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한옥마을 열악한 주차장, 과연 해결 방안은 없나?

《연재》북촌주민 하얀잉크의 북촌이야기

북촌마을 주차장, 해결해줄 추천 후보지

북촌으로 나들이 오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주차장 정보이다. 검색포털에 보아도 북촌 주차장을 검색하는 검색량이 넘쳐난다. 그만큼 주차장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사실 북촌에 사는 주민들 역시 불편한 것이 주차장 문제인데 주차장 딸린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주차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거주자 우선주차를 해야 하는데 워낙 신청자가 많아 이사갈 때쯤 자리가 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이다.

북촌의 주차난이 심한 이유는 아시다시피 궁궐 옆에 자리한 동네이다 보니 지하주차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종로구 자체가 그렇지만 특히 북촌은 어느 곳에서 문화재가 출토될지 모르니 건축자 입장에서 지층을 건드리는 것이 난감한 이유이다.

얼마 전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정세균 의원이 재동초등학교 앞에 선거홍보용 현수막을 걸었다가 학부모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재동초등학교에 지하주차장을 건립하겠다는 공약은 그럴 듯 해보이지만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처사였다.

지역 내 재동초등학교와 교동초등학교의 통폐합 문제는 몇 해전부터 붉어진 이슈이다. 그 배경에 주차장 문제가 있다. 표면적으로는 지역 내 아이들이 적으니 통폐합을 하겠다는 논리인데 그런 후 학교 부지에 주차장을 건립하겠다고 한다. 북촌을 방문하는 대형버스와 관광객 차량 등 부족한 북촌의 주차난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이다.

교동초등학교와 재동초등학교는 각각 우리나라 제1호, 제2호 초등학교이다. 고종 황제가 친히 왕실학교로 첫 초등교육을 시작한 것이 교동초등학교이다. 역사가 122년이나 된 유서 깊은 최초의 초등학교이다. 재동초등학교 역시 1년 뒤 1895년에 개교했다. 아무리 문화재가 널린 나라라지만 이들의 역사적 가치를 깡그리 무시한 채 주차장을 만들겠다는 논리가 교육청에서 나왔다니 우리나라 교육이 암울하다. 지하주차장 역시 진행에 변수가 많아 요원할 수밖에 없으니 지역민들로서 달가울리 없다.

지난해 블로그를 통해 북촌의 주차장 정보를 정리해 글을 올린 바 있다. 당시 계동에 위치한 대동세무 고등학교 운동장이 주말에 무료 개방했으나 차량이 몰리자 개방이 중단됐다. 공지하기는 지역민의 편의를 위해서라고 했지만 정작 현재는 재단이 후원하는 교회 신도들에게만 제한적으로 개방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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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주차장 문제의 해결 방안, 국군서울지구병원

그럼 열악한 북촌의 주차장 문제는 더이상 해결 방안이 없는 것인가? 매번 만만한 아이들의 학교를 걸고 넘어질 만큼 대안이 없을까? 개인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본다. 

삼청동에서 삼청공원을 오르다 보면 좌측에 커다란 시설이 있는데 처음에는 학교 건물인가 했다. 알고 보니 국군서울지구병원이라고 한다. 삼청동에 국군병원이 있다니 너무 생뚱맞지 않나? 국군수도병원도 99년 성남으로 자리를 옮긴 마당에 이 복잡한 삼청동에 사병들을 치료하는 병원이 있어야 할 이유가 뭘까? 

본래 국군수도병원은 기무사와 함께 소격동에 위치했으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들어서면서 교육부 산하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이 자리했던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고 한다. 기무사는 과천시로 이전했는데, 국군서울지구병원이 남은 이유는 국가원수 전용 병원이기 때문이라 한다. 실제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격 당했을 때도 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대통령 건강 상태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결국 대통령을 비롯한 VIP를 위해 이렇게 드넓은 병원이 필요로 한가라는 물음에는 의문이다. 실제로 국립현대박물관 건립 당시 폐지가 거론되기도 했다. 10분이면 대학로에 최고의 전문의로 구성된 서울대병원이 있지 않은가. 군사 정권도 아닌데 충분히 이전을 검토하든가 부지 중 일부를 주차장으로 내어 놓아도 좋을 것이다. 

삼청동의 한국금융연수원은 또 어떠한가.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가 당선 후 인수위를 꾸린 곳이 바로 이 곳인데 금융권의 연수원이 굳이 복잡한 삼청동에 있을 필요가 있을까? 보통 연수원이라면 용인이나 양평 등 교외에 위치해 있는데 도심 한복판인 삼청동이라니! 물론 국가기관이 아니니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지만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시나 국가 차원에서 매입을 고려해볼만 하지 않을까 싶다.

더이상 아이들의 교육의 터전이 아닌 새로운 대안 공간을 찾아 북촌을 찾는 이들이 불편 겪지 않도록 열악한 주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정치권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 하얀잉크의 북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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