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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여행 연재, 험난했던 외국인관광객과의 에피소드

북촌LIFE

by 하얀잉크 2016. 3. 1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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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북촌주민 하얀잉크의 북촌이야기

화이트데이, 외국인관광객과의 에피소드


북촌에 살다보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마주치게 된다. 제주도 사람은 누구나 관광 가이드라고 했던가, 커다란 트렁크를 끌고 외국인 관광객이 길을 물어오면 영어가 짧아도 쉬이 지나치기 어렵다.


이 버라이어티 했던 어제의 에피소드는 나의 오지랖과 작은 친절에서 시작됐다. 그러니까 아이들을 데리러 가기 위해 차고에서 차를 꺼내던 중에 일어난 일이다. 장모님께는 초콜릿이 좋을까 과일이 좋을까 생각하고 있던 참에 관광객으로 보이는 중국인이 말을 걸어왔다. 예약한 게스트하우스에 가려는데 찾지 못하고 있다며 길을 물어왔다. 20대쯤으로 보이는 여성이 내민 것은 airbnb에 예약한 숙소 주소였다. 창덕궁4길의 조은주택. 택시기사가 여기라고 내려주었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북촌 주민으로서 어찌 모른체 할 수 있나, 갈 길이 바빠 잠시 갈등이 되었지만 그들 옆에 그들만큼이나 큰 트렁크를 보고 도와주기로 결심했다. 그것이 험난한 화이트데이의 서막인지도 모르고 길치의 우두머리인 나는 용감하게 말했다. "야타!" 


일행은 총 3명이었다. 보지 못했던 트렁크까지 5개를 겨우 구겨 넣고 자신만만하게 웃어보였지만 5분만에 미소는 사라졌다. 분명 헤매고 있었다. T맵에서는 다 왔다고 하는데 찾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는 없다. 아마 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골목에 위치한 듯 한데 주택밀집지역이라 구글맵도 소용이 없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찾아봤지만 길치에게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주인의 폰넘버를 물어 전화를 걸었는데 전원이 꺼져있다. 어쩔... 

ㄴ 며칠 뒤 게스트하우스 주인과 연락이 닿아 알게 된 사실로는 그날 예비군 훈련이라 미리 연락이 안될거라 양해를 구하고 현관키번호를 알려주었다고 한다. airbnb 사이트에 상세하게 찾아오는 길을 사진으로 안내해 놨는데 그거라도 날 보여주었더라면 쉽게 찾을 수 있었을텐데... 어쨌든 아쉽





분명 표지판에는 동네커피 안 골목으로 들어가면 있다고 하는데 번지수를 찾지 못했다.



창덕궁 돌담길 옆으로 길게 늘어선 형상의 원서동은 아직도 한적한 촌동네 모습이지만 빌라촌으로 들어서면 미로가 시작된다.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던 골목의 형상을 헤치지 않고 지었기 때문이다. 이 곳을 차로 데려다 주겠다고 했으니 나중에는 오히려 차가 짐이 되었다. 




산 넘어 산, 다른 게스트 하우스를 찾아


나도 더이상 모르겠다고 털어놓으니 이들은 장화 신은 고양이 닮은 눈망울로 나만 쳐다보고 있다. 시간은 가는데 지나가는 주민이나 부동산에도 물어봤지만 소득이 없어 난감해 하자 다른 게스트하우스는 없냐고 물어온다. 한 여성은 한국의 날씨를 몰랐는지 샌들 바람이다.





동네에 한옥 게스트하우스는 여럿 있는 편이라 그 중 가까운 곳에 가서 전화를 거니 예약을 안해서 어렵단다. 가격이나 물어보니 1박에 24만원이란다. 헐~ 평일에 그 돈이면 프라자호텔을 가지. 겨우 11만원에 저렴한 한옥 게스트 하우스를 찾았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미용실에 파마를 말고 계시다고 1시간 뒤에 온단다. 


다시 이들을 태우고 현대계동사옥 근처 게스트 하우스에 내려주었다. 1시간 뒤에 주인이 도착해서 주인이 전화한다니 기다리고 있으라고 겨우 전하고 안심을 시켰다. 물론 그 뒤에도 기다리며 밥을 먹겠다고 해서 갈비탕 집을 갔더니 영업이 끝났다고 하고, 결국 다시 근처 커피숍과 떡볶이가게, 치킨 가게를 소개한 뒤에야 이 험난한 하루가 끝났지만 말이다. 시계를 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땡큐를 연발하며 나와 사진을 같이 찍자해서 찍어주었는데 그때 내 폰은 차에 있어 미처 나의 기록으로 사진은 남기지 못했다. 시간여유가 좀 더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긴박함 속에 나눈 대화로는 그들이 중국이 아닌 말레이시아에서 왔고 내일 제주도로 떠난다는 사실 뿐이다.


비록 길은 잘 찾지 못하지만 꽤나 친절했던 한국인으로, 북촌 주민으로 기억해 주길... 혹여나 그들이 SNS에 남긴 기록이 돌고 돌아 내게도 전달되는 행운이 찾아오길...



Daum 로드뷰로 찾은 게스트 하우스이다. 이걸 외국인이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1. 집에 와서 주소를 다시 찾아보며 알게 된 사실. daum 지도에서 로드뷰로 보니 바로 알겠다는. 밤이어서 더 헤매였는데 다음부터 길찾기는 다음지도로 보는 걸로.


#2. 근데 airbnb는 선결제를 한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나의 친절로 인해 그들은 괜한 돈을 쓰게 된 셈인데... 이게 결과적으로 친절 맞나? 근데 한옥도 아닌 빌라를 airbnb에 올린 주인은 예약날 전화도 꺼놓고 매너가 없네. 알고 보니 airbnb 슈퍼호스트로 선정된 전문 게스트하우스였다는... 역시 오해였어~


#3. 다시 한번 절실히 느낀 사실. 영어 공부 좀 해야겠다. 물론 그들도 영어를 유창하게 하진 않았지만 원활하게 대화만 했어도 이렇게 꼬이진 않았을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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