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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 세계어린이 노동 반대의 날에 부쳐

기자단-필진/베네핏 매거진

by 하얀잉크 2012. 6.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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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은 세계어린이노동 반대의 날

 

6월 12일 오늘은 국제노동기구(ILO)가 정한 세계어린이노동 반대의 날이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지문이 지워질만큼 열악한 공장에서 일을 하는 아이들, 축구공을 하루종일 수작업으로 바느질 해 1달러를 받는 아이들... 아직 세계에는 2억5천 여명의 어린이들이 아동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하루라도 힘든 노동에 고통받는 아이들을 생각해주세요.

지난 주 베네핏 매거진에 실린 아동노동에 대한 글을 함께 공유합니다.

 

 

 

아동노동: 어리광보다 노동의 아픔을 먼저 배운 아이들

 

7살 소연이는 유치원생입니다. 매일 아침 7시 반 엄마의 자상한 목소리에 잠이 깨 유치원에 갈 준비를 합니다. 노란색 유치원 복을 입고 식탁에 앉아 아침밥을 먹습니다. 엄마는 키가 크는 한약을 먹이고, 소연인 약이 쓰다 칭얼댑니다. 8시 반,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유치원에 갑니다. 오후 2시에 집에 돌아오면, 엄마가 준비해 놓은 맛있는 간식을 먹고 낮잠을 잡니다. 낮잠에서 깨면 소연이는 하기 싫은 한글 연습 학습지를 풀고 피아노 연습을 합니다. 저녁이 되면 회사에서 돌아온 아빠와 함께 세 식구가 오순도순 밥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7살 싱은 부모님 빚의 담보인 가사 도우미입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빨래, 식사 준비, 청소 등 시키는 모든 일을 합니다. 집안일에 실수가 있으면 고용주에게 가차 없이 매를 맞습니다. 집안일을 끝내고 오전에는 사탕을 들고 거리에 나가 장사를 합니다. 밥은 따로 챙겨주지 않아 한꺼번에 끓여 놓은 수프를 며칠에 걸쳐 나눠 먹습니다. 싱은 출생신고도 되어있지 않아 몇 살부터 일했는지 생일이 언제인지도 모릅니다. 고용주 아이들의 공부하는 모습이 부럽지만 싱은 돈이 없기 때문에 노동을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밤이면 고향에 있는 가족이 그리워 눈물이 나지만, 새벽에 일어나야 해 억지로 잠을 청하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Photo(CC) by henri is mail / flickr.com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 잠투정을 하고, 채소반찬이 먹기 싫어 반찬 투정을 하고, 새로 사준 옷을 입고 놀이터에 나가 모래범벅을 하고도 씩 웃는 7살이 흔히 우리가 말하는 미운 일곱 살이다. 그러나 세계에는 아직도, 어리광 섞인 투정보다 고된 노동의 아픔을 먼저 배운 7살이 많이 있다.

 

아동노동이란 5∼17살의 빈곤층 미성년자의 노동을 말한다. 즉, 아이가 아이답게 자라는 것을 방해하는 노동 형태로, 어린이의 몸과 마음에 해를 끼치고 성장하는 데 필요한 교육의 기회를 앗아 가는 모든 종류의 노동이다.

 

ILO(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국제노동기구)는 전 세계에 아동노동을 하는 어린이는 2억 5,000만 명일 것이라 추정한다. 이런 아동노동이 가장 많은 지역은 아시아이다. 인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약 1억 2,000만 명의 아이들이 일을 하고 있다. 두 번째는 아프리카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약 5,000만 명의 아이들이 일을 한다. 일하는 아이들의 수는 아시아보다 적지만, 비율은 가장 높다. 그 다음으로는 중남미와 미국 등의 선진국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동노동이라 하면 사회적 이슈인 공정무역의 커피나 초콜릿의 원재료인 카카오농장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아이들은 다양한 노동에 시달린다. 아동노동의 70%를 차지하는 농림수산업에서부터 카펫, 축구공 등 아이들의 작고 섬세한 손이 필요한 공장, 다이아몬드 광산, 건설현장, 아동 성매매, 가사 도우미, 길거리에서 물건 팔기, 벽돌 만들기 등의 제조업, 식당 등의 서비스업 등 다양하다. 이렇게 이름만 들어도 아이들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이 노동을 아이들이 할 수 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상황과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가난’이다. 부모가 병에 걸려 일을 하지 못하거나 계절에 큰 영향을 받아 수입이 일정하지 않으면 아이가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대다수의 아이들은 부모의 빚 때문에 팔려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한 아이들은 어리기 때문에 노동력이 싸고 어른들에게 쉽게 대항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여러 국제 규정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쉽게 없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Photo(CC) by uncultured / flickr.com

 

앞서 조금 언급한 것처럼 아동노동을 근절하기 위한 국제 규정이 있다. 1989년, 국제연합에서 ‘아동권리협약’을 채택했다. 이는 아동의 살아갈 권리, 성장할 권리, 보호받을 권리, 참여할 권리를 포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또한 ILO는 아동노동에 관한 국제 조약을 만들었다. 그 중 1973년에는 ‘최저연령조약’을 채택했다.

 

이는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연령을 정한 것으로 아동노동 금지를 목적으로 한다. 또한 ‘최악 형태의 아동노동 조약’도 채택하는 등 아동노동 문제 해결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ILO는 아동노동 관련법을 제정하는 나라에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니 조약을 비준한 나라는 법률 위반 시 가해질 벌칙 규정이 제대로 시행 될 수 있도록 정비해야한다.

 

아동노동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국제 규정이 존재하지만 아동노동은 쉽게 없어지지 않고 있다. 모든 아이들이 노동의 압박보다 배움의 기회를 먼저 얻을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는 아동노동이 없는 제품(예: 공정무역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즉, 기업에게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물어 이윤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발전에 공헌하게 하고 노동자의 인권에 대해 기업에 책임을 묻는 것이다. 제품의 아동노동 관련 여부를 기업에 문의해 소비자의 의견을 기업에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두 번째는 아동노동에 대해 정확한 개념을 공부하고 다양한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이다. 즉, 아동노동에 대해 공부해 주위 사람들에게도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비윤리적인 과정이 들어간 기업은 멀리하겠다는 다짐이 아동노동 근절의 시초가 될 수 있다.

 

아동노동을 하는 어린이들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것 중 한 가지가 우리가 어렸을 때 하기 싫어했던 ‘공부’라는 것을 아는가. 가정을 책임져야 해서, 학교가 멀어서, 부모들이 일이 공부보다 아이의 미래에 더 유익하다고 생각해서. 이런 이유들 때문에 아이들은 아이답게 살아가고 성장할 권리를 잃고 있다.

 

곧 6월 12일은 ILO에서 아동노동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고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하여 제정한 ‘세계아동노동반대의날’이다. 이 날 만큼은 관련 도서를 읽으며 아동노동근절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노력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 어쩌면 아동노동에 대한 우리의 무지와 무관심이 가난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노동을 부추긴 것일지도 모른다.

 

베네핏 매거진 에디터 이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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