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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잃어버린 아찔한 그 순간의 심정

Life/육아일기

by 하얀잉크 2010. 2. 7.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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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세요, 아이를 잃어버렸어요"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기만 합니다. 세상이 흉악해 유괴, 실종이 늘어나고 최근 나영이사건까지 일어났기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길에서 아이를 잃어버린다면?..."

한번도 상상해보지 않았던 일이었지만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지난 번 황정음 닮았다고 글을 올렸던 만4세의 딸아이를 눈 앞에서 잃어버린 것입니다.


황정음 5살때 아닌가요?  ... 글 보러가기

한 순간 벌어진 아이의 실종사건
토요일 오후 백화점에서 아이와 단 둘이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아이가 계속해서 앞질러 갔지만 이내 자신이 가는 길이 맞는지, 아빠가 뒤따라 오는지 확인했기에 안심했습니다. 백화점 문을 열고 10m정도 가다보니 물품보관소에 가방을 맡긴 것이 생각났습니다.

아이를 불러 다시 백화점으로 들어가 가방을 받아 백화점을 나섰습니다. 계속해서 아이는 장난하듯 앞질러 가고 있었는데, 순간 사람들 인파로 아이가 보이지 않더니 곧 따라갔지만 아이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처음엔 어디에 한 눈 팔고 있거나 길을 잘못들었겠지 하는 마음으로 이리저리 둘러보았지만 쉽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누구보다 당황하고 있을 아이가 걱정돼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백화점 문에서 갈 수 있을만한 갈림길 근처를 다 둘러보았지만 아이의 모습은 커녕 울음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싶어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가 물품보관소로 가 아이의 인상착의를 설명하고 실종방송을 부탁했습니다. 찾으면 꼭 연락해달라는 말과 함께 연락처를 적은 후 다음 의심장소인 지하철 역으로 갔습니다. 백화점과 연결되어 있기에 아이가 개찰구를 통해 역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터 둘러보았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봉사활동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역시 아이의 인상착의를 설명한 후 보게되면 꼭 데리고 있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침착하려 했지만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그 때 멀리 아이 울음소리가 들려 반사적으로 소리의 진원지로 달려갔습니다. 엄마의 손에 이끌린 한 남자아이가 울고 있었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찾을 수 있어.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30분이 지났기에 아이도 아빠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을텐데 보이지 않는 것이 걱정스럽기만 했습니다.

집으로 연락이 갔을까 싶어도 임신 중인 아내가 놀랄까 연락도 하지못했습니다. 그래도 똑똑한 아이니까 분명히 과거 지도했던 실종시 행동을 하나라도 했을거라 믿으며 아이가 갔을만한 곳을 정신없이 뒤졌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없었습니다.

나보다 침착하기만 했던 아이

그러다 문득, 마을버스 정류장이 떠올랐습니다. 백화점에서 집으로 가려면 마을버스를 타야 합니다. 하지만 백화점에서 5분은 걸어가야 하고 집으로 가자는 말도 하지않았기에 설마 갔을까 싶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정류장에 다달았을때... 마을버스를 타는 사람들 뒤로 아이가 서 있었습니다.

버스가 왔지만 아빠를 기다리는지 그럼에도 30분동안 서 있어 추은지 몸서리를 치며 아이가 태연히 서 있었습니다. 보는 순간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지만 이렇게 본 것만으로도 감사해 아무말 없이 아이를 껴안았습니다.

무엇보다 아빠를 잃어버려 놀랐을텐데도 아이는 울지도 않고 또 뒤늦게 나타난 아빠를 책망하지도 않았습니다. ㅠㅠ

"아빠 오래기다렸어?"
"응"
"추웠지? 빨리 집으로 가자"
행여나 아이가 놀랄까 싶어 아무일 없는 듯 마을버스를 탔습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뒤 아이를 바라보니 아이도 긴장이 풀렸는지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실종전단지에 삽입될뻔 했던 사진들

이 글을 쓰기위해 아이의 사진을 찾으며 문득 아직까지 찾지못했으면 이 예쁜 사진들이 실종전단지에 실릴뻔 했구나 생각하니 아찔합니다.

집으로 돌아와 아이에게 다시 교육을 시켰습니다. 곧잘 외우고 다녔던 집 전화번호도 계속해서 숙지시키지 않은탓에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엄마, 아빠 이름은 알더군요. 찾은것이 다행이다 싶습니다.


아이를 잃어버렸을때, 대처요령

시간은 30분이었지만 하루 같이 애태운 시간이었습니다. 겪고보니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몇 년이 지나고 몇 십년이 지나도 전단지를 들고 거리로 나서는 부모님들...

정말 아이나 부모나 잃어버렸을때 대처하는 요령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에게는 자신의 이름, 집 전화번호, 사는 곳, 부모님 이름 등은 반드시 숙지시켜야 합니다. 더 자세한 것은 인터넷을 뒤져보니 어린이재단이 나오네요. 실종아동전문기관이라 합니다.

아래 실종신고요령을 클릭하면 어린이재단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네요.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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