폴 매카트니와는 1967년 런던에서 책에 쓰일 비틀즈의 사진을 찍는 중에 만나게 되었고 1969년 3월 12일 결혼했다.







"린다는 셔터를 눌러야 하는 정확한 타이밍을 알고 있다. 특별한 바로 그 순간을..."


- 폴 매카트니 Paul McCartney








시대의 아이콘들을 촬영하다


린다 매카트니는 도어즈(The Doors)에서 비틀즈(The Beatles)에 이르기까지 음악계 최고의 아이콘들의 진정성 있는 모습들을 포착한 사진작가로 인정 받았다.






이 꽃미남이 젊은시절 에릭 클랩튼이다. 우리에게는 <Tears in Heaven>으로 익숙하지만 본래 그는 영국의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로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기타리스트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이 평온해 보이는 청년이 무대에서 이빨로 연주하거나 기타를 박살내는 지미 헨드릭스다. 또한 비틀즈의 라이벌로 20세기 최고의 록그룹 중 하나로 평가받는 롤링스톤즈 역시 명성에 비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사고뭉치였지만 린다는 여성임에도 사진작가로 이들의 가장 자유롭고 솔직한 감정을 담아냈다.






"좋은 사진이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고, 멈추어 서서 바라보고 

진심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천 마디의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가치 있다"


- 린다 매카트니 Linda McCartney





린다 매카트니와 비틀즈


세기의 아이콘과 같은 스타들의 사진작가였지만 그녀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 비틀즈이다. 지금도 깨지지 않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보유한 당대 최고의 스타 비틀즈의 사진작가였다는 것만으로도 린다의 위상을 알 수 있다. 폴 매카트니의 마음까지 훔쳤으니 그녀는 일도 사랑도 프로였다.





이 사진은 그 유명한 비틀즈의 11번째 앨범 재킷 사진이다. 앨범 이름(애비 로드 Abbey Road)이나 노래는 몰라도 누구나 사진을 한번쯤 보았을 정도로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횡단보다가 되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실제 앨범재킷에 사용된 사진은 아니다. 당시 린다 매카트니는 메인 작가가 아니었고 옆에서 함께 찍은 컷이라 한다.


폴 매카트니는 왜 혼자 맨발로 걸었을까? 당시 맨발과 담배, 다른 발 유독 다른 멤버들과의 차이 때문에 사망설 소문이 돌았다는데 어쨌든 폴은 지금까지 건강히 살아있어 한국 공연까지 하기로 했다. 지금도 비틀즈 따라하기 사진을 찍는 이들 중 한 명은 폴처럼 맨발로 걷는다고 한다.






폴 매카트니와 린다 매카트니만큼 유명한 커플, 존 레논과 오노 요코. 린다의 사진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우연인지 몰라도 이들의 결혼식은 불과 8일 차이였다고 한다. 폴-린다 커플이 먼저 결혼했다.







"나는 카메라를 통해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세상으로 향한다."

- 린다 매카트니 Linda McCartney 





린다 매카트니, 롤링스톤 커버사진을 장식한 최초의 여성 사진작가


린다 매카트니가 여성 사진작가로서 유명인들을 카메라에 담긴 했지만 그녀의 명성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오랜 시간 대중문화를 이끌어 온 잡지 'Rolling Stone(롤링 스톤)'의 커버에 사진을 장식한 최초의 여성 사진작가라는 점이다. 











그녀가 담긴 사진들, 그리고 그녀에 대한 지인들의 평가도 만나볼 수 있다. 

인상적인 문구, "그 누구도 린다 보다 따뜻한 사람은 없었다"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를 발견했다면,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고 그 순간을 간직하라."


- 린다 매카트니 Linda McCartney





채식주의자 린다 매카트니의 동물사랑


사회에 대한 시선에서는 사회운동가로서의 린다 매카트니를 만나볼 수 있다. 그녀는 사진작업뿐만 아니라 영화와 음악작업 등 다양한 예술분야에서 활동했고, 출판과 방송을 통해 채식주의와 동물권리보호 등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시대의 새로운 여성상으로 주목 받았다.






린다가 유방암으로 사망하자 폴 매카트니는 평소 채식주의자였던 아내의 뜻을 따라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유방암 연구 재단을 설립했으며, 2000년 1월에는 린다가 치료를 받았던 투손과 뉴욕에 있는 병원에 2백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가족들. 이번 한국 전시도 그녀의 딸들이 전시 기획에 참여했다고 한다.








사진에 대해 무지하지만 린다 메카트니 사진전은 무척 흥미로웠다. 늘 가지고 다니는 카메라의 셔터를 누를 때 린다 매카트니의 말들이 생각날 것 같다. 그녀의 사진은 스킬이나 테크닉이 뛰어나기 보다는 진심을 담고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카메라에 무엇을 담아야 하는가 다시금 생각케 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덕분에 비틀즈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고 한국에는 인지도가 낮지만 지미 헨드릭스나 롤링스톤즈에 대해서도 검색을 해가며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한 달 더 전시가 연장된 만큼 더 많은 이들이 발길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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