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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슈퍼우먼으로 느껴질때

Life/일상다반사

by 하얀잉크 2010. 8. 2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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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면 뱃속 아이가 태어나는 예정일입니다. 아내는 10달째 점점 부풀어 오르는 산만한 배를 안고 고된 시간을 잘 버텨주었습니다. 특히 그렇지 않아도 체온이 올라가는데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더위에 애를 먹었습니다.

그럼에도 저의 아내는 슈퍼우먼인 것 같습니다.

19:00 삼성동
하루는 퇴근시간이 임박한 시각에 만삭의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혹시나 진통이왔나 급하게 받았더니 코엑스에서 열린 베이비페어에 왔답니다. 사무실이 가까운지라 퇴근하기 무섭게 달려가보니 양 손에 이미 짐이 한 가득입니다. ^^

무거운 몸으로 돌아다녔을 것을 생각하니 측은해 차에 태워 집으로 가려하니 갈 곳이 남았답니다. 온라인카페에서 아이 가구를 2개 샀는데 직접 배송해야 한답니다.

세심하게 용달을 부르면 또 돈이 드니 교회 봉고차를 빌렸다고 하네요. 그렇게 다음 행선지는 종암동으로 향했습니다. 퇴근시간 러시아워를 뚫고 도착한 시각은 저녁 8시. 모처럼 만나 근사한 식사라도 하려 했더니 갈 길이 멀다며 짜장면으로 급하게 대신했습니다.

21:30 신림동
봉고차로 바꿔타고 신림동으로 향합니다. 가구를 내놓은 분의 거주지가 신림동이랍니다. 이 날 참 한강다리 여러번 건넜습니다. 9시반이 되어서야 도착하니 야심한 시각이라 죄송한데 두 아이의 부모님이 친절하게 맞아주셨습니다.

신속하게 옷장과 서랍장을 빼내려니 이거 생각보다 크고 무겁습니다. 어떻게 들어야 하나 멈칫하고 있으니 아내가 먼저 달려듭니다. 이를 본 그 집 아버님이 만류하고 결국 가구 옮기는데 도와주셨답니다. 이거 늦게 찾아간 것도 죄송한데 여러모로 죄송해서 혼났습니다. 게다가 예쁘게 아기 낳으라며 정말 예쁘게 생긴 복숭아까지 2개를 주셨답니다. ^^

23:30 송중동
신림동에서 집 찾고 가구 옮기는데 꽤나 시간을 쏟았나 봅니다. 집에 도착하니 11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피곤이 급 밀려옵니다. 하지만 아직 일이 남았습니다. 대충 가구를 내려놓고 다시 봉고차 반납을 위해 종암동 - 송중동을 왕복하고 돌아오니 자정이 넘었습니다.

오랜만에 아내와 데이트를 꿈꾸었던 나의 바람은 산산조각이 났지만 아내는 싸게 좋은 가구를 구입했다며 싱글벙글입니다. 막달이라 몸도 무거울텐데 대단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아마도 돌쇠같은 제가 옆에 있기 때문이겠죠? ^^

힘도 슈퍼우먼?
그렇게 피곤에 지쳐 쓰러져 자고 다음날 퇴근해서 오니 아내가 짜잔하며 방문을 열어줍니다. 본래 있던 화장대 양 옆으로 힘겹게 가지고 온 가구가 들어섰습니다. 컬러가 화이트다 보니 화사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나저나 이걸 어떻게 옮겼을까요? 전에 있던 가구도 빼야하고 새로운 가구도 집어넣어야 하는데.... 정말 미스터리 입니다.

아내에게 묻자 "옮긴다고 힘주다가 애기 나올뻔 했어 ㅜㅜ"
ㅎㅎ 이 정도면 슈퍼우먼 맞죠? 여성은 약하지만 어머니는 정말 강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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