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탄, 이소라가 열창한 나는 가수다 보고배워라

진정한 고품격음악방송, 나는 가수다

일요일 저녁, 아무런 의심없이 KBS2 TV에 채널을 고정했던 것이 벌써 2-3년째입니다. 간혹 <패밀리가 떴다>나 <런닝맨>을 보기 위해 SBS를 본 적은 있지만 MBC 예능을 본 것은 언제인지 까마득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일밤이 정말 일을 냈군요.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가 한다는 예고를 보는데 마음이 확 끌리더군요. 지난주 첫방을 보지못했는데 후기를 보니 입소문도 뜨겁더군요.

처음부터 보지는 못했는지 2회 방송을 본 소감은 한마디로 MBC가 정말 고품격음악방송을 만들었구나였습니다. 최근 <슈퍼스타K>에 이어 <위대한 탄생>이 인기를 얻으며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데 <나는 가수다>야말로 가수 데뷔를 위해 땀흘리는 출연자들이 꼭 챙겨봐야 할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습니다.

감동의 쓰나미를 몰고 온 이소라의 열창

이소라가 부른 <너에게로 또다시>는 변진섭의 원곡을 뛰어넘는 가슴애절한 감정을 라이브를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소라의 프로포즈> 종영 이후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보기 힘들었던 이소라를 볼 수 있었다는 점도 좋았지만 눈을 감고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부르는 모습에서 프로의 포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소라의 무대가 매우 특색있었던 것은 그 흡입력에 있었습니다. 가수란 무릇 무대에서 관객과 호흡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강력한 퍼포먼스를 동원합니다. 김장훈이 발차기를 하고 싸이가 물을 뿜는 모습에 관객들은 열광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이소라는 노래부르기 전 감정을 가다듬고 시종일관 조용히 눈을 감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것도 가만히 앉아서말이죠. 가창력을 끌어내는데 힘든 자세가 앉아서 부르는 것인데 이소라는 "시작과 끝만 기억날만큼 몰입해서 불렀다"고 말하며 자기감정에 취해있었습니다.

트위터를 보니 이소라가 관객과 호흡하는 법을 모른다는 의견이 있더군요. 하지만 객석은 숨죽였고 TV를 보는 시청자들 역시 애절한 보이스에 귀기울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소라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위대한 탄생 도전자들이 가져야할 자세

이소라는 정말 감이 좋은 가수이고 그 감에 충실한 가수입니다. 가수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요즘 가수들도 드라마나 예능에 자주 얼굴을 보이며 만능엔터테이너로 활동하고 있지만 가수의 기본적인 자질에 충실하지 못한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위대한 탄생>에 도전중인 멘티들이 꼭 배웠으면 하는 점입니다. 멘토링을 받으면서도 탈락자가 속속 나오는데 비주얼이나 퍼포먼스 보다는 멘토들도 이소라가 보여주었던 진심을 담아 호소하는 노래를 원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박2일 VS 나는 가수다

나는 가수다는 <책을 읽읍시다>, <눈을 떠요>로 감동을 선사했던 김영희 PD의 야심찬 신작입니다. 유학을 다녀온 이후 <단비>로 다시금 감동코드를 가져왔지만 실패했었죠. 그 감동코드를 이번 <나는 가수다>에 진정성을 맞춰 완성시켰네요.

그동안 <라디오스타>가 <무릎팍도사>와 함께 MBC 간판 예능으로 자리매김하며 '고품격음악방송'을 내세웠는데 이제야 주인을 찾은 것 같습니다. 아직 단정할 순 없지만 대박조짐을 보이고 있는 <나는 가수다>는 KBS의 간판 <1박2일>에 훌륭한 대항마가 될 수 있습니다.

김C, MC몽 등 주축멤버의 이탈과 김종민의 부진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1박2일>이 엄포스 엄태웅을 긴급 투입시켰지만 반응은 글쎄요입니다. 엄태웅의 예능감이 뛰어나지도 않은대다 금주 방송에서 낙산해수욕장 입수를 보여주었지만 이제 입수는 식상한 소재가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두 프로그램이 정확히 동시간대 방송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방송시간이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나는 가수다>의 인기는 <1박2일>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내외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독주를 해 온 <1박2일>이 이제야 임자를 제대로 만난 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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