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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생일선물, 탤런트 김성민과의 스타데이트

문화 리뷰/TV 연예

by 하얀잉크 2015. 3. 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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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김성민이 내게 준 특별한 생일 선물


90년대 말 <스타데이트>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다. 말그대로 스타와 팬이 만나 하루 동안 데이트를 즐기는 것이었는데, 터보의 김종국과 데이트를 즐겼던 고등학생 팬이 훗날 가수로 데뷔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가수는 아시다시피 채연이다. 


요즘 TV에서 채연은 보기 힘들고 김종국의 터보도 이젠 토토가에 나올 만큼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해묵은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갑자기 내게 찾아온 이것을 무엇이라고 설명해야 하나 싶던차에 떠오른 것이 <스타데이트>였다. 그래, 우연찮게 하게 된 스타와의 특별한 데이트.


"여보세요. 네, 네? 촬영을 또 해야 한다고요?"

치과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 2년 간의 교정을 마치고 드디어 치과에서 해방되었다 싶었더니 추가 촬영을 하러 다시 오라는 거였다. 오래 전 블로그에서도 밝혔지만 필자는 한번 더 군대를 다녀온다는 심정으로 서른이 넘어 치아 교정을 했다. 당시 운 좋게 '하루에 치과' 모델에 선발되어 절반의 가격으로 치아 교정을 할 수 있었다.


▶ 2013/02/27 - 17개월의 치아교정기, 서른 넘어 입 안에 철갑을 두른 이유


의료모델이란 마케팅 노출을 허락하기 때문에 사진 촬영을 많이 하게 된다. After를 확연하게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5년간 초상권 사용에 동의하게 됐는데 이렇게 불러대는 건가 싶어 툴툴 거렸다.

 

 

 

 



약속장소가 청담동 작은 차이?


그런데 뭔가 좀 이상했다. 치과 병원이 아닌 청담동의 미용실로 오라는 거였다. 가면 김성민 씨가 나와 있을거란 말과 함께. 탤런트 김성민, 얼마 전 하루에 치과 이한나 원장님과 결혼하며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그 김성민이 왜 나를 보자고 한걸까? 


기억하기로 그 날은 필자의 생일이었다. 평일에 부득이 하게 시간을 내야 하던 차에 회사에서 주는 생일 휴가를 써서 갔던 기억이 있다. 약속 장소는 청담동에 위치한 단골 연예인이 많다는 작은 차이 헤어숍이었다. 



 


작은차이 헤어숍에 도착했으나 일은 순조롭게 풀리지 않았다. 약속 시간이 지났으나 나를 기다리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순조롭게 영업 중인 헤어숍에 나는 불청객이 됐다. 데스크에 예약자 이름을 찾았으나 내 이름도 치과병원도 없었다. 영문을 몰라하는 직원을 향해 쭈뼛쭈뼛 대다가 김성민 씨가 오지않았냐고 하니 기다려 보라고 했다.


10분 쯤 흘렀을까 이윽고 가죽 재킷을 멀쑥하게 차려 입은 탤런트 김성민이 나타났다. 그는 헤어숍에 들어서자 마자 나를 발견하고는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좀 늦었네요. 제가 오늘 모시러 왔습니다."

응? 혹시 착각하신 거 아닌지요... 모시러 오다뇨 누굴 @.@


김성민의 한마디에 일제히 헤어숍 직원들의 시선이 내게 쏠렸다. 한순간에 불청객에서 베일에 쌓인 VIP 고객으로 신분상승이 됐다. ㅋ 그제서야 헤어숍 직원들은 좌불안석이던 나를 향한 경계의 시선을 거두고 김성민 씨의 손님이냐며 극진히 모셨다.(?) - 그게 본래 이 곳의 친절함인지도 모르겠지만 - 아무튼 그때부터 일사천리로 헤어 셋팅과 메이크업을 하게 됐다. 


명목은 치과 모델로서의 인터뷰였다. 메이크업을 정성껏 해주던 언니가 - 보통 언니라 부르니까 - 화보 찍느냐, 무슨 일이냐며 관심이 보였다. 헤어 셋팅은 김성민의 담당 디자이너가 해주었다. 김성민은 그저 옆에 앉아 내가 완성되기를 기다렸지만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머리를 조금 컷트해야 하지 않을까?" 쉴새없이 담당 디자이너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앉으세요. 형님도 헤어 좀 다듬어야죠"

"아냐, 나는 오늘 이 분 에스코트 하러 온거야" 


내 머리손질이 끝나가자 담당 디자이너가 김성민의 머리를 손질하겠다고 했지만 돌아온 대답이 가관이었다. 그러면서도 내가 누구인지 무슨 이유로 메이크업과 헤어손질을 하는지 말해주지 않아 헤어숍을 나오는 순간까지 나는 베일에 가려졌다. 나를 에스코트 하러 왔다니 아, 이런 신비로운 기분이란~


헤어숍을 나오며 눈길을 끌었던 것은 데스크에서 김성민이 직접 지갑을 꺼내 계산을 하는 모습이었다. 보통 그 정도 연예인이면 소속사에서 처리하거나 서비스를 받거나 뭐 그런 거 아닌가. 하긴 개인적인 일이니 따로 계산하는 것이 당연하기도 하겠다. 여하튼 연예인이 내가 받은 서비스료를 지불한 것 자체가 무척이나 흥미로운 사건이었다. 




진짜 김성민의 에스코트를 받다!


헤어숍을 나와 다시 인터뷰를 위해 하루에치과로 이동 해야 했는데 말그대로 진짜 김성민의 에스코트를 받았다. 자신의 차를 함께 타고 가자고 한 것. 당시 그의 애마는 벤츠였다.



 


청담동에서 신사동으로 이동하는 것이라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차에서 그는 쉴새없이 내게 이야기를 건넸다. 가히, <남자의 자격>의 김봉창을 떠올릴 만큼 본래 성격이기도 했지만 내가 긴장하지 않고 어색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아내 병원을 위해 본인이 직접 연출하고 연기한 홍보비디오를 보여주기도 하고 결혼 후 정말 행복하다는 말도 했다. 요즘은 연극을 하며 다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근황도 알려주었다. 그제서야 평범한 내게 이렇게 호사를 베푼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아내의 병원 홍보를 도와주고 싶어 직접 모델 섭외부터 치장에 인터뷰까지 도맡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김성민의 인터뷰어 변신, 나를 인터뷰 하다!


하루에치과에 도착하자 그는 주차를 한다며 먼저 들어가라고 했다. 하지만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다시 좌불안석이 되려는 순간 두 손 가득 촬영장비를 든 김성민이 들어섰다. 당연히 치과에 오면 인터뷰 팀이 별도로 있을 줄 알았는데 인터뷰어도 김성민이었다니. 패션모델을 하기 전 사진이나 영상 일도 했었다고 한다. 몰랐던 그의 재능이다. 


분주하게 장비를 셋팅하는 그의 얼굴이 금새 땀 범벅이 되었다. 천천히 하셔도 된다는 말에 원래 땀이 많다며 씨익 웃어보였다. 사실 인터뷰 공간은 내게 무척이나 익숙하지만 그건 인터뷰이로서의 얘기다. 항상 누굴 인터뷰를 해봤지 내가 인터뷰를 하게 된다니... 그것도 탤런트 김성민에게~


인터뷰에 앞서 예상 질문을 물어봤지만 김성민은 인터뷰는 자연스러움이 최고의 미덕이라는 말과 함께 질문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연습이니 편하게 대답하라는 말로 유연하게 대화를 이끌어냈다. 확실히 이런 일을 해본 프로처럼 그는 능숙했다. 인터뷰 시간이 금새 흘러갔다.





인터뷰가 끝이 나고 서로 감사를 표시했다. 김성민은 자신을 위해 시간 내어 준 것에 감사를 표했고, 나는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 준 것에 감사했다. 


"사실 오늘이 제 생일인데 선물로 함께 사진 한장 찍어주시면 안될까요?"


김성민은 진심으로 생일을 축하해 주며 흔쾌히 사진을 찍어 주었다. 아니, 열정적으로 찍어주었다. 



 

 

 


나의 어색한 미소가 눈에 띄었는지 김성민은 친절히 자연스럽게 미소 짓는 노하우를 알려주었다. 숨을 깊이 들이 마셨다가 뱉으면서 미소 지으라는 것. 교정이 끝난지 얼마되지 않은터라 여전히 어색했는데 끝까지 기다려 주며 함께 사진을 찍어주었다. (다행히 점차 나아지는 과정 컷 ^^)



 

 

스마트폰으로 셀카까지 찍어 주었다. 내가 찍으려 하자 셀카 찍는 노하우가 또 있다며 이렇게 찰칵~ 확실히 필살기 노하우가 있는 듯 잘나왔다. ^^ 혹시 오늘의 일을 블로그에 올려도 될지 허락을 구했더니 덥석 오, 블로그 꼭 들어가 보겠다며 병원에 대해 잘 써달라고 부탁했다. 정말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짐과 동시에 김성민이라는 배우의 소탈하면서 진실됨이 그대로 느껴졌다.


생각지도 못했던 하루였다. 생일에 치과를 가야하나 툴툴 거리며 시작된 하루에 잊을 수 없는 생일 선물을 받은 셈이었다. 이것이 스타데이트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 글은 지금부터 2년 전 봄에 있었던 일이다. 

김성민 님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포스팅 시기를 놓쳤다가 다시 활발하게 연예계 활동을 하게 되면 그때 써봐야지 하고 묵혀 두었던 글이다. 최근 지하철 등지에 직접 광고모델로 나서며 변함없이 치과 홍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며 조금씩 사진과 글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불미스러운 일이 터졌다. 방송 복귀가 생각처럼 쉽지 않아 스트레스가 컸던 모양이다.


당황스럽긴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영영 이 글을 올리지 못하겠다는 생각에 용기내어 올려본다. 비록 하루일 뿐이지만 내가 느꼈던 그는 겸손하고 진실됐다. 물론 두 번의 실수를 용서받기 어렵겠지만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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