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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첫방송, 만화 밖으로 나온 장그래 현실은 더욱 혹독했다

기자단-필진/CJ소셜리포터즈

by 하얀잉크 2014. 10. 18.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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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빌딩 어디에 걔 자리가 있겠냐?"


첫 방송된 드라마 《미생》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원작 만화 《미생》은 바둑에서 시작했지만 만화 밖으로 나온 장그래에게 현실은 혹독하기만 했다. 대기업에 떨어진 고졸 검정고시 출신의 낙하산. 그를 환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인턴 동료도, 상사도 옆 부서 상사들마저 장그래는 '따라가지 못해' 낙오예정인 행인에 불과했다.


90분 특집으로 꾸며진 첫 방송은 그래서 인턴사원 장그래의 고단한 회사생활로 그려졌다. 그가 바둑신동으로 한국기원 연구생 출신이었다는 사실은 방송 절반이 지나서야 전파를 탔다. 원작보다 훨씬 현실이 반영되다 보니 몰입이 됐고 공감이 됐다. 그것은 캐릭터 장그래의 이야기가 아닌 회사원이라면 한번은 겪었을 우리들의 이야기였다. 바둑으로 접근하지 않고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사회초년생으로 접근한 셈이다. 





장그래가 기지를 발휘해 해외 바이어를 바둑으로 사로잡았을 때만 해도 괜찮았다. 바둑을 배우던 센스로 회사생활을 척척 잘해낼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사회초년생에게 직장이란 그리 녹록치 않은 곳이었다. 복사는 어디서 하는 지, 복사 용지는 어디서 받아오는 지 모든 것이 서툴기만 하다 보니 10일 먼저 입사한 동기도 선배 노릇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직장이다.





결국 장그래는 안영이를 오리처럼 졸졸 따라다니게 된다. 만화 원작에서는 없던 설정이지만 그가 처한 상황이 그를 코너로 몰고 갔다. 김동식 대리는 원작처럼 웃는 상으로 친절하지도 않았으며 오상식 과장은 능력이 한참 부족한 인턴을 더욱 마뜩치 않아 했다.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안사 임마!"


"들어가는 이 길로 너 도로 가져가라고 할 수도 있다.

너, 나 홀려봐~ 홀려서 팔아보라고. 너의 뭘 팔 수 있어?"


오과장이 말한다. 열심히 하는 놈들은 차고 넘친다고. 그렇다. 직장에서는 열심히만 해서는 안된다. 잘해야 한다. 나 역시 오과장과 같은 팀장의 위치에 있지만 직접 팀원도 뽑고 팀원도 많으니 내가 한 수 위다  사회경력 없는 고졸을 뽑으라면 글쎄올시오다. 한 마디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곳 그것이 냉엄한 오늘의 현실이다. 그래서 SNL에서 유병재가 외치지 않았던가. "아니 씨X, 무슨 다 경력직 뽑으면 나 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나?"  







"제 노력은 새빠시 신상입니다"


양과 질이 다른 노력을 보여주겠다는 장그래는 냉동차에서 불법탑승 중인 꼴뚜기를 찾아 헤맨다. 어머니가 사주신 새양복이 냄새나는 젓갈에 젖는 줄도 모르고 동료들이 떠난 줄도 모르고 그렇게 작업에 매달린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냄새난다고 내젖는 손이며, 융통성 없다는 비아냥이다. 조롱과 비웃음.






하지만 장그래는 조금씩 성장할 것이다. 그가 말했듯 그의 노력은 새빠시 신상이니까. 원작 만화에서 그랬듯이 성장하는 장그래를 보는 것이 드라마 《미생》을 보는 묘미일 것이다. 요즘 드라마를 보면 배경만 직장이지 사랑하랴 싸우랴 오해하랴 일 하는 모습은 전혀 볼 수 없다. 그럼에도 그들은 의사이고 사장이고 만능직원이더라. 오랜만에 리얼 직장드라마가 나온 것 같아 기대된다.




드라마 미생, 절묘한 캐스팅 절반의 성공

아직 1회에 불과하지만 감히 드라마 《미생》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본다. 첫 번째 이유는 탄탄한 스토리에 있다. 드라마 기획만 2년이 걸릴만큼 치밀하게 구성되었는데 원작에 현실을 녹여 공감을 얻어냈으니 그야말로 업그레이드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성공을 예감케 하는 것은 배우들의 열연이다. 만화 속 캐릭터들이 세상 밖으로 나온 듯하게 외모싱크율까지 매우 높은데 특히, 임시완과 이성민은 최고의 캐스팅이 아니었나 싶다. 임시완은 해품달에서 알아보긴 했지만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 싶을 만큼 첫 회부터 열연을 보여주었다. 외모는 물론 성격까지 장그래를 닮았다.


오상식 과장을 맡은 이성민과 김동식 대리를 맡은 김대명의 탄탄한 연기력도 극의 재미를 더해준다. 사실 만화를 보며 연상했던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캐릭터와 해석을 보여주었다. 이성민이야 워낙 연기파 배우라지만 처음 알게 된 김대명은 배우로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자, 그럼 미생 2회는 어떤 내용이 펼쳐질까?

참! 미생 제작진에게 할 말이 있다. 직장인들을 위한 드라마이면서 불금 저녁 8시 10분 방송은 너무한 거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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